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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 일리노이 주립대 학장의 아마존 탐험 30년
다니엘 에버렛 지음, 윤영삼 옮김 / 꾸리에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977년 12월 10일, 26세의 젊은 나이에 기독교 교리를 전파하기 위해서 브라질 아마존 정글 속에 사는 피다한 사람들을 만나려 가는 것을 계기로 해서 피다한 사람들과의 약 30여년 동안 함께 살면서 느낀 점들을 기록한 책이다.
에버렛은 처음에는 기독교 전파를 하기 위해 그들의 언어도 배우고, 가족들도 그곳에서 같이 살기도 한다.
피다한의 언어는 세상의 어떤 언어와의 연관성도 없는 언어학 이론으로는 설명조차 할 수 없는 언어이고 그들의 문화 조차 아무런 특색이 없어 보인다.
그들은 인사법도 없고, 숫자도 없으며 색깔의 표현조차도 없다.
에버렛은 처음에는 의욕에 넘쳐서 선교사로서 복음도 전파하고 새로운 문명을 가르쳐 주려고 노력하지만 차차 그들과의 생활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대, 문화, 경험은 환경에 따라 완전히 달라 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서양문명과 피다한 문명이 얼마나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지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피다한 원주민들에게도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그 어떤 문화보다도 강력한 문화가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신도 없고, 진리도 없는 것 같지만 그 어떤 문명에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한 것이다.
에버렛은 피다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종교와 진리를 전파하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그들의 모습과 생활에 깊은 감동을 받고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버리게 된다. 그곳에 오기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종교까지도 버릴 수 있고, 아내와의 이혼도 견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다니엘 에버렛의 아마존 정글에서 피다한들과의 생활이 담긴 생활이자 모험담이기도 하겠지만 그가 언어학를 공부하는 입장이었기에 인류학과 언어학의 지적 탐구도 함께 이루어 진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라든가, 그들의 문화적 특징들도 많이 언급되기에 자칫 딱딱하고 학문적인 책이 될 수가 있는데도 처음부터 한 편의 장편 소설, 모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우리와 문명이 다른 곳에서 활동하는 사람의 기록을 담은 영화같은 느낌이 들기도 할 정도로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