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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화해 - 상처받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정신의학과 전문의이자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인 '오은영' 박사는 이미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TV프로그램을 통해서 잘 알려져 있다. 도저히 고칠 수 없을 것만 같은 아이들의 행동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그에 따른 솔루션을 제시하여 아이의 행동 수정 및 부모와 가정의 변화를 가져 오도록 했다. <금쪽같은 내새끼>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아이들의 행동을 수정해 주는 역할을 했는데 요즘에는 상처받은 어른들의 트라우마를 해결해 주고 있다.
저자는 주로 육아교육에 관한 책을 많이 썼으나 이번에 출간된 <오은영의 화해>는 한국일보에 2년간 연재했던 상담칼럼의 내용이 실려 있다.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그 사연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때론 분노하고 때론 울기도 한 이야기들이다.
우린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비슷한 상처들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 우리의 상처가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지금 우리는 왜 이렇게 아픈지, 이 아픔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앞으로 이 고통을 어떻게 다루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적어 보았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인생 선배 사회인으로서, 친구로서, 엄마로서, 형제로서, 자식으로서 고뇌하고 분석하며 연구해 보았습니다. " (p. 10)
부모는 자신이 잘 되기를 바래서 한 언행들이 자식에게는 마음의 상처로 남아 있기도 하다. 형제 자매간의 상처는 어릴 적의 부모의 차별로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부모는 자식의 그런 마음을 전혀 알지 못하기도 하고, 자식은 부모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알지 못하고 평생 원망의 마음을 안고 살기도 한다.
때론 부모의 지나친 욕망이 자식을 힘겹게 한다. 이런 경우는 부모 자식간만의 일은 아니고 형제 자매, 친구, 친지,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 부모는 본능적으로 자식을 사랑하지만, 목숨을 바칠 만큼 엄청나게 사랑하지만, 그래서 결국은 자식에게 어떤 식으로든 상처를 남길 수 밖에 없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 9)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의 내 생각과는 다른 내용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린 화해라고 하면 누구나 타인과의 화해를 생각하는데, 그 보다 중요한 것이 " 나와 나자신의 화해" 라고 하니....
" 저는 이 책을 읽고 우리가 우리 자신과 화해하기를 바랍니다. 부모, 자식, 형제, 친구 혹은 주변 사람과의 화해는 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는 단지 우리가 우리 자신과 화해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속절없이 당할 수 밖에 없었던 '나', 그런 '나'를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보고 미워했던 '나',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나'... 그 상처받은 '나'와 미워했던 '내'가 화해하기를 바래요. 상처의 시작은 '나' 때문이 아니었어요. 그것을 기억하세요. 그것을 알고 당신이 당신 자신과 진정으로 화해하기를 바랍니다. " (p. 11)
사례로, 자식을 사랑한다고 자식의 인생을 간섭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식은 부모의 이런 언행이 부담스럽고 심지어는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된 이유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크기에 그 잘못을 알지 못한다.
반성 대신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 , " 내가 너를 위해 얼마나 희생했는데!"
부모가 주는 사랑이 모든 자식에게 사랑으로 받아 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부모는 무언가를 해 주기 보다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안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부모는 사랑했다고 하지만 자식은 사랑이 아닌 상처로 받아 들인다.
그 상처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못났다고 자책하는 그들이 " 나와 나자신의 화해" 를 하라고 말한다.
부모를 이해하고 화해하기 보다는 " 상처받은 나"와 " 미워했던 내"가 화해를 하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면 더 넓은 마음이 생길테니 그 다음의 화해가 이루어질 수도 있고....
어린시절에 받은 상처는 정말 오래 오래 가는 것 같다. 누군가가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가 평생 그 사람의 마음에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
이 책은 어른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기도 하고,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육아 교육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