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승주연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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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1818~1883)은 19세기 러시아의 문호이다. 서정적 자연묘사와 정교한 심리묘사, 절제된 서술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체를 지녔다. 
오늘날, 그의 작품은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정수로 평가한다. 
그의 대표작인 <첫사랑>은 작가 스스로 '가장 자전적인 작품'이라고 밝힌 중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자신의 감정과 가족사를 바탕으로 씌여졌다.



작가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까지 소설의 인물 설정, 줄거리가 너무도 흡사하다. '투르게네프'가 사랑했던 여인은 오레라 가수인 '폴린 비아르도'인데, 그에 대한 첫사랑의 추억을 간직했던 것인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딸이 한 명 있었다. 이야기는 모임에 모인 사람들이 첫사랑 이야기를 하자는 제안을 하는데, 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는 자신의 첫 사랑이야기를 2주 후에 내면의 이야기를 노트에 적어 와서 그들에게 들려 준다.
그 이야기가 바로 소설 내용이다. 그가 16살이 되던 해에 별장의 곁채에 세를 들어 오는 공작 부인과  딸이 있다. 딸은 21살의 지나이다인데, 사교 모임의 중심 인물로, 게임, 시 등의 놀이로 뭇 남성들과 어울린다.
블라디미르(발데마르)는 그 집 근처를 지나 다니면서 지나이다와 마주치게 된다. 그런데 지나이다는 어느 날은 친절하게, 어느 날은 아는 척도 하지 않는다. 남성들과의 모임에 함께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발데마르의 어머니는 아버지 보다 10살 연상인데, 젊은 아버지와는 자주 다투기도 한다.
어느날, 발데마르는 그의 아버지와 지나이다의 관계를 알게 되고....
" 어떻게 젊은 아가씨가 가세가 기울었다고는 해도 공작 부인의 딸인데 우리 아버지가 유부남인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 (p.p 149~150)
" 그렇다면 나는 ... 한숨과 슬픈 감정의 모습으로 잠깐 나타난 내 첫사랑의 환영이 스쳐 지나갔을 때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기다리고, 어떤 찬란한 미래를 기대했단 말인가?"  (p. 166)
소설과 같이 '투르게네프'의 가정사는 어머니가 아버지 보다 10살 연상이었고, 아버지는 엄청난 부를 소유한 어머니의 재산을 보고 결혼을 했다. 12살에는 3명의 자식과 어머니를 버리고 집을 떠난다. 4년 후에 아버지는 사망을 한다. 
그런 아버지가 남긴 아들에게 남긴 유언은,
" 여자와의 사랑을 경계하라. 여자와의 사랑은 독을 품은 행복이기 때문이다"라고 하니....



소설 속의 첫사랑은 16살 소년에게는 첫사랑이자 끝사랑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물론, 현실에서도.첫사랑은 순수하고, 달콤하며 열정적이어야 하는데, 이런 첫사랑은 너무도 허무한 사랑이 아닐까.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 속의 첫사랑은 읽은 후에 여운이 오래 남는데,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은 아닌 것 같다.
황순원의 <소나기>, 알퐁스 도데의 <별>이란 첫사랑을 기대하고 읽었는데,  읽은 후의 느낌은 이런 첫사랑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에 함께 실린 단편으로 <무무>가 있다. 이 작품도 '투르게네프'의 집안이 부유했기에 농노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어머니가 귀머거리 농노에게 강아지를 물에 빠뜨려 죽이라고 한 실화가 바탕이 됐다.
투르게네프는 농노제를 경멸했고, 당시 지주들이 농노들에게 얼마나 잔인했는가를 소설을 통해서 보여준다.
내용은 모스크바에 과부가 된 귀부인이 있었다.그의 집에는 여러 일을 하는 하인들이 있었다. 게라심은 다른 마을에서 온 귀머거리, 벙어리 하인이다. 키가 196cm로 건장하고 힘이 좋아서 집안일을 잘 한다.
하녀인 티타니아를 좋아하게 되는데, 귀부인을 티타니아를 구두장이 하인 카피톤과 결혼을 시킨다.
게라심은 생후 3주 정도의 물에 빠진 강아지를 구해 와서 애지중지 키운다. 강아지 역시 게라심을 잘 따른다.
어느날, 귀부인이 강아지 무무가 예뻐서 만지려고 하다가 물릴 뻔 한 사건이 있은 후에, 강아지 짖는 소리에 과민 반응를 해서 다른 하인을 통해서 멀리 팔아 버린다. 
그런데, 무무는 목줄을 끊고 게라심을 찾아 온다. 이를 알게 된 귀부인이 강아지 무무를 집에서 내쫏으려 하고.....
게라심은 자신이 무무를 물에 빠뜨려 죽인 후에 이 집을떠나 고향으로 간다.
러시아에는 당시 농노제도가 있었는데, 투르게네프는 농노제의 폐해를 소설에 담은 것이다.
당시에 농노들은 지주의 명령에 따라 결혼을 하여야 하는 등, 지주들은  농노를 소유물로 여기면서 잔인하게 대했다.  
이 소설에서 주인마님은 지주를, 게라심은 농노, 즉 러시아 민중을 의미한다. 게라심을 벙어리로 설정한 것은 농노는 벙어리 처럼 행동해야만 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투르게네프가 <무무>의 집필을 끝낸 것은 1852년이고, 러시아의 농노제도는 1861년에 폐지된다.
작가는 이런 사회현상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애견인으로서 게라심이 무무를 물에 빠뜨리는 장면은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차마 그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게라심의 마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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