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네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34
박현숙 지음, 박성은 그림 / 책고래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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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네>는 책고래 마을 34 번째 책이다. 글을 쓴 박현숙은 독서교육을 전공하고 독서 논술, 독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림을 그린 박성은은 '나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박성은이 쓰고 그린 책으로는 책고래마을 28번인 <나의 여름날>이 있다. 도시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놀이공간이 꾸며진 키즈카페에서 논다. <나의 여름날>은 그런 삭막한 도시의 어린이들과는 달리 자연 속에서 신나게 여름을 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어린날의 추억 속에는 외할머니댁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할머니 보다는 외할머니가 더욱 포근하게 느껴지는 그런 어린날을 가진 어른들이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외할머니네>는 그런 이야기와는 다른 주제의 그림책이다.  

엄마의 그리움으로 마음은 가득 차 있지만 겉으로는 나타내지 못하고 외할머니댁에서 지내는 어린 아이의 마음이 잘 나타난 그림책이다.

외할머니네, 엄마가 함께 없다면 그곳은 어린 아이에게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공간일 수 밖에 없다.

어느날, 수영이에게는 남동생이 생겼다. 동생은 잘 놀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시도 때도 없이 운다. 외할머니는 수영이를 데리고 기차를 탄다. 수영이가 잠깐 잠을 자다가 깨어보니 외할머니네에 도착해 있다. 수영이가 떠나는 날, 엄마는 수영이 손을 잡아 주지도 않았다. 아마도 엄마는 딸을 친정으로 보내는 마음이 아파서 문 뒤에서 그 모습만을 지켜 보았을 것이다.

 

 

도시에 살던 수영이는 외할머니네의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그래도 속마음을 내 비치지 않는다.

외할머니가 살짝 입에 넣어주는 누룰지가 고소하고,

 

 

다락에서 꺼내 주는 눈깔 사탕이 맛있고,

목욕을 한 후에 마시는 초코 우유가 달콤하다고 생각한다.

 

 

할머니가 내 입에 누룽지를 넝허 주었습니다.

누룰지가 참 고소합니다.

나는 엄마가 하나도 한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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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다락 위에서 눈깔 사탕을 꺼내 주었습니다.

눈깔 사탕이 입안에서 요리조리 움직입니다.

나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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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하고 나서 마시는

초코 우유는 정말 달콤합니다.

나는 엄마가 한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은 수영이의 진짜 마음일까?

엄마와 헤어진 마음의 아픔이 크겠지만 아이는 담담하게 외할머니네의 시골 생활에 적응하는 듯하다.

 

 

그래서 수영이의 마음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

수영이의 꾹 참았던 눈물은 손달구지를 끌고 가는 어미 소가 트럭에 실려 가는 송아지를 보는 모습에서 잘 나타난다.

 

" 할머니, 송아지들이 울어요!"

" 송아지들은 원리 우는 눈이다."

송아지들은 이제 어미 소를 못 만날 지도 모릅니다.

송아지들이 우는 걸 보니 엄마가 조금 보고 싶습니다.

 

 

이 장면에서 읽는 사람들의 마음이 울컥해지는 것은 그림책 속의 그림이다.

양쪽으로 펼쳐진 그림책에 수영이의 눈이 그려져 있다. 한 쪽은 눈물이 맺힌 눈망울, 그리고 한 쪽은 그동안 참았던 수영이의 눈물을 머금은 눈망울....

 

 

덜컹 덜컹 기차 소리에 엄마가 보고 싶고...

결국, 아이의 진심이 나타난다.

"덜컹 덜컹 기차가 지날 때마다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엄마를 보고 싶은 그 마음은 병에 걸려서 온 몸에 열이 나니 "엄마, 엄마!" 부르게 됩니다.

아이에게 있어서 엄마의 존재는 큰 울타리와 같다. 엄마와 헤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힘겨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꿋꿋하게 엄마가 보고 싶지 않다고 속마음을 숨기는 아이...

 

 

엄마와 헤어져서 느끼는 아이의 감정이 고스란히 그림책 속에 나타난다.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표현되어서 더욱 가슴이 뭉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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