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여행가방 - 내가 사랑한, 네가 사랑할 여행의 순간
이하람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이하람'-  라디오 구성작가, 방송구성 작가, YTN에서 리포터, M.C.아나운서 등으로 활동을 하였다. 인터넷 기자활동도 몇 개월했으나, '이기자'보다는 '이작가'가 되는 쪽을 선택하였다. 현재는 '여자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는 '여행로드다큐'에 출연 및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에 대해서 처음부터 장황하게 늘어 놓는 것은 그녀가 누구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모르기 때문이다.

 

'이하람'- 평범한 이름은 아닌 것같은데, 책 내용에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께서는 손수 여권 투명비닐밑에 '네 이름이 하람이잖아, 하늘하고 바람만 그리기엔 허전할까봐 꽃도 그려봤다.'하시며 손수 그리신 그림을 끼워 넣어주시는 분이니까.....
글의 내용 여기저기에 그녀를 믿고 여자 혼자의 여행을 흔쾌히 암묵적으로 승낙하시는 아버지이신 것이 느껴진다.                                                         
 
 
'그 여자의 여행가방'은 이하람 작가가 홀로 떠났던 여행의 이야기를 담은 여행에세이이다. 아니, 언제나 홀로 떠났던 것은 아니다. 터키와 이집트는 친구와 단둘이서, 그리고 몽고는 오빠와 그밖의 몇 명의 사람들과의 여행이었다.
그녀의 여행은 특별하거나 색다르지 않다. '한비야'처럼 지구 세바퀴 반을 걸어서 오지 여행을 하면서 그 지역의 사람들속에서 같이 생활하고 웃고, 울던 이야기도 아니고, 세계적인 유명 관광지에 대한 정보나 문화유산 탐방의 기록들도 아니다.
작가가 '그 여자의 여행 가방'에서 소개하는 자신의 여행은 아주 평범한 해외여행이다. 젊은이들이라면 배낭을 메고 길을 물어 물어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던 그런 흔한 관광지이고, 나이가 드는 분이라면 패키지 여행으로 깃발을 따라 다니던 그런 곳들이다.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 퐁네트 다리, 파리의 에펠탑, 야경, 독일,런던, 브뤼셀,그리고 터키의 탁심광장, 갈라타다리, 블루모스크, 이집트의 룩소르, 아브심벨, 일본의 규슈지방의 나가사키, 하우스텐보스 등이 모두 그런 곳이다.
그밖의 몽골 지방은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여건상 꺼리는 지역이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그녀가 돌아본 지역은 이처럼 여행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그런 곳들이다.
그곳에서 작가가 본 것들, 체험한 것들 역시 아주 평범한 여행의 이야기이고 여러 책들에서 많이 소개된 에피소드인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작가의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책속으로 빠져든다.
책에 실린 사진들이 너무 아름답고, 느낌이 있어서.....
그리고, 사진들의 구성이나 소녀적 감상으로 사진에 그려 넣은듯한 꽃, 별 등의 그림에 끌려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세세한 느낌보다 더 이 책에 몰입하게 되는 것은 작가의 글이다.
작가는 참 글을 맛깔나게 썼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을 읽으면 글을 쓴 사람의 마음이 순수하고 아름다우리라는 느낌이 든다.
또한, 그녀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주 잔잔하면서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가지게 한다.
사실 나는 '떠난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안에는 왠지 모를 쓸쓸함과 함께 일종의 도피와 무책임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주문을 왼다. 내 여행은 From이 아닌 to. 떠나고 싶은 게 아니라 그곳에 가고 싶은 거라고.
그러나,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떠나왔다고 느끼는 내 스스로의 모순을 수없이 만나게 되고, 너는 왜 떠나왔나 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수없이 마주하게 된다.
집으로부터, 어제로부터, 아침으로부터, 계속되는 떠남의 연속, 어쩌면 그 쓸쓸해 보이는 내밀한 나만의 시간이 지독히 그리웠는지도 모른다.  (p53)
작가의 여행 스타일은 첫 유럽 여행을 단 일주일만에 결정할 정도로 대책없고 무계획적이고, 닥칠 일에 대해서 미리 겁을 먹지 않고, 여행지에 대한 아무런 기대없이 떠나는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조금은 황당한 여행 계획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하기에 마음껏 세상 밖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계획적이기에 그 속에 더 많은 생각과 경험이 쌓이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일생에 몇 번밖에 못 떠나는 여행이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꼼꼼한 계획을 세워서 떠나야 하겠지만, 젊다면 그녀의 여행 스타일을 따라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작가도 자신의 여행 체험을 통해 새로운 여행 스타일에 대한 생각을 하게된다



 내 안에 여행이 겹겹이 쌓여갈수록여행을 하는 방식도 달라지는 것 같다. 배낭만 짊어지고 떠나왔으니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은 청춘의 열정이 아니라 청춘의 아집이었다. (p177)
그리고, 우리는 흔히 여행을 통해 새로운 곳을 아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작가에게 여행의 의미는 '여행은 기억되는 장소가 아닌 기억되는 순간을 만드는 일. 여행을 알아갈수록 사진으로는 담기 힘든 순간들이 내 여행가방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p195)라고 표현하고 있다.
 



 " 떠나보니 여행 안에 모든 것이 담겨있었다. 사랑도 사람도 인생도 모두 여행 안에 있었다."(에필로그 중에서)
"누군가 이 책으로 인생에 한 번뿐인 긴 여행을 꿈꾸게 된다면 좋겠다. 누눈가 이 책으로 책상 서랍 구석에 처박혀 있던 여권을 다시 만지작거리게 된다면, 그래서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당신도 불현듯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에필로그 중에서)
작가의 에필로그의 글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어떤 새로운 여행의 정보를 주고자 하기보다는 자신이 무작정 떠났듯이 독자들도 불현듯 자신의 삶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떠남으로써 그 속에서 인생의 활기를 얻었으면 한다는 생각이 든다.
   " 떠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작가의 목소리이다.)
☆ 여러분도 새로운 여행을 꿈꿔 보세요, 그리고 과감하게 떠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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