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즐겨 읽던 때가 있었다. 아마도 <인 더 블>, <공중그네>, <면장 선거>, <스무살 도쿄> 등을 읽고 작가의 소설을 마지막으로 읽은 건 <나오미와 가나코>였을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남쪽으로 튀어>를 읽게 됐는데, 전에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오쿠다 히데오'는 일본 사회를 날카롭게 풀어나가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소설의 내용이 쉽기 때문에 가볍게 읽으면 되지만 의외로 일본 사회의 문제점들이 작품 속에 담겨 있다.
<남쪽으로 튀어!>도 주인공이 지로가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평범한 성장소설 같지만 소설 속에는 일본 사회의 여러 단면들이 담겨 있다.
지로의 아버지는 할 일이 없이 집에서 빈둥거리는 백수이다. 작품을 써서 출판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엄마는 카페를 운영해서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한다.
지로의 아버지인 이치로가 그냥 집에만 있어도 괜찮을텐데, 자신이 쓴 소설을 지로의 선생님에게 읽도록 하거나, 학교의 수학여행 경비에 문제점을 제기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지로와 친구 몇 명은 중학생 불량 학생에게 걸려서 돈을 요구받거나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 어느날 불량 중학생 가쓰와 싸음을 하다가 가쓰가 의식을 잃자, 죽은 줄 알고 가출을 잠깐 하기도 한다.
그런데, 더 심각한 상황은 지로의 아버지가 집에 들인 누군가에 의해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로 인하여 전셋집에서 쫒겨 나는 지경에 이른다. 그래서 도쿄를 떠나 남쪽에 있는 오키나와 근처의 이리오모테 섬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1권의 이야기는 대충 이런 이야기인데, 내용 중에는 지로의 아버지인 이치로가 과거 혁공동(아시아 혁명 공산주의자 동맹]의 행동대장으로 경찰 요주의 대상까지 오른 인물이다.
부르조아, 프롤레타리아, 아나키스트 등 구시대 유물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흘러간 사상들인데, 초등학생이 주인공인 내용의 소설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는 것이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상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래도 소설을 통해서 이런 내용들을 살펴 보게 된다.
또한 엄마에게는 부유한 부모가 계셨는데 어떤 이유로 혁명가인 아버지와 결혼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차츰 차츰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