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환상여행 - 독보적인 예술가 그리고 어머니 천경자를 그리다
유인숙 지음 / 이봄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예술관련 서적을 검색하던 중에 낯익은 그림의 표지가 눈을 사로잡았다. 환상적인 분위기의 머리에 꽃을 가득 담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다. 한 눈에 천경자의 작품임을 알 수 있었다.

 

 

천경자의 작품은 자전적이며 이국적이고 환상적이다. 여행 자유화가 되기 훨씬 전부터 스케치 여행을 떠나 그곳의 여인들을 화폭에 담곤 했다. 천경자의 작품은 여인상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몇 년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해외 작가의 작품 전시회가 있었는데, 그때에 미술관에서 상시 전시하는 천경자의 작품을 직접 본 적이 있는데 좋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인지 책표지를 보자마자 주문을 하게 된 책은 <미완의 환상여행>이다. 이 책은 천경자가 말년에 뉴욕으로 이주하기 직전까지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책이다.

 

 

천경자의 며느리인 유인숙은 1979년부터 1998년까지 약 20년을 곁에서 함께 생활했던 천경자의 평범한 일상과 작품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천경자가 스케치 여행 중에 며느리에게 보낸 엽서, 소설의 표지, 삽화, 화선지에 그린 금붕어와 개구리 그림을 비롯하여 널리 알려진 천경자의 작품이 다수 소개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천경자가 쓴 에세이 <에어포트 인생>도 있다.

천경자의 일생 중에 아쉬운 이야기로는 화가의 사망 소식이 사망 후 오랜 날들이 지난 후에 공개되면서 이러 저러한 이야기들이 떠돌았다.  2013년에는 천경자가 한국에 10년 이상 오지 않자 예술원에서는 매달 지급하는 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생사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증명서를 제출하라는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뉴욕에 있던 큰 딸은 증명서 대신 탈퇴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2015년 10월에 큰 딸이 천경자의 유골함을 들고 서울시립미술관에 다녀갔는데, 화가는 이미 8월에 사망했으나 이를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천경자의 <미인도>가 위작 논란에 휩싸이는데, 감정위원들은 이 작품이 진품이라고 하고, 정작 화가 자신은 자신의 작품이 아닌 위작이라고 했다. 황당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예술가라면 평론가들에 의해서 그의 일생과 작품세계가 묘사되거나 아니면 작가 자신이 자서전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작가와 모든 생활을 함께 했던 며느리가 썼다는 점이 특이하다.

 

 

천경자의 경우에는 화가 자신이 쓴 자서전도 존재하기에 기회가 된다면 그 책도 함께 읽어 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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