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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 - 삶의 본연을 일깨워주는 고요한 울림
세스 지음, 최세희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2012년에 출간된 책이다. 책제목이나 책표지가 낯익어서 '예전에 읽은 책인가'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 인터넷 서점을 뒤졌지만 더 이상 출판을 하지 않기에 새 상품을 구하기 힘든 책이다. 중고서적이 몇 권 나와 있기는 하지만 책값이 꽤 비싸다. 그래서 근처 도서관에서 대출받기 위해서 검색을 해 보니 도서관 서고에 모셔진 책이다. 어쨌든 서고에서 나와 내가 읽을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책제목이 마음에 와닿는다.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 우리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아닌가.
이 말은 이 책의 저자인 '세스'의 어머니가 종종 '세스'에게 해 주던 말이라고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출간하면서 이런 말을 남긴다.
"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 책의 제목은 어머니께서 종종 내개 해 주시던 말씀에서 나온 것이다. 내 어머니 바이올렛에게 이 책을 바친다. (책 속에서)

책을 읽으면서 어릴 적에 어린이 신문, 어린이 잡지에 연재되던 짧막한 카툰을 읽던 때가 생각난다. 그당시만 해도 학교 근처에 만화방이 있었는데, 어머니는 그곳에 가지 말라고 하셨다. 어머니 생각에는 그곳이 불량한 아이들이 모이는 곳으로 인식하셨던 것이다. 그래서 하교길에는 만화방을 쳐다도 보지 않고 집으로 오곤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어린이 신문, 어린이 잡지는 사 주셨다. 때로는 우리 자매들이 좋아하는 순정만화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기억들이 생각난다.
이 책의 작가 '세스'는 캐나다 출생으로 1991년부터 <팔루카빌>이라는 시리즈 만화를 집필하는데 그 일부를 엮은 책이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이다.

책의 내용은 만화가인 세스는 시간이 날때 마다 중고서점을 들리곤 한다. 거기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잭 캘로웨이'라는 만화가의 책. 이름이 알려진 만화가는 아니지만 그의 작품들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을 모으다가 보니 그의 발자취를 찾아가게 된다.

'세스'는 작품 속의 '잭 캘로웨이'라는 작가를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결혼을 하지 못하고 늙은 고양이 보보랑 살면서 돈이 없어서 친구에게 돈을 빌리고 가끔은 엄마와 동생을 만나러 가는 일 이외에는 별로 하는 일이 없는 성공하지 않은 그의 인생 이야기를 '잭 캘로웨이'의 이야기를 빌려서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장르도 다르고 이야기 내용도 다르지만 얼마 전에 읽은 '폴 오스터'의 <환상의 책>의 내용이 오버랩된다. 주인공인 '데이비드 짐머'가 우연히 본 무성영화 시대의 코미디 영화 속의 주인공을 발자취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가 스쳐 지나간다. 사람들에게 삶이란 무엇이고, 행복이란 무엇이고, 성공이란 무엇인가 하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무엇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되는 것일까...삶의 연륜이 쌓이면 그때는 느끼게 된다. '우리의 인생은 괜찮은 인생'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