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웨하스는 과자 중에서도 네모, 긴 네모의 부드러운 과자이다.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이 책의 제목인 <웨하스 의자>는 웨하스로 만든 과자를 말한다. 앉을 수 없는, 현실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은 의자, 예쁘고 달콤하지만 언젠가는 부서질 수 밖에 없는 의자.

 

 

일본 작가인 '에쿠니 가오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에쿠니 가오리'는 여자의 이야기를, '츠치 히토나리타'는 남자의 이야기를 쓴 <냉정과 열정>을 읽고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들을 읽게 되었을 것이다.

같은 장소, 같은 상황에서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가 하나의 이야기이면서 두 개의 이야기가 되는 <냉정과 열정>

그들이 훗날 이탈리아의 두오모 성당에서 만나기로 하는데, 두오모 성당은 피렌체가 아닌 밀라노에도 있었으니...

가슴 졸이면서 두 남녀의 만남을 읽던 그 때의 감동은 지금도 느껴진다.

'에쿠니 가오리'는 많은 작품을 썼는데,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화법이 그의 소설의 특징으로 꼽힌다. 동화,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웨하스 의자>는 2004년에 초판을 출간했고, 이번에는 리커버판이다.

 

" 나는 그 하얀 웨하스의 반듯한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약하고 무르지만 반듯한 네모, 그 길쭉한 네모로 나는 의자를 만들었다.  조그많고 예쁜, 그러나 아무도 앉을 수 없는 의자를.

웨하스 의자는 내게 행복을 상징했다. 눈앞에 있지만 - 그리고 당연한 의자지만 - 결코 앉을 수 없다. "  (p.p. 72~73)

 

여자 주인공은 그녀의 엄마처럼 화가이다. 현재는 스카프와 우산을 디자인한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는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다. 그들의 사랑는 웨하스처럼 달콤하고 예쁘지만 그런 날들이 계속되면서 '매일 조금씩 망가지는 듯하다'

여 동생의 남친도 사귀었던 여자가 있으나 정리가 안 된 상태이니...

여자는 남친을 기다리면서 자신의 일상을 소소하게 보낸다. 남친이 오면 여느 부부처럼 생활을 하지만, 그런 하루 하루 속에서 자신이 조금씩 부서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런 갇힌 듯한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별 밖에 없는데....

그들의 사랑은 진실되지만 결국에는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사랑. 여자는 생각한다. 그녀가 남자와 있으면 갇혀 버린 것만 같은 느낌.

어릴 적 그리고 성장기의 회상들도 단편적으로 그리 행복하지 않았던 기억들. 그 기억들이 그녀의 삶을 갇히게 하고 있다.

웨하스 의자가 언젠가는 사라지듯, 그들의 사랑도 그렇게 끝날 수 밖에 없으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