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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행복 -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 ㅣ 열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모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평점 :
'열다'는 거장들의 품격있는 문장과 사유를 소개하는 열림원의 총서이다. 지금까지 3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1. 미친 세상과 사람에 빠지기( 헤르만 헤세 )
2. 싱싱한 밀 이삭처럼 ( 고흐, 살다 그리고 쓰다)
3. 모두의 행복 (버지니아 울프)이다.
이 책들은 작가의 에세이, 시, 소설, 편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매혹적인 사유의 흔적들을 찾아 모으고 엮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도 좋지만 그의 이야기나 생각을 담은 책 그리고 정원과 관련된 에세이는 마음이 풋풋해지면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고흐는 화가이기는 하지만 편지 글 등 많은 글을 남겨서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책들이 출간되었다.
그런데 '버지니아 울프'는 이름은 많이 알려진 작가이지만 그의 책을 읽은 기억은 없다.
'시를 노래하는 가수'라 칭해지는 가수 박인희의 '목마와 숙녀'라는 노래가 있다.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라는 시를 읊은 후에 그 시에 가사를 붙인 노래를 부른다. 가수의 청아한 목소리와 시 구절 구절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었다.
"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
그래서 익숙하게 느껴지는 '버지니아 울프' (1882~1941)
그녀는 내면의 의식을 정교하게 포착해 낸 20세기 대표적인 모너리즘 작가이다.
<모두의 행복>은 버지니아 울프가 쓴 일기, 편지 그리고 작품 중에서 발췌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편지와 일기의 경우에는 내밀한 자신의 생각을 적은 글이기에 이를 통해 작가를 이해하는 것이 수월하기도 하다. 울프는 콘월의 백사장, 애쉬햄 하우스의 정원,켄싱턴 가든스의 정원에서의 일상 등을 표현하면서 그 속에서 행복감을 느낌을 이야기한다. 지저귀는 새 소리, 꽃망울이 터진 꽃들, 그 속에서 행복함을 표현한다.
일기, 편지의 경우에는 1917년부터 1941년까지의 내용이다. 행복한 일상 속에서 1939년부터는 2차세계대전이 일어났기에 글 속에서는 폭탄 투하, 전투기 등 전쟁 이야기가 등장한다.
전쟁 이야기를 제외하면 정원에서의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를 간직한 버지니아 울프는 우울증과 정신병적 증세에 시달리다가 우즈강에 빠져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유해는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던 몽크스 하우스 정원에 뿌려졌다고 한다.
경매로 나온 몽크스 하우스를 사게 됐을 때에 그 기쁨이 글로 남아 있는데, 그곳에 묻히다니 어쩌면 생의 마감도 정원과 함께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