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1~2 - 전2권
이철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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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출간된 <연탄길>을 기억하는 독자들은 많을 것이다. '가슴 찡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인 연탄길은 그 이후에 2편, 3편까지 나왔다.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았고, 어른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 보기도 했다. 당시에 430만 부가 판매됐다고 하니 베스트셀러 중의 베스트셀러이다.

<연탄길>의 저자인 '이철환'작가가 오랜만에 우리 사회의 민낯을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는 2권의 책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힘들기만 한 사람들, 경제적으로도 힘겨운데, 서로를 향하여 할퀴고 상처를 주고 있다.

거리두기는 필요한 사회지만 사람다움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 지금 대한민국은 상처로 가득하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불의와 불신과 폭력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감동과 반전과 유머를 오가며 우리 시대의 문제를 경쾌하고 발랄하게 풀어내고 싶었다.  소설 속의 인물들을 통해 한국 사회를 병들게 한 여러 사회문제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

' 한국 사회를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 (책 뒷표지 글 중에서)

<연탄길>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를 위한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였다면, <아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시작에는 <연탄길>의 내용이 12매 정도 그대로 담겨져 있다. 짜장면에 얽힌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이 소설의 배경은 중국집 고래반점이다. 주인인 용팔과 영선은 어릴적부터 마음의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다.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살아가는가 하는 점이 다르기는 하지만...

고래반점에 고아인 인헤와 인석이 온다. 엄마는 집을 나가고 할머니는 돌아가셔서 곧 삼촌집으로 가야 되는 아이들이다. 인혜는 동생 인석의 생일날 짜장면을 사주려고 중국집에 와서 짜장면 한 그릇을 시킨다. 누나는 배가 아파고 못 먹는다고...

고래반점 여주인인 영선은 아들에게 아이들의 사정을 듣고는 짜장면 두 그릇을 갖다 준다. 영선이 아이들 엄마의 친구라고 하면서...

용팔은 자신의 아내인 영선의 그런 행동이 못마땅하다. 고아원에서 자랐던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  때문에...

<연탄길>에 나오는 남매와 짜장면 이야기는 '구리 료헤이', '다케모도고노스케'의 <우동 한 그릇>을 연상하게 한다.

이야기의 내용은 섣달 그믐날 밤, 우동집에 세 모자가 와서 우동 한 그릇을 시킨다. 미안한 마음으로 주문을 하는 모자를 본 주인은 혹시라도 그들의 마음을 다칠까 봐 우동 1/2인분을 더 담아서 준다. 해마다 그런 일이 있은 후에, 세 모자는 이번에는 우동 2인분을 시킨다.

주인은 우동 3인분을 담아서 준다. 그리고 소식이 없던 세 모자는 14년 후에 다시 우동집을 찾는다. 두 아들은 훌륭한 성장하였고, 그들은 우동집 주인이 자신들에게 베풀어 주었던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편의 이야기는 진정한 배려와 감사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준 소설이다.

몰인정한 것만 같은 용팔도 겉으로는 투덜거리지만  속 마음은 따뜻하다. 길고양이 새끼를 극진히 돌보기도 하고,  독서모임에서 만난 시각장애인 인하와는 제법 어려운 책들에 대해서도 토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독서가이다.

용팔은 소설을 쓰기 위해서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그때 그때의 단상들을 써 내려가는데 그 내용들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용팔의 아들 동현은 학교 친구 서현을 짝사랑하는데, 서현은 고래반점 건물주의 딸이다. 전교 1등을 하는 서현이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인하여 외롭고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가출을 하게 된다.

서현의 아버지인 최대출은 건물주라는 지위를 악용하여 악행을 자행한다.

 

 

책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데, 그건 바로 어둠 속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려는 삶이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책 속의 내용 중에 '카를 구스타프 융'의 '어둠은 어둠이 아니었다. 어둠이 감추고 있는 빛의 실체가 있었다. 그것을 융은 '어둠의 빛'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언젠가 깜깜한 밤 바다에서 서 있었던 때의 생각이 난다. 암흑 속에서도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넘실거리는 파도 속에서 검푸른 바다를 볼 수 있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긴 터널을 지나면 그 끝에는 환한 빛이 있듯이, 어려운 삶을 살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성실함과 꾸준한 노력은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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