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 이야기 세트 - 전4권
김은성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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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1908년 함경도 어느 마을에 16살에 시집을 온 여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홀시아버지, 어린 시누이 2 그리고 딸 6, 외아들 이렇게 대가족을 이룬다. 그 여인의 여섯 번째인  복동녀 (놋새)가 작가의 어머니이다. 
작가인 김은성은 처음에는 자신의 외할머니 이야기를 쓰고 이어서 자신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어머니의 구술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마지막에 가서는 어머니의 이야기에서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내 어머니의 이야기>는 2006년 만화지 <새만화책>에 연재되기 시작하고 2008년에 <내 어머니의 이야기> 1부가 출간된다. 2009년 8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된 이야기는 2014년 3월 <내 어머니 이야기 > 2부~4부로 출간된다. 
작가는 40대에 만화를 시작하여 당시 80대 였던 어머니의 구술을 바탕으로 10여 년에 걸쳐 4부작의 만화로 완성한다. 그래서 만화 중에는 작가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작품을 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어머니의 88년 인생을 작가는 약 8년의 인생에 걸쳐서 완성한 셈이다. 
나는 <내 어머니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에 읽고 2부~4부는 읽지를 않았는데 이번에 1부에서 4부까지 한꺼번에 읽게 됐다. 
1부 : 시대적 배경은 일제 강점기, 지리적 배경은 함경도 북청을 중심으로 그 당시의 생활상이 그려졌다. 당시의 여인들이 대가족제도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분가해서 살더라도 가족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고 바느질을 하고 경조사를 챙기면서 힘든 삶을 살았던 여인네의 일생, 그러나 복동녀는 이를 마다하지 않고 성심성의껏 대가족을 돌본다. 이런 이야기와 함께 빠질 수 없는 것이 식생활로 함경도의 음식들을 만드는 과정 등도 소개된다.일본 강점기의 토지개혁, 학교 생활, 위안부 등의 이야기도 함께 그려졌다. 



2부 : 어머니인 복동녀 (놋새)은 일제 강점기에 위안부로 끌려 가지 않기 위해서는 결혼을 해야 했다. 광복이 되고 순탄할 것만 같았던 삶은 다시 한 번 풍랑을 만나게 된다. 6.25전쟁으로 인하여 피난길에 오르게 된다. 함흥에서 떠나는 마지막 배를 타고 거제에 도착하게 된다. 



3부 :  거제에서의 피난민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어머니인 복동녀는 생활력이 강해서 이런 저런 장사, 함박집 등의 거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생활전선에서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 고군분투를 한다.4부 : 70년대 말, 논산에서 서울로 자리를 옮긴 가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동안에 큰 아들은 세상을 떠났고, 나머지 자식들의 삶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생활력이 강한 어머니에 반하여 아버지는 가족 보다는 자신의 안락을 위해서는 사는 인물이다. 무능하고 마작에 손을 대는 등 가정생활을 등한시 한다. 
이 책의 작가인 은성은 대학생이 되어서 학생 운동, 위장취업 등 사회 운동을 하게 된다. 80년대의 암울했던 시대상도 잘 표현되고 있다. 


<내 어머니의 이야기>는 2014년에 출간되기는 했지만 흑백만화이다. 나오는 인물의 캐릭터도 작가 나름의 특색이 돋보인다. 또한 작가의 어머니가 함경도 출신인데 어머니의 구술을 바탕으로 그려진 만화여서 함경도 사투리가 그대로 대사로 쓰여졌다. 이 책을 평가할 때에 이런 함경도 사투리가 독자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한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에는 이런 사투리가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됐다. 책을 읽는 진도가 많이 느려졌다. 물론, 어머니는 80대의 함경도 어르신이니 함경도 사투리를 쓰는 것이 당연하고 이를 최대한 살렸다는 점은 이해가 되고 현실감이 있기는 하다. 만약 사투리가 빠졌다면 이 책의 묘미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일제 강점기, 광복, 6.25전쟁, 민주화운동 등 어머니가 살아 왔던 시대는 우리의 근현대사에 있어서 굴곡이 많았던 시대이다. 그런 질곡의 시대를 꿰뚫고 살아 온 내 어머니의 이야기는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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