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신의 오후 (앙리 마티스 에디션)
스테판 말라르메 지음, 앙리 마티스 그림, 최윤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신의 오후>는 이전에도 출간된 책이지만 이번에 문예출사에서 출간한 책은 <목신의 오후 : 앙리 마티스 에디션>이다.

 

 

<목신의 오후 : 앙리 마티스 에디션>은 20세기 미술계의 거장인 마티스가 직접 선별하고 편집한 말라르메의 시 64편과 이 시들에 어울리는 에칭화 29점을 특별히 창작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의 원전은 1932년에 스위스의 미술 전문 출판업자가 145부를 한정으로 출간하였는데 품절이 되었고, 지금은 이 책이 수집가들 사이에서 75,000달러 (한화 : 약 9,000만 원) 이상에 거래되는 귀한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스테판 말라르메와 앙리 마티스, 두 거장의 예술혼이 담긴 이 책을 출간한다.

며칠 전에 동생이 카카오 스토리에 이런 사연을 올렸다. 우연히 앙리 마티스의 <금붕어> 그림을 접하게 되면서 옛 생각이 났었나 보다.

어릴 적에 우리집 신발장 위에 복사본 <금붕어>가 있었고, 피아노 위에는 르느와르의 <피아노 치는 소녀들> 복사본이 걸려 있었다.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는 글이었다.  우리 아버지는 전기 공학과를 나오셨는데 꽤나 예술적 감각이 있으셨다. 클래식 음악도 좋아 하시고 그림도 좋아하셨다. 

 

 

이렇게 새해 벽두부터 앙리 마티스에 관한 옛 추억을 떠올리면서 이 책을 읽었다.

** 앙리 마티스 (1869~1954) :  프랑스의 화가로 피카소, 앙드레 드랭과 함께 야수파의 지도자 역할을 했다.  <아틀리에>, <창문>, <금붕어>, < 춤> 등의 대표작이 있다. 

여러 해 전에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에서 앙리 마티스의 <춤>을 봤다. 어떤 전시실에 들어 가는 순간 눈 앞에 들어온 그림이 <춤>이었다. 강렬한 색채 대비, 단순한 구조로 그려진 <춤>. 몇 명의 무희가 손을 잡고 빙글 빙글 도는 그 그림은 너무도 강하게 다가왔다.

 

 

이런 기억들과 함께 읽은 <목신의 오후>는 스테판 말라르메의 작품 경향을 잘 몰랐기에 어느 정도는 마음에 확 다가오는 내용들은 아니었다.

** 스테판 말라르메 (1842~ 1898) : 프랑스 작가, 5세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외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읽고 영향을 받았다. 낭만주의나 고답주의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의 세계를 추구하였다.

대표작으로는 <목신의 오후>, <에로디아드> (장편의 극시로 구상하였으나 미완으로 남은 작품)

 

 

앙리 마티스가 말라르메의 시 64편을 직접 선별하고 그 시에 어울리는 삽화를 창작하는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은 앙리 마티스와 말라르메가 같은 꿈을 꾸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스테판 말라르메의 초기 시의 주제는 보들레르의 <악의 꽃>의 옇향을 받아 자아와 세계, 현실과 이상이라는 불리된 이원성에 대한 인식, 거기에서 기인한 불만과 좌절을 나타냈다.

이 책에는 시, 에로디아드, 목신의 오후 (전원시), 소네트 몇 편, 이렇게 64편이 실려 있다.

 

 

앙리 마티스의 그림은 에칭화이다.     

** 에칭화 : 판화의 일종, 금속판을 산으로 부식시키는 에칭의 방식으로 찍어 낸 그림, 펜이나 연필로 종이에 직접 그리는 것과 같이 선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목가의 오후 : 앙리 마티스 에디션>에는 스테판 말라르메의 초기작부터 말기까지의 시 64편이 담겨 있는데, 읽는 순간 마음에 와닿는 편안한 그런 시들이 아니다. 워낙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는 상징과 은유 등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책의 뒷부분에는 약 47페이지에 걸쳐서 작품해설이 있다.

 

 

이제는 난해한 시 보다는 읽는 순간 마음에 와닿는 그런 시가 좋은지라 시를 읽는 즐거움 보다는 앙리 마티스의 삽화에 관심이 더 가기도 한다.

앙리 마티스의 에칭화는 가느다란 선이 부드럽게 이어지면서 그린 듯, 안 그린 듯 은은하게 다가온다.                                

" 20세기 미술의 혁명가 앙리 마티스는 말라르메와 같은 꿈을 꾸며 그 꿈을 실현해보려 했다. 마티스는 손수 말라르메의 시를 고르고 그에 어울리는 삽화를 창작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말라르메 시에 담긴 유희는 마티스 에칭화의 가느다란 선을 따라 고적하고 순수하게 피어난다. 궁극의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갔던 두 예술가의 이상이 한 권의 책으로 우리 곁에 남았다. " (책 뒷표지 글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검색을 해 보니 앙리 마티스와 시인 보들레르가 결합한 에디션이 이미 있었음을 알게 됐다. 이 책도 역시 보들레르의 시를 앙리 마티스가 직접 선별하여 에칭화를 그렸다.  국내에서는 2018년에 <악의 꽃 : 앙리 마티스 에디션>으로 출간됐다.

 

 

<목신의 오후 : 앙리 마티스 에디션>은 스테판 말라르메의 책인 동시에 마티스의 책으로 두 사람의 이상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