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상표를 거리의 여기 저기에서 많이들 보셨을 것이다.
'유니클로' - 패션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거의 대부분이 의류 상표임을 알 정도로 인지도가 있는 상표이다. '유니클로'의 창업주이며, 회장인 '야나이 다다시'의 유니클로 이야기를 '가와시마 고타로'가 썼다. 저자인 '가와시마 고타로'는 '왜 유니클로만 팔리는가','백화점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는 날'. '백화점 전국시대' 등의 저서를 냈는데, 그가 대학 졸업후에 백화점 매장 책임자였기에 자신의 경험이 담긴 이런류의 책들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저자가 유니클로와 야나이 다다시 회장에 관한 책을 그동안에 3권이나 냈으며, 이 책은 그중의 2번째 책이다. 유니클로에 평가는 '평범함 속에 특별함', '단기간의 대박','불황을 이겨낸 의지'로 표현되기도 한다.
"모두가 안된다던 옷장사로 이렇게 컸다! 진정한 사양산업은 없다. 사양기업만 있을 뿐이다.!!" (책 뒷표지글중에서)
2009년에 손정의를 제치고 일본 부자 1위, 불황에서 단숨에 10배 성장한 가치 혁신기업,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의 성공 비결 (책 앞표지글)- 이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말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 전에 내 머리속에 떠올랐던 생각은 1990년대에 우리 사회에도 유니클로와 같은 중저가 캐주얼 상표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누구나 기억할 수 있는 '이랜드', '헌트'와 같은 브랜드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언젠가부터 눈에 뜨지가 않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이 기업이 하락의 길로 들어서다 서서히 사라졌던 것이다. 그래서 유니클로의 도약적인 성공 스토리가 더 궁금했다.
이 책에는 유니클로의 성장배경, 성공 스토리, 위기를 극복한 경영혁신, 글로벌 넘버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현재와 미래 전략, 야나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의 구성은
제1장: 창업당시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분석- 실패보다는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영원칙이 유니클로의 기초가 되었다.
제2장 : 유니클로의 SPA 비즈니스 모델 확립과정, (비즈니스 시스템, 유행을 타지 않는 베이직한 디자인)- 폴리스의 히트
제3장, 제4장 : 플리스 이후 히트 상품의 부재로 인한 부진에서 단행한 혁신활동. 2005년 가을부터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먼슬리 컬렉션' 시도
제5장, 제 6장 : 글로벌 넘버원으로 가기 위한 야나이 회장의 야망과 계획, 이를 위한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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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y and Error (시도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라. - 야나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1984년 유니크클로의 첫 매장이 오픈하면서 '플리스'와 '히트렉'의 대히트가 이어졌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기존의 의류매장의 시스템과는 엄청난 차별화가 가져다 준 것이다. 유니클로는 매장이 셀프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손님이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상품을 고른 다음 계산하고 홀가분하게 돌아갈 수 있는 매장' (p23)인 것이다. 아마 유니클로 매장을 들려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상품을 고르는 과정에서 점원들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으면 혼자 편안하게 매장을 둘러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창고형 디스플레이여서 많은 상품들을 사이즈별, 색상별로 진열해 놓은 것을 보고 한 번쯤은 의아한 생각을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멋진 인테리어 매장도 아니고, 디스플레이도 쌓아 놓는 식이 유니클로 매장의 모습이다. 1호점 오픈기념세일로 1000엔, 1900엔짜리 저가 상품, 창고처럼 쌓아놓은 상품 진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캐주얼 의류 판매, 오전 6시부터 개장 등 '가까운 곳에서 조금씩 자주 사는 물건'의 의류라는 '상식'이라는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사고에서 출발한 것이다. 야나이 회장의 성공 비결은 아버지의 기업을 물려 받아서 새롭게 키워 나가기는 했지만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기에 의류 매장이 노하우를 몸에 익히면서 항상 원칙에 충실하고자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의 경영 방침에 불만을 갖고 회사를 떠나는 사원들도 많았다. 그러나 유니클로는 창의적 연구와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실행한 의류 회사이다. 이것은 소매업에서는 새로운 시도였고, 경영자로서 자기 자신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 보았던 것이다. 그후, 야나이 회장은 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추기 위해서 상장기업으로 발돋움한다. 평소에 그가 강조하였던 것은 '신용'이었고, 자신이 한 말을 실천하고자 하는 것에서의 출발이었다. 유니클로가 현재까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품질, 가격, 소재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받기 때문이다.
2000년에 플리스 단일 품목으로만 2600만장을 판매하였는데, 저렴하고 품질 좋은 플리스에 대한 절대적인 확신이 낳은 결과이다. 그 당시에 내놓은 플리스의 색상이 51가지였는데, 각 매장에서는 사이즈나 색상이 빠지는 법이 없이 언제 어느 매장에서나 찾으면 내놓을 수 있을 정도의 공급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도 이렇게 많은 플리스가 팔릴 수 있었던 원인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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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야나이 회장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하면 좌절하고 말지만 야나이 회장은 실패에서도 더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이다.
그의 최고의 목표는 글로벌 넘버원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있다. 야나이 회장은 퇴사를 결심하고 실행하였으나 다시 유니클로도 돌아왔다. 야나이 회장에게는 회사의 장래 구상과 미래상에 관련된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인 후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중의 하나는 야나이 회장이 요구하는 수준이 너무 높아서 사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장기 근속자가 별로 없다. 그렇다고 후계자 육성도 하지 못한 상황이고, 가족들 중에서도 후계자가 될 만한 사람이 없다.
유니클로에서는 일반 사원의 눈에 보이는 상징이 곧 창업자이다.야나이 회장이 한 번의 은퇴와 복귀를 거치면서 자신의 입지나 스스로의 능력을 재확인하기는 했지만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유니클로의 후계자 문제에 더 큰 걸림돌이기도 하다.
후계자 문제와 함께 또 한가지 문제점은 야나이 회장은 지금까지 목표를 설정하고 회사 직원들이 하나로 뭉쳐 목표 달성을 하였지만 M&A를 통한 여러기업을 인수하여 다른 분야로 진출할 경우를 가정한다면 앞으로는 그런 회장의 스타일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새로운 경영 방식 개발과 새로운 발상의 도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런 문제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하는 점이 유니클로의 앞날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을 보면, (1) 前史(전사)- 유니클로의 연혁을 보여 주면서 회사의 변천사를 알기 쉽게 해 준다.
(2) 책 내용의 글씨색이 두가지 색상으로 표시되어서 좀더 강조하는 부분을 쉽게 알 수가 있다.
(3)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인터뷰 기사는 큰 따옴표로 표시하고 각주를 달아서 자료를 찾아 볼 수 있게 해준다.
(4) 책의 내용의 장이 끝날 때에는 내용 정리가 뒤따르는데, 이것은 마치 참고서의 정리부분과 같은 느낌이다.
이와같은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소매업이나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야나이 다디시의 회장의 경영 철학과 기업의 발전 과정을 더듬어 보면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실패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도 실패에 집착하지 않고 실패에서 새로움을 배운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종류든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에 선 사람들에게는 배울 것이 많은 책이다. 그러나, 의류산업이라는 한정된 분야에 치중되어 있기에 조금은 딱딱하고 관련이 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이 평범한 독자들이 느낄 수 있는 생각이기도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