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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대학살 - 프랑스 문화사 속의 다른 이야기들 ㅣ 현대의 지성 94
로버트 단턴 지음, 조한욱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에 출간됐다. 정가도 비교적 비싼 18,000원,
개정판이 2023년 6월 19일에 출간됐는데 정가는 22,000원이다.
문화사, 미시사로 분류되는 책인데, 그동안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6편의 논문이 실려 있다. 6편의 논문은 18세기 프랑스라는 역사적, 지리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는 듯하여 연관성이 없는 듯하나 내용을 깊이있게 살펴 보면 서로 다른 논문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서로 보충하기도 하고 한 사물에 대해서 다른 관점에서 바라 본 전망을 제시한다.
6편의 논문은,
* 농민들의 민담
* 파리 한 인쇄소에서 벌어졌던 고양이 죽이기 소동
* 몽펠리에 주민의 도시 설명서
* 경찰 수사관의 조서
* <백과전서>의 서문
* 한 시민의 서적 주문서
위와 같은 주제만 보아도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의문이 드는데, 읽다 보면 18세기 프랑스의 문화사를 이해하게 된다.
1번째 논문인 '농민들의 민담'
우리들은 재미있는 동화라고 어린이들과 함께 읽는 <빨간 모자 소녀>, <잠자는 미녀>, <헨델과 그레텔>, <미녀와 야수>, <장화신은 고양이>, <거인 죽인 잭> 등이 프랑스 농민들 사이에서는 다른 버전으로 전해 내려왔다.
또한 같은 이야기의 유형이 독일과 프랑스의 구전 전통 속에서도 다르게 전해 내려왔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동화는 이후에 그림형제와 페로 등에 의해서 윤색을 거쳐 어린이 동화가 되었다고 하니, 구전으로 내려 오던 이야기를 접하면 아연실색하게 된다.
2번째 논문인 고양이 학살사건은 더 끔찍하다. 1730년 파리의 인쇄소에서 견습공이었던 콩타는 고양이 대학살 사건을 기록으로 남긴다. 그가 즐거운 추억인듯 기록한 이야기는 고양이 대학살 사건이다.
인쇄소 주인과 그의 아내에 대한 공격이라 할 수 있다. 견습공들을 혹사하는 부르조아인 주인에 대한 증오를 고양이 대학살이란 방식으로 복수를 한 것이다. 근세 초기에는 유럽 전역에서 동물 학대가 대중적인 오락으로 만연했다고 한다. 그 대상은 주로 고양이였다고 한다. 잔인하기가 말로 표현하기 조차 어려운 그런 행위들도 그 당시의 문화적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로버트 단턴'은 이 책을 쓸 당시에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였는데, 이런 말을 한다.
"구체제 (앙시앵 레짐)로부터의 편지 (18세기 프랑스인들의 기록들)을 읽으면서 놀라움에 마주치지 않기는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1984년 <고양이 대학살>로 LA타임즈 역사학 부문 최우수 도서상을 받았다. 이 책은 6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읽기가 수월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18세기 프랑스 문화 속의 이야기를 접해 보는 것도 특별한 독서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