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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나무 ㅣ 책고래마을 55
장세련 지음, 용달 그림 / 책고래 / 2024년 11월
평점 :
예전 보다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안 나지만, 그래도 백화점이나 교회에 가면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찬란하게 꾸며져 있다.
어린 시절부터 대학교 2학년 때까지 (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집은 크리스마스가 큰 행사였다.
12월이 시작되면, 아버지는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화원에서 커다란 소나무를 사오셨다. 그리고 그 소나무에 아주 예쁜 방울을 달고 반짝이는 줄을 둘렀다. 성탄 전야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딸들에게 주는 선물을 놓아 두셨다.
성탄절 아침, 우리들은 트리 밑에 있는 선물을 풀어 보면서 웃음꽃을 폈다. 몇 십년이 지난 오래 전의 이야기이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아버지가 생각나면서 그 때의 추억에 잠겨 본다.
'책고래'출판사의 그림책이 어린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 주는 책들이 많은데, <성탄 나무>도 그런 책이다. 또한 나의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그림책이다.봄이 되면 울긋불긋 아름다운 꽃들이 나름대로의 자태를 뽐낸다. 개나리는 노란 종모양의 꽃을, 벚나무는 분홍 봉우리를 자랑한다. 물론 사람들도 이런 예쁜 꽃을 피우는 나무들을 좋아한다. 식물원의 작은 소나무는 이런 꽃나무들이 부럽다. 소나무는 이런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지 못하기에....
소나무 나뭇가지 끝에는 아주작은 몽툭하고 볼품없는 뾰족뾰족한 바늘 모양만 있다.이런 소나무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소나무는 생각한다. "누구와 비교하지 않을거야"
이 부분에서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생각하게 된다. 볼품없는 소나무의 마음을...
요즘은 어린이들도 친구와 비교하고 자신이 친구 보다 모자라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 시무룩해지는데, 소나무는 어리지만 너무도 의젓하다.다른 꽃나무들을 부러워하지 않았던 소나무는 겨울이 되자, 소나무를 찾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지역 아동센터에서 온 선생님과 허름한 차림의 아이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작은 소나무를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기 위해서 산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아이들, 작은 소나무는 그들의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가 된다.선생님은 알록달록 방울, 반짝이는 줄, 별 등을 달면서 아이들에게 말한다.
"우리의 마음도 달아 볼까? (...) 예쁜 마음도 달 수 있고, 미운 마음도 달 수 있지."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인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로 변신한 작은 소나무. 가장 낮은 곳에서 소외된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작은 소나무.
초라한 모습이지만 다른 나무와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에서 가장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모습은 우리들이 본받아야 할 모습이다. 성탄절에 가장 어울리는 그림책,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하는 그림책.어린이들이 <성탄 나무>를 통해서 포근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본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