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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ㅣ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말에 의하면 2001년 9월 9일, 한 소년이 어이없이 목숨을 잃었고,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소년이었지만 통곡을 터뜨렸고, 그 때의 느낌으로 '아직 떠날 수 없는 나이에 꽃잎이 흩날리듯 사라져 간 모든 소년들'을 위해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런데, 그 소년이 왜 죽었는지, 이 소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중2때 전학을 온 유미는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외톨이인데, 같은 반 남학생인 재준이와 친구로서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절친한 사이이다.
유미는 위정하를 좋아하고, 재준은 정소희를 좋아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각각 좋아하는 아이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춘천에 같이 놀러 가게 되고, 그때 유미는 재준에게 파란 일기장을 선물로 주었다.
그후, 3학년 어느날, 재준이 오토바이를 타다가 죽게 되고, 재준의 엄마가 유미에게 재준의 파란 일기장을 읽어 보라고 건네 준다.
첫장에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라는 글귀를 접하게 되고, 그 일기를 읽어가는 중에 재준의 마음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얼핏 보면 일기장의 첫 문장이 자살을 의미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재준은 평소에도 혼자 '시체놀이'를 많이 한다.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현재의 상황을 생각하는 것이다. 부모와의 마찰, 동생 인준과의 사소한 다툼, 학교 생활, 교우 관계 등을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도 죽은 것보다는 낫게 생각이 들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유미도 평소에 그런 행동을 하던 재준을 떠 올리게 되고 자신이 처음에 그의 죽음에서 느꼈던 죄책감이 많이 사라지게 되면서, 일기장에 나타났던 일들을 되새겨 보면서 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유미에게는 재준이가 소희를 잊었다고 이야기 했지만, 소희를 좋아했다는 것과 소희에게 보이기 위해서 오토바이를 배우던 중에 사고를 당하게 된 사실도 일기를 읽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것이다.
작가인 이경혜는 동화작가인데 이번에는 청소년들(중학생)을 위한 소설을 쓴 것이다. 사춘기때에 겪을 수 있는 학교 생활, 가정 생활, 이성과의 사랑, 우정 등에 관한 이야기를 유미와 재준이의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서 평범하게 쓴 글이라고 생각된다.
큰 감동이 일지 않는 그냥 자주 볼 수 있는 그런 성장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