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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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로 분류되는 <구미호 식당>은 3편의 시리즈가 있다. 1편인 <구미호 식당>은 갑작기 죽음을 맞이한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인 중간계에서 호텔 셰프였던 도영이와 서호가 사십구일을 맞바꾸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 당신에게 일주일 밖에 시간이 없다면 무엇을 할 건가요?" 라는 질문을 던진다.

2편인 <저 세상 오디션>은 친구를 구하려다 죽게 된 나일호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들이 가는 곳에 떨어지게 되면서 '저 세상을 가기 위한 오디션'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일호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는 아닌데...  이 소설은 "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들은 다 이유가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3편인 <약속 식당>은 " 이 세상에서 못다 이룬 약속을 다음 생에서 지킬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구미호 식당>, < 저 세상 오디션>, <약속 식당>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세상과 완전히 이별을 하게 되는 망각의 강을 건너기 이전에 어떤 이유로 인하여 다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으로 돌아와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다.

흔히, 이런 이야기들을 하곤한다. " 만약 다음 생에서 지금의 배우자를 만난다면 결혼할 것인가?" ,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나자"

우리의 생이 마감되었을 때, 그 이후의 생을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을 떠나면서 지켜 주고 싶은 사람도 있고, 어떤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도 남게 마련이다.

 

 

<구미호 식당>은 이런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낸다. 소설 속의 주인공 채우는 17살 소년이다. 보육원에서 생활을 하던 중에 설이란 소녀를 만나게 된다. 소녀를 만난 후에는 항상 설이를 지켜 주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살기에 행복하다.  그러나 어느날 설이를 지켜주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고 그 싸움으로 죽게 된다.

저승으로 간 채우는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심판을 받게 되는데,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기 위해서 대기를 한다. 그때 천 년 묵은 여우인 만호가 다가온다. 만호는 천 명의 생을 사게 되면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조가 된다. 그래서 만호는 채우의 생을 사는 댓가로 세상에 잠시 돌아가서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해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게 되었다며? 네가 새로이 얻게 된 생을 나에게 팔지 않을래? 공짜는 아니야,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니? 나는 너에게 더 멋진 대가를 지불할 거야. 너, 전에 살던 세상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있지? 내 제안을 수락만 하면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 보고 그 사람이 있는 세상으로 가게 해 줄 게. 단, 그 사람이 죽었다면 다시 사람으로 태어났어야 거래가 가능해. 이곳의 시간은 네가 살던 곳의 시간과는 달라. 이곳의 단 며칠이 살던 곳의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이 될 수도 있거든, 어때? 괜찮은 제안이지 않니? (p.p. 8~9)

 

그러지 않아도 채우의 죽음을 슬퍼할 설이, 설이와의 약속을 못 지킨 것이 안타까웠기에 제안을 받아 들인다.

채우가 세상에 머물 수 있는 날은 최대 100일, 그 안에 설이를 만나 파감로맨스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 이 세상에서 못다 이룬 약속을 다음 생에서 지킬 수 있을까?"

다시 세상에 돌아온 채우는 17살 소년이 아닌 40대 아줌마, 그리고 채우가 찾은 설이 역시 다음 생에서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겠지...

채우와 비슷한 상황으로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찾아 다음 생에 잠시 내려왔던 미용실 원장은 자신이 찾던 사람의 모습에 실망을 하고 돌아가게 된다.

그렇다면, 채우는 ? 전생에서 알았던 설이가 아닐텐데...

설이를 찾기 위해서, 찾은 후에 파감로맨스를 만들어 주기 위해 약속 식당을 열지만...

"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나자! " 무심코 하는 이 말이 소년 소녀의 이야기가 된다. 상상력에서 시작한 이야기이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울린다.

 

 

" <약속 식당>에서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약속을 이 세상에서 지켜야 하는 이유는 '지금 이 시간이 주어진 시간의 전부이기 때문'이라고 담담하지만 호소력 있게 전달한다. " (p. 247, 추천사 중에서, 하미정)
소설을 읽으면서 톨스토이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카카오스토리에 써 놓았던 글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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