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 이외수의 소생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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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엔 이외수하면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기인같은 행동들때문에 별로 호감을 갖지는 않았다. 소설들도 어딘지 어두운 느낌이 있었기에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소설을 읽다보니 새로운 책이 출간될 때마다 내 손에는 그 책들이 들려 있었다. '황금비늘' '괴물' '장외인간'들을 읽으면서 읽은후에도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 느낌들이 있었다.
거친듯한 글들에서 풍기는 인간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런 소설들을 읽다가 이외수의 소통법 '여자는 여자를 모른다'를 읽으니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소설이 아닌 이외수만의 에세이 색깔이 이었다.
그후,'하악 하악' 그리고 또 올해는 '청춘불패'이다.
이 3권의 책은 모두 '영혼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이외수의 글에 '생명의 전령사'라고 불리는 정태련의 글이 만난 세밀화 에세이 3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낯익은 느낌이 들 것이다.

 
 
 
'청춘 불패'는 경제 불황속에서 자신이 설 자리를 찾지 못해서 헤매고 있는 청춘들에게 비록 백수가 되어 있을지라도, 자살을 하고 싶을 정도로 비참한 생활조건속에 놓여 있을 지라도 자기 자신속에 있는 열등감이나 패배감을 버리고 깨어나라고 말하고 있다.
자기 자신의 경험담도 살짝 이야기해주면서 청춘들과 같은 환경에서 같은 생각을 한 적도 있고 같은 행동을 한 적도 있지만 젊은이들이 스스로 청춘의 존재를 인식하고 활력을 되찾아 주기를 그리고 희망을 가지기를 말하고 있다.

이 책이 2004년에 출간되었던 '날자, 타조야'의 원고에 새로운 글들을 추가시켰기때문에 날지 못하는 타조가 날게 될 때 꿈꾸엇던 것들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표현을 은유적으로 '청춘불패'라는 강렬한 느낌의 제목을 만든 배경이라고 한다. 

책의 구성은 
1장 :' 백조면 어떠하고 오리면 어떠한가' 에서는 자기 안에 갇혀버린 사람들에게 세상은 여전히 넓고 크다는 것을 말한다. 
2장 :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아픔을 느낀다'에서 세상과 사람들에게 실망해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은 스스로 발견해야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3장 :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라'에서는 막다른 길목에 서서 갈팡질팡 고민하는 이에게 생각지 않은 곳에 또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4장 :'그대가 그대 인생의 주인이다'에서는 가치관의 혼란으로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세상의 모든 가치는 자신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 그대가 불행을 느낄 때 더 큰 불행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생가가며, 그대가 고통을 느낄 때 더 큰 고통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라. 그러면 절로 그대 마음의 그릇이 넓어지면 마음 그릇이 넓어진 자리에 그대 전체가 모습을 드러 내는 날이 오리라.'

'아무리 손을 휘저어 보아도 어차피 공수래공수거로 마무리되는 인생, 어찌 출세와 재물의 노예로 전락해서 살아갈 수 있으랴'
작가는 자신의 초기작품에 배경이 자신의 어릴적 이야기이며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것같은 어린 시절의 아버지의 학대로 힘들었던 적도 있지만, 그렇게 자식을 학대하고 미워하는 부모라 할지라도 반드시 반드시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녹슨채 매몰되어 있을 것이라고 한다. 자신도 그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존경할 수있었는데  이런 의식의 전환이 바로 자신을 소설가를 만들었다고 한다.

작가은 선험자로서 청춘에게 부모에게 효도할 것을 이야기하면서 지구가 멸망한다면 가지고 갈 한가지를 고르라는 질문에 토인비는 한국의 가족제도라고 했단다.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다이아몬드와 세공사의 이야기를 통해 외모와 조건을 따라 사랑을 하는 이들에게 초벌구이를 거치지 않은 막사발처럼 하찮은 걸림돌 몇 가지때문에 그토록 무참히 깨어져 버릴 수 있는지를 한탄하면서 어쩌면 그런 사랑은 모조품이었지 않을까하는 물음을 준다.
다이야몬드는 다이야몬드로 깎고 다듬어야 하고 사랑은 사랑으로 깎고 다듬어야 한다.고 한다. 
'아무리 지독한 열등감에 시달리는 인간이라도 한 가지 장점은 간직하고있난니 그 장점을 최대한 키우는 방법을 모색하라. 한가지 열등감을 없애기 위해 싸움을 벌이면 백전백패할 가능성이 높고, 한 가지 열등감을 없애기 위해 싸움을 벌이면 백전백승할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열등감을 우월감으로 바꾸는 순간 놀랍게도 그대가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던 만 가지 열등감이 모조리 사라져 버릴 것이다.'
이처럼 열등감에 빠진이에게도, 왕따에게도, 백수에게도 그 속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방안을 일깨워 준다.
'한 겨울 설한을 견딘 나무일수록 그 꽃이 아름답고, 한여름 폭염을 견딘 나무일수록 그 열매가 향기로운 법. 지금은 보리개떡이 아니면 초근목피인 그대 인생도 언젠가는 주지육림 산해진미로 상다리가 부러지는 날이 오리라.'
이 얼마나 희망차고 의용에 넘치게 하는 말들인가?
이 책의 각장에는 메시지를 던지는 제목아래 각 4꼭지씩 16꼭지의 글이 있다. 인간, 사랑, 용서, 희망, 관용, 평화, 열등감, 아름다움, 종교, 장애, 자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내용의 글들이 있다.
그 글들은 때론 거친 글인 것 같기도 하고, 때론 나이에 걸맞지 않게 젊은이들의 은어까지 잘 알고 쓴 글들이기에 더욱 정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주옥같은 글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와서 어느 한귀절 소홀히 읽을 수 없는 영혼의 연금술사의 글들이다.
머리로 생각하면 교훈적인 글들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 가슴으로 와닿는 글들이다.  
잔뜩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의욕을 불어 넣어주고 자신의 인생에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용기가 용솟음치게 만드는 글들인 것이다.
그리고, 각 장에는 16꼭지의 '작가 노트'가 있는데, 이 글들도 힘들때마다 꺼내서 읽고 읽어도 좋은 그런 글 들이다.
 
  

 
이 책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정태련 화가의 세밀화이다.
정태련 화가는 사라져 가는 한국의 동식물들을 세밀화로 되살려내는 일을 평생의 소명으로 살아가는 사람인데, 그에 맞게 북한강 상류의 작은 마을 과수원에서 느림의 삶을 살아간다고 한다. 그의 세밀화는 자연의 형상만을 묘사하는 세밀화의 일반적 기법을 초월해서 생명과 영혼의 본질까지 표현해 내는 독보적인 경지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전의 책에서도 화가의 세밀화가 단순한듯하면서도 깊은 메시지가 담겼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바퀴벌레, 막숟갈, 무당벌레, 찢어진 노트에 그려진 꽃그림들에서 이외수의 소생법이 느껴지는 많은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 함께 해준다.
 
 
이번 책의 그림들은 전에 출간된 책의 그림보다는 입체적인 느낌을 강조했고, 여백을 강조한 했다고 한다. 또한,레 이아웃이 책 전체의 공간적 해석을 가능하게 하여 글과 그림, 여백의 미학을 최대화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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