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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ㅣ 마음시 시인선 17
이정하 지음 / 마음시회 / 2026년 1월
평점 :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1997년에 출간 그리고 2006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그리고 이번에 '마음시회'에서 19권의 시인선 중에 17번째 시집이다. 2026년 1월에 시인의 말은 다음과 같다.
" 혼자 외로운 건 그 실체가 모호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면 더 구체적으로 외로워지나 보다. 어떤 이에게는 한 없는 기쁨이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세상에 다시 없는 슬픔인 사랑.
여태 나는 잡히지 않는 것을 사랑했는지도 모르겠다. 잡히지 않아 아름다운, 슬픈 당신. 가끔 나는 소망한다. 너를 잊기를, 단 1초라도 너에게 빼앗기지 않는 날이 있기를"
'시인의 말'을 읽으면서 3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당시 이 시들을 쓸 때의 마음처럼 그에게 사랑은 슬픔이고 외로움이고 잊으려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기다림이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
그대 굳이 아는 척하지 않아도 좋다.
찬 비에 젖어도 새 잎은 돋고
구름에 가려도 별은 뜨나니
그대 굳이 손 내밀지 않아도 좋다.
말 한 번 건네지도 못하면서
마른 낙엽처럼 잘도 타오른 나는
혼자 뜨겁게 사랑하다
나 스스로 사랑이 되면 그뿐
그대 굳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감성시인인 이정하의 시는 이처럼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시인에게 사랑은 기쁨 보다는 슬픔, 환희 보다는 고통, 만족 보다는 후회였던 것이다.
시를 통해서는 그에게 어떤 사랑의 이야기가 있었는지 잘 알 수 없다. 시인의 산문이 다수 실려 있는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이란 책을 읽어보면 왜 이런 감성적인 시들을 쓰게 되었는지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학창시절 교회에서 성가대 반주를 하던 그 애를 향했던 아픈 사랑, 잊을 수 없는 짝사랑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시인은 그때의 사랑 이야기를 " 슬픔은 방황하는 사랑의 또다른 모습이었다. 그건 내 사랑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 이라는 말로 십 대 마지막 겨울의 사랑 이야기를 전해 준다.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의 시 중에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 열차를 탔다'는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느낄 수 없는 그런 내용이다.
" (...) 산다는 것은 때론 까닭 모를 슬픔을
부여안고 떠나가는 밤열차 같은 것.
안 갈 수도, 중도에 내릴 수도,
다시는 되돌아 올 수도 없는 길.
쓸쓸했다. 내가 희망했던 것은,
언제나 연착했고, 하나뿐인 차표를
환불할 수도 없었으므로, (...)"
이정하 시인의 시집은 겨울 밤에 읽기에 좋은 책이다. 모두가 잠든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