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김훈'은 새로운 작품이 출간되기가 무섭게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그의 여행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 '자전거 여행'은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여행을 하는 그의 발자취를 함께 따라가 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행길의 글들이 담겨 있는 산문집이다.
그리고, 그의 소설인 '남한산성'과 '칼의 노래'는 조선의 역사를 토대로 한 작품이다. 역사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잘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역사소설은 대하소설 스케일의 작품들을 선호하는데 반하여 김훈 작가의 두 작품은 300여페이지 남짓의 소설로 역사적 사실만을 빌려온 듯한 인상을 주는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남한산성'은 조선의 역사중 가장 치욕적인 사건이었던 인조의 어가행렬이 청의 진격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들어간 후 47일간의 기록이지만, 역사적인 사실들보다는 인간적인 면의 묘사가 더 잘 이루어진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칼의 노래'역시 임진왜란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한산섬 달밝은 밤에 시루에 혼자 앉아 큰 칼옆에 차고 깊은 시름에 빠져 있던....' 성웅 이순신이라기 보다는 인간 이순신를 더 부각시켜서 묘사한 작품인 것이다. 임진왜란시에 이순신의 백의종군에서 부터 장렬하게 전사하는 모습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은 것이다. 이순신 1인칭 서술의 기법으로....
그래서 이 작품에는 이순신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과 부하들의 식사를 걱정하고 죽음을 걱정하는 모습이 더 크게 부각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순신에게는 자기대신 가족을 지켜야 됐고, 또 자신의 아들이기에 죽어야만 했던 막내 아들의 모습이 꿈속에서 까지 떠오른 것이다.
또한, 여인의 죽음도...
모두 이순신으로 인해서 비극적인 삶을 맞이했다는 미안함과 부담감이 항상 마음을 짓누른다.
하여간에 역사적인 사실들도 '김훈'의 소설로 거듭날때는 그만의 독특한 소설적 상상력으로 재탄생이 되는 것이다.
대하소설을 좋아하고, 역사적 사실이 소설화되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좀 아쉬운 점들이 많이 남는 작품들이기는 하지만....

마지막으로 김훈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면 왜 그가 '칼의 노래'를 이런 형식으로 탈바꿈시켰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순신이란 인물을 '희망이 없는 채로 삶을 돌파하는 한 인간으로 만들어 내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난중일기는 절망의 기록'이라고 덧붙인다.
'끔찍한 절망속으로 나아간 이순신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하니, '칼의 노래'가 역사소설이 아니고, 김훈 나름대로의 우리의 모습을 이순신을 통해서 투영하고자 소설화하였음을 독자들은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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