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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들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0
윌리엄 트레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평점 :
윌리엄 트레버 (1928~2016) : 아일랜드 출생, 역사를 전공하여 역사 교사를 한 적도 있고, 트레비콕스라는 이름으로 조각가 활동도 했다. 장편소설 18편, 중편소설 2편, 단편 소설 , 희곡, 논픽션 등 1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장편과 단편 모두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이다.
" 단편소설의 아름다움은 하나의 순간을 포착하여 그것을 망원하게 만드는데 있다" 고 말함 (p.249)
" 단편소설은 소시민들의 이야기" - 프랭크 오크너의 말
" 인생을 살다보면 예고도 없이 찾아 오는 비극이 삶을 송두리째 뒤흔를고 영원히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하지만 꿋꿋하고 의연하게 하루하루를 견디면 더욱 더 단단해 지는 사람들.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들에서 그런 인물들의 이야기가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고 있다. " (p. 245)
작가의 <파리 리뷰>와의 인터뷰 기사 중에서
" 그는 장편소설이 복잡한 르네상스 시대 그림이라면 단편소설은 화가에게 깊은 인상을 준 찰나의 장면을 주관적인 방식으로 화폭에 담은 인상파 그림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p. 241)

윌리엄 트레버는 2016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작품을 한 번도 읽어 보지 않았다. 그래도 꽤 다독을 한다고 하는 나이지만....
윌리엄 트레버의 작품을 읽게 된 계기는 한 정치인의 소통 플랫폼에 어떤 사람이 읽을 책을 소개해 달라는 글을 올렸는데 그에 대한 댓글에서 '윌리엄 트레비의 책을 읽어 보세요'라는 글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그 정치인은 라방을 통해서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해 줬다. 소개해 준 책 중에는 읽은 책들도 많았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들도 있어서 꾸준히 체크하면서 읽었다.
나의 독서 성향이 좋은 작가의 책을 읽게 되면 그의 작품을 찾아서 읽는지라 이번에도 3권의 책을 읽기로 했다.
그 중의 한 권이 <마지막 이야기들>이다. 이 책은 윌리엄 트레버 탄생 90주년인 2018년 5월 24일, 그의 생일을 기념해서 출간된 책이다. 유고집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단편 10편이 담겨 있다.
이미 작가의 말에 따르면 단편소설이란 소시민의 이야기이다.
<피아노 선생의 제자>는 아버지 유산으로 살아 가는 50대 독신녀가 그에게 피아노을 배우는 소년의 천재성에 기뻐하지만 그 소년이 왔다 가면 물건이 하나씩 없어지는 것에 당혹감을 느낀다. 이런 일들을 통해서 자신의 아버지의 사랑, 아내있는 남자와의 밀회, 그러나 떠나 버린 사랑, 이런 그녀의 삶의 이야기가 작품 속에 녹아 있다.
<여자들>에서는 사랑하는 아내의 외도로 홀로 키우게 된 딸과의 이야기, 딸은 엄마가 기숙학교로 찾아 오면서 가정에 숨겨져 있었던 부모의 일을 알게 되지만 깊은 이해와 사랑으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는 이야기
<모르는 여자>에서는 자신의 집 청소부의 자살로 추정되는 교통사고를 통해서 알게 되는 일들
10편의 단편소설의 이야기들은 이혼, 불륜, 헤어짐 등이 폭풍우처럼 몰아치기 보다는 주인공들을 비롯한 인물들에게 촉촉히 스며드는 비처럼 찾아 온다. 극단적이지도 않고 그저 스쳐가는 바람처럼 그들의 곁을 지나간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꿋꿋하게 버티면서 살아간다.
어떤 경우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마음 속에 간직하고 살아가기도 한다.
과거에 얽매인 삶과 현실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주인공들의 삶을 섬세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윌리엄 트레버의 소설은 여운이 남는다는 리뷰를 여러 편 봤는데
내 경우에도 한 편의 이야기를 읽은 후에 다음 작품을 읽기 보다는 멈칫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는 금방 읽었던 작품을 다시 처음부터 찬찬히 읽게 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왜 윌리엄 트레버를 '모파상, 체호프의 뒤를 잇는 단편소설의 거장이라고 하는 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