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ing
장현 지음, 김형근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ing' - 얼핏 생각하기에 흔한 남자와 여자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접했지만, 처음의 생각과는 다르게 사랑과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언어로 형상화하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언어적 유희'도 함께. 


책의 내용이 평범하고 단순한 듯하지만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깊이있는 자각이 필요하다. 글의 전개 방법도 색다르고 재미있다고 해야 할까. 센스있는 젊은이의 감각을 엿보는 것 같다.


책의 내용이 평범하고 단순한 듯하지만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깊이있는 자각이 필요하다. 글의 전개 방법도 색다르고 재미있다고 해야 할까. 센스있는 젊은이의 감각을 엿보는 것 같다.
저자인 '장현'은 이 책이 첫번째 책이지만 그동안 EBS 라디오 '책과의 만남'과 EBS TV '지식 채널 e'등을 통해 많은 글을 쓰기도 했다. 책에 관한 프로그램을 맡았었기때문인지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 많은 책의 내용이나 책에 관한 이야기들이 함께 등장하여 저자의 '문학편력'을 엿볼 수 있다.
그림 또한 독특한 그림동화 스타일로 그림을 그린 '김형근'은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하고 있기에 감각적인 그림이 돋보인다.
' 왜.. 그를   사랑.. 했을. 까?
  세상 어느 누구도 모르는 비밀
  심지어는
  내가 품고 있으면서도
  나조차 알지 못하는.' (책 첫문장)

이런 감각적인 글로 이 책은 시작된다.
사랑을 하면 행복하기만 할까? 그렇지 않다는 것은 모든 사랑을 해 본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일 것이다. 남자와 여자의 다름에서 오는 갈등에서부터....
'너는 별로 관심없지만 나는 관심이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사랑을 하게 되면 자신의 관심과 생각을 너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건 어쩌면 간섭일지도 모르는데, 이것을 참을 수 있을까?
책은 이렇게 사랑과 연애를 에피소드와 언어로 형상화하면서 76 (출판사 책소개 글)꼭지의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책의 내용은 scene one,  scene two,  scene three,  scene four 로 이루어진다.
    
 '나는 너를 보면서 생각한다. 배려할 수 있고 없고는 성격이나 성향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능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애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무뚝뚝하거나 자기 중심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은 무능력하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관찰력이 없어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이해력이 없어서 상대방이 보내는 신호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또 배려해주려 하다가도 자기 검열에 져버리고는 한다. 나는 아직 배울 것이 많은 무능력한 인간이다.' (p36)
 
 '사랑해서 아프다

 사랑은 무슨 색깔일까?
 내 생각엔 그다지 밝진 않을 것 같아.
 사랑할 때면 여기가 쿡쿡 쓰리잖아.
 내기를 해도 좋아.
 지금 네가 하는 그 사랑....
  아무도 아플거야.
 그래도 하지 말란 말은 안을께.
 사랑은 공기같은 거잖니?' (p70)


사랑이라는 상황속에서 만남의 설레임, 친숙함, 그리고 갈등, 헤어짐 등의 복잡한 이야기들을 언어를 통해서 형상화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알랭 드 보통'이 생각난다. 일, 여행, 사랑을 그만의 독특한 감각과 필치로 그려냈던 그 작가가 떠오른다. 이처럼 '사랑 ing'도 어떤 문장은 아주 단순하게, 어떤 문장은 언어를 통해서 마음을 형상화하듯이, 사랑에 관한 모든 것을 문장구조나 단어의 의미까지를 동원해 가면서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연애라는 상황과 감정의 흐름 속에 감추어진 디테일을 형상화하는 저자 특유의 감각이 어떤 특별한 이야기처럼 들려 오기도 한다. 읽으면서 내내 사랑의 어떤 부분을 이렇게도 이야기할 수 있고, 해석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렇기에 '사랑 ing'는 흔한 다른 사랑이야기들과는 차별화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달콤한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지 말기를 바란다. 사랑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