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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문명 1~2 - 전2권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평점 :
한국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래서 프랑스인들 보다 한국인이 더 좋아하는 작가라고도 하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한국 사랑은 그의 소설 속에서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는 7살에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초기작인 <개미>는 12살부터 약 20년 동안 개미를 관찰하고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120여 차례의 개작을 거쳐서 출간한 작품이다.
개미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야기와 개미의 생태에 관한 내용은 이런 소설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베르나르의 작품 중에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지식의 거대한 잡동사니 창고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내용이 담긴 보물 창고이다.
그의 소설들에는 내용에 덧붙여서 알아야 할 지식과 상식들이 보물창고처럼 담겨져 있다.
최근작인 <문명 1,2>에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12권>에서 문명을 비롯한 소설을 읽으면서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2019년에 프랑스에서 출간된 <문명 1,2>는 전염병으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사망하고 테러와 전쟁으로 인류의 문명이 사라질 상황에서 인류를 대신하여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쥐떼들. 이를 저지하려는 고양이 '바리테트'와 일행들은 인류 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문명, 즉 고양이 문명을 건설하려고 한다.
주인공인 고양이 '바리테트'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고양이 1,2>의 주인공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 1,2>는 <문명 1,2>의 전작이기도 하지만 <고양이1,2>를 읽지 않아도 <문명1,2>를 읽을 수 있다.
소설에 나오는 전염병은 지금의 코로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페스트와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그 때는 쥐가 옮기는 전염병으로 많은 유럽 인구가 사망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현재, 지구촌의 covid19를 생각하면 페스트가 당시 많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고양이와 인간의 인연은 신석기 시대부터이다. 인간이 농사를 짓게 되니 수확물을 탐하는 쥐가 모이게 되고, 쥐의 천적인 고양이는 인간의 사랑을 받게 된다.
인류 문명은 전염병, 테러, 전쟁 등으로 한계에 이르게 되면서 쥐떼가 극성을 부린다. 쥐떼 들에 포위당한 고양이와 인간.
영리한 고양이는 이를 기회로 고양이 문명을 건설하려는 야심을 갖게 된다. 고양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인간들이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실험을 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실험을 하면서 고양이 등의 머리를 뚫어서 USB를 심고 이를 컴퓨터에 연결한다. 제3의 눈을 장착하여 인간의 많은 지식을 전달하는 실험이다.
그래서 동물들은 자신들이 인류 문명을 대신할 자신들의 문명을 만들고자 한다.
책을 읽으면서 동물들이 지적하는 인간의 악랄한 행동을 새삼 느끼게 된다.
돼지에게 살을 찌우기 위해서 한 사육 방법, 도축방법, 거위간을 얻기 위해서 한 인간의 행동,
투우장의 소, 인간의 장기 이식수술에 적합한 돼지에게 행한 심장판막, 간, 피부, 심장 등 이식을 위해서 한 잔인한 실험, 당뇨병 환자 투여를 위한 인슐린 투여....
인간이 동물들에게 얼마나 잔인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 경악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쥐들을 물에 빠트려서 얼마나 버티는가에 대한 실험, 그리고 실험 후에 살아 있는 쥐의 머리를 잘라 각각의 쥐의 뇌에서 분비된 물질을 추뤂하는 과정은 차마 끝까지 읽기가 힘들다.
쥐 중의 왕인 티무르는 실험실 쥐에서 왕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설의 내용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편의 우화라고 할 수 있지만,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인류가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전세계가 전염병을 물리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하였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소설 속의 한 문장이 떠오른다.
인간을 재판하던 돼지는 이런 말을 한다.
" 인간들은 이 세상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오, 세상은 그들 이전에도 존재했고 그들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니까"
어떤 과학 소설에는 인간이 발명한 로봇에 의해서 인간이 멸망하는 이야기도 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건 문명이다. 문명은 가진 인류는 동물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걸 알게 된 동물들은 인간에게서 인간의 문명을 대체할 그들의 문명을 꿈꾼다.
허무맹랑한 소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간의 지나온 발자취, 인간이 동물들에게 행한 악행들을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