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마누엘레 피오르 그림,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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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을 다시 읽었다. 2013년 어떤 드라마에서 이 책이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그때에 두 번째로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에밀 아자르'가 자신의 이름이 아닌 필명으로 쓴 소설인데, 공쿠르 상을 한 작가가 2번 받았다는 것이다. 공쿠르 상은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인데 한 작가에게 한 번만 수상한다.
'에밀 아자르'는 이미 1956년에 <하늘의 뿌리>로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이후 '로맹 가리'라는 필명으로 쓴 1975년에 <자기 앞의 생>으로 2번 째 공쿠르 상을 받은 것이다. 



아마도 '로맹 가리'는 '에밀 아자르'로 자신의 작품들에 대한 평가를 새롭게 받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2013년에 <자기 앞의 생>을 읽을 때는 2003년에 출간된 문학동네의 책이었고, 이번에는 2018년에 문학동네에서 출간된<일러스트 자기 앞의 생>이다.   책의 옮긴이는 두 권이 모두  '용경식'이니 내용은 아마도 같을 것이다.
<일러스트 자기 앞의 생>의 그림은 '마누엘레 피오르'가 그렸다. 이탈리아 출신의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건축가로 활동하는 사람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사랑받지 못하고 소외된 인물들인데 그들끼리의 끈끈한 사랑이 엿보인다. 어려울 때에 가장 가까이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다. 이런 이야기를 '마누엘레 피오르'는 노란빛의 수채화풍으로 그려냈다. 
파리의 빈민가 엘레베이터도 없는 7층에 사는 로자 아줌마는 창녀들의 아이들을 돌보면서 생계를 유지한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창녀는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법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로자 아줌마와 함께 살게 된 모모(모하메트)는 엄마와 아들의 관계는 아니지만 그 보다 더 끈끈한 정으로 얽혀 있다. 로자 아줌마는 모모가 일정 나이가 되면 헤어질 것을 두려워 해서 모모의 나이를 4살이나 줄여서 말해 준다.  훗날 모모의 아버지가 나타나서 사실이 밝혀 지기 전까지는.급격히 건강이 악화된 로자 아줌마를 병원이나 요양원으로 보내지 않으려고 이런 저런 거짓말을 하는 모모.



모모는 7~8살 즈음에 아주 예쁜 회색빛 푸들을 훔쳐 와서 애지중지 키우지만 어느날 부자인듯 보이는 여자에게 팔아 버린다. 그 여자가 부자인지를 알아 보기 위해서 강아지 가격으로 오백 프랑을 부르는데, 이 돈을 선뜻 주자 마음 한 편은 안심이 된다. 그리고 강아지를 판 돈은 꾸겨서 하수구에 버린다.그런 행동을 한 이유는 강아지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창녀들의 아이 여러 명이 살고 있는 자신의 집에서는 강아지가 행복하게 살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모모는 여러 번 다른 사람과 살 수 있는 상황에 놓이지만 로자 아줌마를 버릴 수 없어서 그곳에 머물면서 아줌마를 돌본다.
모모 주변의 인물들은 소외되고 힘든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로자 아줌마와 모모에게 그들 나름대로의 사랑을 베푼다. 
모모는 로자 아줌마를 병원에 보내기 보다는 안락사가 그녀를 편안하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마음이 아프면서도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로자 아줌마가 평소에 만들어 놓은 '유태인 동굴'에서 죽은 아줌마와의 3주간의 동거.
내용은 아름답고 깊은 울림이 있는 소설이지만 어른이 아닌 학생들이 읽기에는 부적절한 내용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의 필독 도서로는 권하고 싶지 않다. 
이전의 리뷰에서도 마음에 가장 와닿았던 문장은, 

하밀 할아버지가 들려준 "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없이는 살 수 없다." 는 그 말 한 마디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 2013년 11월 30일에 쓴 리뷰를 함께 올린다. 세월은 많이 지났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이 소설에 대한 감상평은 같다.  



<< 2013년 11월 13일 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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