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사우스 브로드'는 1권과 2권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한 권이 500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이런 두꺼운 책을 읽으려면 아주 재미있지 않으면 그 분량만으로도 부담감이 가중되는 것이다. 이 긴 소설의 저자는 팻 콘로이(Pat Conroy)로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다. 하지만 이미 미국에서는 각종 상을 수상하여 거장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라고 한다.
2009년《뉴욕타임스》종합 베스트셀러 1위!
예약판매만으로 인터넷 서점 ‘아마존’ 상위권 진입,
전 미국 언론과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거장 팻 콘로이의 위대한 문학세계 -
바로 이것이 출판사 책소개의 글이다.

1권은 PART1,  PART2, PART3 의 일부분으로 되어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찰스턴이 이 소설의 무대이다. 2009년에 발표한 작품이지만, 시대적 배경은 주인공 레오가 18살이던 1969년 6월 16일에 일어나는 일이 발단이 되고, 그 이전의 어린날의 회상과  PART2부터는 레오가 38살이 되는 1989년부터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찰스턴은 레오가 표현하기를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도시'라고 한다.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도시이며, 그도시에 대한 아버지의 애정이 그대로 레오에게 물려진 그런 도시이다. 이 소설의 인물들은 모두 그런 찰스턴을 자랑스러워하고 그들의 삶의 터전으로 살아 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레오의 아버지는 과학선생님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깨어있는 모든 순간들을 아름답게 느끼는 섬세한 성격이면서도 소박하고 소심함으로 꽉 차 있는 분이다. 격렬한 충동이나 대담함이 없는 그런 분이지만 마음이 깊으신 분이다. 어머니는 한때 수녀의 길을 걸었으나 지금은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시다. 소녀시절부터 사랑했으며, 수녀가 된 후에도11년이란 세월동안 변함없는 마음을 가진 아버지의 사랑을 받아들인 분이다. 그래서인지 신앙심에 집착을 하는 수도자의 자세를 가진 분이다. 그런 부모에게 자랑스럽기만 하던 레오의 형이 어느날 욕조에서 목과 손에 면도칼을 긋고 자살을 한다. 레오에게도 질투조차 할 수 없는 존재인 영웅처럼 따르던 형의 죽음이라는 충격의 여파는 레오를 정신병원으로 보내게 된다. 모든 가족의 마음은 황폐해지고 어머니는 특히 어떤 삶도 비극을 피하며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직접 겪게 되면서 삶의 기만적 본질을 인정하게 된다. 레오는 겁많은 아이, 소심한 아이로 변하게 되고 형이 있을 때는 그렇게 많던 친구들도 한순간에 다 떠나 버린다. 그런 어느날 모처럼 참석하게 된 파티에서 누군가가 넣은 마약에 의해 보호관찰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런 힘든 어린시절의 상황이 수년간의 끔찍한 방황속에서 헤메이게 되지만 신문배달일을 하게 되면서 스스로 찰스턴에서 가장 멋진 신문 배달부로, 그리고 1969년 6월 16일에 3가지 사건이 일어나면서 만나게 되는 친구들과의 우정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되는 인물로 변하게 된다.
그날은 고등학교 3학년 여름, 고등학교로 전학을 오는 고아원 출신 2명의 아이- 스탈라, 나일스- 첫 만남부터 그들은 탈주를 막기 위해 수갑을 찬 상태였다. 그때까지 아무도 그들을 친절하게 대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그들에게 레오는 자연스럽게 친구가 된다. 스탈라는 사팔뜨기이며 제멋대로였지만 나중에 레오와 결혼을 한다.
앞집에 이사온 시바포와 트레버- 쌍둥이이며, 엄마는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는 지독한 폭력을 일삼는 방랑자같은 의문의 사나이
코카인 소지문제로 전학을 오게 된 찰스턴의 저명한 변호사 가문의 자제-채드워드러틀레지와 그 여동생 농구선수 프레이저 러틀레지,그리고 채드워드의 여자친구 몰리허거, 이런 가문의 자녀들이 공립학교인 페닌슐라 학교에 온다는 것 자체가 그의 부모들은 자존심이 상할 정도의 대단한 가문
학교의 풋볼 코치를 맡게 된 흑인 안토니제퍼슨의 아들 아이티 그리고 베티....
1969년 6월 16일에 운명이 그들을 하나로 묶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레오를 포함한 10명의 친구들은 그야말로 가지각색의 집안과 인종의 결합인 것이다.
 PART1의 내용은 그런 친구들의 형성과 파티, 그리고 레오의 아픈 어린날의 기억들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로 끝난다. 처음 이 소설을 읽을 때는 이시기의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는 생각이었으나 그렇지는 않았다. 성장후의 모습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그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얽히고 설킨 서로의 이야기는  PART2로 부터 시작된다. 20여년 후에도 그들은 몇 명을 제외하고는 그들의 자랑스러운 찰스턴에서의 생활을 즐기면서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다. 레오는 자신이 배달하던 신문사의 칼럼니스트, 아이티와 베티는 흑인 경찰- 남부 찰스턴에서 흑인이 경찰 서장이 된다는 것은 그 당시에는 커다란 이슈이다. 아이티가 태어날 당시에는 흑인에게는 투표권마자 없었으니....프레이저와 몰리는 유명인사의 자식들처럼 사교계 여성으로, 몰리는 채드워드의 아내이지만  남편의 외도로 힘든 나날을....
시바는 유명한 여배우로 인기가 하늘을 찌르다가 이제는 서서히 사라져가는 도중, 그런 시바가 찰스턴에 나타난다. 오빠인 트레버가 게이였는데 에이즈 환자로 종적이 묘연해서 그를 찾는 작업에 친구들이 동원된다.
책의 분량이 많은 만큼 나오는 인물들도, 이야기도 다양하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에 전쟁의 발단이 되었던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인종 차별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미국 사회에서의 신분, 계층, 인종 문제, 에이즈 문제 등도 사회문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레오 자신이 9살 나이에 겪었던 충격적인  형의 자살에서 스스로 헤쳐 나올 수 있었던 것이 복잡하게 얽힌 친구들의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으리라 본다.
레오가 스탈라와 결혼을 하게 된 것도 사랑이라기 보다는 성급하고 무계획적인 그녀가 어떤 일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이다. 레오는 스탈라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스탈라의 불안정함이 그녀의 일종의 광기임에도 그것을 천재성으로 오판한 것이다. 그녀의 행동을 자제하지 않는다면 형의 장례식에서 느꼈던 그런 세계를 다시 느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던 것이다. 
 PART3에서 게이인 트레버를 찾는 친구들의 활동이 본격화되는데, 어느 허름한 모텔에서 죽어가는 아론 새터필드라는 소년의 모습은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엿보게 해 준다. 동성애, 마약, 에이즈.... 그것이 미국의 뒷골목의 실상이기도 하다.
아마도 2권에서는 본격적인 트레버를 찾는 친구들의 노력과 거기에서 우려나오는 우정, 그리고, 레오와 몰리의 사랑, 몰리와 채드워드의 불화, 시바의 새로운 이야기 등이, 그리고 레오의 이미 나이가 드신 어머니의 이야기까지가 전개될 것이다.
열 명의 친구들의 우정 못지 않게 사랑은 이리 저리 얽혀 있으니 어떻게 전개될 지도 흥미로운 부분일 것이다. 사회계층과 인종차별을 뛰어 넘는 우정이 어떤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지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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