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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평점 :
<포르투갈의 높은 산>의 작가인 얀 마텔은 1963년 스페인에서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나서 캐나다, 알래스카, 코스타리카, 프랑스, 멕시코 등의 다양한 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이란, 터키, 인도 등을 순례했다.
캐나다 트렌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으며, 27살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얀 마텔의 소설로 <파이 이야기>는 2004년에 출간됐는데, 깊은 감명을 받은 책이다.
" 어린 10대 소년이 사나운 호랑이와 함께 227일 동안 태평양을 표류한 이야기.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로 부풀었다가 사랑하는 가족을 한순간 잃고, 언제 자기를 해칠지 모르는 호랑이와 공존 아닌 공존을 하면서도, 끝끝내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한 소년의 이야기가 울림을 전한다. 리사 자딘 부커상 심사위원장은 "믿음이라는 문제를 창의적으로 탐구한 작품으로, 독자로 하여금 신(神)을 믿게 한다"고 평했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그리고 이번에 우연한 기회에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읽게 됐다. 이 책을 추천한 사람이 왜 이 책을 추천했는지를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됐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의 상실감, 그 이후의 삶의 과정이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그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1부: 집을 잃다. 2부 : 집으로 3부 : 집
한 권의 소설이지만 1부, 2부, 3부는 각각 한 편의 소설로 보인다. 그러나 그 소설들은 1부, 2부, 3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1부는 1904년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2부는 1939년 포르투갈의 높은 산이 있는 브라간사
3부는 1980년 캐나다에서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이처럼 시공간의 배경이 다르니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같으나 한 곳 즉, 이야기는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향하게 된다. 3편의 이야기의 남자의 공통점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깊은 좌절감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포르투갈의 높은 산, 침팬지, 여행이 세 편의 이야기의 운명적 모티브로 연결고리가 된다.

1부는 리스본에 살고 있는 토마스 이야기이다. 그는 성공한 부자의 조카로 숙부의 집에 있는 하녀를 사랑하게 되고 아들을 얻게 된다. 1주일 사이에 하녀이자 아내인 도라, 아들이 가스파르, 아버지를 잃게 된다. 도라와 아들이 죽은 날부터 토마스는 신에 대한 반항으로 뒤로 걸어 다닌다. 토마스는 학예사로 있던 고미술 박물관에서 율리시스 신부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율리시스는 노예 무역으로 잡혀 온 노예들에게 세례를 주는 일을 했다. 율리시스는 토마스가 닯고 싶은 인물이 된다. 일기장에 쓰여진 물건의 정체인 십자고상을 찾기 위한 토마스의 여행이 시작된다.당시에는 신문물인 자동차를 숙부는 빌려 준다. 아직 자동차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반응이 꽤 흥미롭게 느껴진다.
고생끝에 도착한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 있는 성당에서 마주하게 된 십자고상......

2부의 이야기는 포르투갈 높은 산에 있는 푸이젤루 마을에 근무하는 의사이자 병리학자인 에우제비우 로조라의 이야기이다. 시신을 부검하는 일을 하는데, 그의 아내가 죽게 되면서 시신을 부검하는 일을 자신이 한다.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그에게 찾아 온 아내, 물론, 환상 속의 아내와의 일상.
그리고 깊은 밤에 찾아 온 나이 든 여인, 그 여인은 남편의 시신을 가방에 넣어 왔는데, 그 밤중에 부검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여인이 들려 주는 이야기는 어렵게 얻은 아들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
그 아들은 바로 1부에 나온 토마스가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향한 여행의 마지막 길에 자동차 사고를 냈는데, 그 아이의 어머니라는 이야기.
3편의 이야기 중에 환상과 현실이 뒤섞인 가장 그로테스크한 내용이다.

3부의 이야기는 세월이 흘러 흘러 1981년 캐나다, 상원의원인 피터 토비는 아내 클래라를 잃게 된다. 상실감에 잠겨 있는 그에게 아들 벤의 이혼 소식. 상원의원으로 미국에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침팬지 연구소를 가게된다.거기에 갇혀 있는 침팬지들은 여러 연구소, 실험실, 실험 의학과에서 온 경우이다. 아프리카에서 봉사단에 생포되어 연구소를 돌다가 온 침팬지 오도를 만나게 된다. 오도에 매료된 피터는 선뜻 그를 사겠다고 한다.
그의 캐나다 아파트에서는 도저히 침팬지와 살 수가 없어서 생각한 장소는 피터의 조상이 살았다는 포르투갈의 높은 산이 있는 마을이다. 우연히도 그가 살게 된 집은 오래 전에 조상이 살았었던 집, 그리고 그 집에는 자동차 사고로 죽은 아이가 있었다고 하는 것을 알게 된다. 바로 피터의 조상이 캐나다로 이민을 오기 전에 그곳에서는 토마스의 자동차에 목숨을 잃은 아이가 있었다니......
우연인 듯, 필연인 듯, 세 남자가 향한 곳은 포르투갈의 높은 산, 아니 그곳은 높은 산이 아닌 나즈막한 언덕.
어떤 소설에서도 볼 수 없는, 플롯, 주제, 스토리, 인물 들이 낯선 새로운 이야기이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이란 현실에 있을 법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신화적 장소라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서 찾아 나서는 곳, 신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존재하는곳, 신화적 장소인 포르투갈의 높은 산.
한 소설에서 서로 다른 듯, 같은 곳을 향해 모이는 사람들의 삶의 여정을 엿 볼 수 있는 수준 높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