하모니 - 단 하루의 만남을 위한 4년간의 노래
이채윤 지음, 윤제균.이승연 각본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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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모니'는 많은 관객들에게 가슴깊은 눈물을 흘리게 한 감동적인 작품이다. 그런 영화을 바탕으로 다시 소설로 쓰여진 것이 소설 '하모니'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서는 좀 특이한 경우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하모니'를 보고 온 사람들이 많은 감동을 받았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는 소설 '하모니'를 읽으면서 후반부에서 많은 눈물을 흘러야만 했다. 그것은 너무도 담담하게 죽음의 길로 가는 '하모니'의 지휘자인 사형수 문옥의 이야기때문이었다.
여성 수감자들만이 있는 청주 교도소, 그곳에 한 살짜리 아이와 죄수 어머니가 수감되어 있으며, 교도소에서 태어난 아이는 18개월이 되면 그곳을 떠나야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5호방에 수감된 사람들은 한때는 피해자였지만, 가해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가지고 들어온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가정폭력에 의해서 남편의 구타에 시달리다가 살인자가 된 정혜, 자신의 제자와의 부정을 일삼는 남편을 살해하고 자식들로부터도 외면받는 문희, 의붓아버지의 상습적인 성폭행에 살인을 하고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고, 어머니의 면회마저 거부하는 유미...
모두 가슴속 깊게 새겨진 상처가 너무 깊어서 아물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서로 어울릴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었던 개개인들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것은 바로 음악인 것이다. 음악은 마음의 문을 열어야 된다. 그리고 합창을 하려면 서로를 알아야 한다.  바로 음악이 교도소안의 상처받은 사람들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여자 수감자들의 이야기이기에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여성문제가 작품속에 들어있다. 가정폭력, 남편의 부정행위, 성폭행 등.... 


이것은 엄밀하게 설명하자면, 처음엔 주인공인 정혜가 아들과의 단하루의 외박을 위해 시작한 합창단 결성이었지만, 그 외박은 아들을 입양시키기 위한 외박이었고, 재소자들의 합창단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4년만에 서울에서 열린 합창단 공연에서 자연스럽게 아들 민우의 양부모에 의해서 무대위에서의 만남과 공연후의 짧은 재회가 이루어 지는 것이다.
몇 년전에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또한 그 영화를 관람하면서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을 할 적이 있는데, '하모니'도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들어 준다.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문희의 마음과 행동을 생각할 때에 꼭 그녀에게 사형이 집행되었어야 할까하는 의문이 들기때문이다.
그외에도 죄수들에 대한 선입견과 그들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각도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지휘자였고, 하모니의 주축이 되었던 문희가 떠나간 자리에도 아름다운 노래는 울려 퍼질 수 있으니, 그녀의 역할은 어떤 사람보다 이 세상에 더 많은 것을 남겨두고 떠난 것이 아닐까?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영화를 다시 소설로 썼기에 인물묘사, 심리묘사가 섬세하지 못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너무 영화에 충실하게 쓰여졌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읽다보니, 그 내용이 깊은 감동과 함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 책에 나오는 글귀중에
'1% 의 희망이 99%의 절망을 극복하는 아름다운 용서'라는 말이 가장 소중한 글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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