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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 모비 딕 - 허먼 멜빌
크리스토프 샤부테 각색.그림, 이현희 옮김, 허먼 멜빌 원작 / 문학동네 / 2019년 8월
평점 :
모비 딕은 1851년에 '허먼 멜빌'이 쓴 소설이다. 1891년 뉴욕에서 출생했다. 무역상이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풍요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13세에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은행, 상점의 심부름, 농장일 등을 하다가 20세에 상선의 선원이 된다. 22세에는 포경선을 타게 되는데, 이런 경험이 <모비 딕>의 소재가 된다.
이후에도 포경선 선원과 미국 해군으로 5년 간 남태평양을 돌아 다닌다.

<모비 딕>은 내용이 방대해서 거의 1,000쪽이 넘는다. 이번에 우선 '크리스코프 샤부테'가 각색하고 그림을 그린 <그래픽노불 모비 딕>을 먼저 읽고 <모비 딕>을 읽으려고 한다.
이 책은 '원작의 사색과 성찰의 여백을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구현하다' (책 소개글 중에서)라는 평을 받고 있다. 1,000 페이지가 넘는 원작소설을 250여 페이지의 분량의 그래픽노블로 각색하기 위해서 '샤부테'는 원작에 나오는 포경업에 대한 백과사전적 묘사는 생략하고 인물들의 심리, 인간관계, 극적 상황들을 부각시켰다.
이 작품의 출판사 책소개 글을 소개한다."수풀이 우거진 드넓은 초원. 단출한 짐 가방 하나를 든 남자가 초원 위를 한참 동안 걸어나간다. 그는 분명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다시 초원이 드넓게 펼쳐진 적막한 화면. 이내 갈매기 한두 마리가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초원을 걷던 그 남자는 바다에 가까워진 것이리라. 그래픽노블 『모비 딕』은 이렇게 시작된다(본문 5~8쪽).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원작소설의 제1장과 2장을 전체 네 페이지, 열세 컷의 화면 속에 연출해냈다.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검은 초원과 하얀 하늘 위로 한 사람의 고독하고 검은 실루엣만이, 이따금 갈매기 몇 마리만이 등장할 뿐 아무런 서술도 대화도 없다. 그러나 예민한 독자가 행간을 읽어내듯 적막한 그림을 하나하나 읽어갈수록, 오랜 시간 바다와 항구를 찾아 홀로 먼길을 떠나온 사람의 고독은 더욱 진하게 전달된다.
다음 장면도 마찬가지다. 샤부테는 원작의 “살을 에는 듯이 춥고 쓸쓸한” “12월의 어느 토요일 밤” “황량한 거리”를 눈이 내리는 거리 풍경으로, 말없이 그 거리를 혼자 걷는 인물의 쓸쓸한 눈빛으로 표현했다. 초원을 걷던 이슈미얼이 마침내 묵어갈 여인숙을 찾아 방을 구하는 장면에서야 말풍선이 처음 등장한다. 이 밖에도 작품 전반에서 말풍선을 생략하고 그림만으로 집중력 있게 구성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샤부테는 멜빌 원작의 주요 문장을 포함해 내용을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한 대사만을 입혔다. 샤부테의 작품 속 그림은 단순히 글을 보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읽어야 할 대상이다. (...)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일정 부분 에이해브 선장이다”라고 말하며, 강인하고 광적이면서도 늙고 유약하며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로서 에이해브를 그리고 싶었다고, 그리하여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인간적인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샤부테의 『모비 딕』에는 인물들의 얼굴이, 특히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창으로서 인물들의 눈이 크게 클로즈업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때로는 광기에, 때로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들의 눈빛을 담은 단 한 컷의 그림을 통해 작가는 문장으로서만 표현해낼 수 없는 독특한 심상을 자아낸다. " (책 소개글 중에서)

머리가 흰 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포경선 선장은 복수를 위하여 모비 딕(고래)을 죽이기 위해서 전세계를 쫒아 다닌다. 에이 해브 선장은 포경선인 피쿼드 호에 타고 있는 선원들의 안전 보다는 고래를 향한 복수심에 불타서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보인다. 모비 딕을 향한 분노와 복수심은 모든 선원들을 죽음으로 내몰게 되고 자신도 죽게 된다.
" 마귀에 씐 집착, 사탄 같은 광기"

포경선에 타고 있던 선원 중에 유일한 생존자인 이슈멜이 고래와의 목숨을 건 싸움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모비 딕은 거대하고 횡포한 흰 고래로 '신의 의지와 절대적 존재'를 상징한다. 모비 딕은 욕망의 벽, 넘을 수 없는 절대적 한계를 의미한다.


또한 '흰'색은 순수함의 상징이자 두려움과 공허함의 상징이기도 하다.작가는 이 소설은 시적이면서 철학적이다.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한다. 존재의 양면성과 인간의 한계를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