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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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반짝 빛나는>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는 동화,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활동을 한다. 작가는 참신한 감각,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다.
내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읽기 시작한 것은 츠지 히토나리와 함께 쓴 <냉정과 열정사이>이다. 이 책은 하나의 소설을 여성 작가와 남성 작가가 그들의 시선으로 쓴 소설이다. 에쿠니 가오리는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츠지 히토나리는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썼다. 물론, 책은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냉정과 열정 사이 Blu>로 2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주인공인 아오이와 쥰세이는 연인 사이였는데, 헤어지게 된다. 그들은 8년 전에 한 약속이 있다. 쥰세이의 서른 살 생일에 함께 피렌체의 두오모 쿠플라를 함께 오르자는 것이다. 두 사람은 그 약속을 지킬 것인가.
세월이 흘렀고, 서로 사랑할 때의 약속이니 그 기억을 하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기억을 한다고 해도 피렌체를 찾아 올 것인가...
워낙 유명한 소설이기에 피렌체의 두오모를 찾는 사람들은 <냉정과 열정사이>를 생각하게 된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 감명을 받았기에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 출간될 때마다 작가의 소설을 읽곤 했다. 

<반짝 반짝 빛나는>은 출간 25주년을 맞아 개정판이 2025년 12월에 나왔다.  당연히 이 책도 출간 당시에 읽었는데,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낯선 소설처럼 느껴졌다. 특히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이 게이라는 것도 생소했다. 
이 소설이 한국에서 출간된 것은 2001년인데, 일본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게이 붐이 일었다고 한다. <반짝 반짝 빛나는>은 출간되자 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을 받았다. 25년전에는 분명 파격적인 소재였을텐데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된 것은 아닐까. 
쇼코와 무츠기는 열흘 전에 결혼한 부부이다.  쇼코는 이탈리아어 번역가로 조울증을 앓고 있다. 남편인 무츠키는 내과 의사인데, 대학생인 곤이라는 애인을 둔 게이이다. 쇼코는 곤이 결혼 선물로 준 나무를 키운다. 
그들은 결혼 예물로 건강진단서를 교환했다. 에이즈 음성 진단서와 정신 진단서이다. 
알코올 중독자이기도 한 아내는 남편의 애인에 관심을 갖는다. 소설 속에는 이 부부외에도 산부인과 의사도 게이이다. 
결혼은 했지만 서로가 사회의 통념과는 다른 부부 관계를 유지한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생활이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이다. 
쇼코, 무츠키, 곤의 사랑은 그들만의 개성이 엿보이는 삶이다. 물론, 부모세대들은 이해할 수 없기에 아이를 갖기를 희망하지만....

책의 뒷표지에는 이런 글이 있다.
" 눈 부시진 않지만 반짝 반짝 빛나는
조금 이상할지 모르는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마도 쇼코는 남편의 애인인 곤에게 지대한 관심을 갖고, 무치키와 곤의 사랑도 어딘지 모르게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 뭔가 새로운 사랑이 싹틀 것 같은...
요즘은 다른 사람의 삶에 관심을 갖거나 나와 같은 평범한 삶 만을 존중하지 않고 개방적인 삶의 모습도 이해한다.
그러나 이미 25년 전에 이런 소설이 일본에서 쓰여졌고, 많은 사람이 읽었다는 점이 우리나라 보다는 훨씬 개방적인 사고를 가졌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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