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 인문여행 시리즈 2
하진희 지음 / 인문산책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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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한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다. 어린이들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로마 신화 몇 가지는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 인도 신화라고 하면 많이 낯설게 느껴진다.

그런데 세계 신화라고 하면 서양에서는 그리스로마 신화, 동양에서는 인도 신화를 꼽는다고 한다.

<인도 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은 인도 신화를 읽으면서 그 신화와 관련된 인도 민화를 볼 수 있는 이색적인 신화집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인도 민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에는 약 150점에 이르는 인도민화 작품이 소개되는데, 이 작품은 이 책의 저자인 미술사학자인 하진희 박사의 소장품들이다.

저자는 20여 년에 걸쳐서 인도 민화를 수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도신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신화란 "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 갇혀 있는 인간의 삶 저너머에 있는 무한히 넓은 세상" (p. 8), "우주 만물의 생성원리에 대한 의문과 인간의 힘으로는 알 수 없는 영원한 세계와 인간을 뛰어 넘는 존재에 대한 즐거운 상상의 이야기" (p.8)이다.

우리에게 신화는 과거 완료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인도인에게는 과거완료형이 아닌 그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신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인도인들의 삶은 신을 경배하고 찬미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도인에게 있어서 신은 수백 억 명에 달한다고 하니, 신의 숫자만큼이난 많은 신화가 인도에는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인도신화를 바탕으로 신의 형상이나 신화내용을 그린 작품들이 인도 민화다. 인도 민화를 볼 기회가 있었다면 팔, 다리가 여섯 있거나 머리가 여럿 있는 그림이 떠오를 수도 있는데, 그런 그림들은 인도 민화의 일부에 해당한다.

인도인들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민화를 그린다.

인도민화는 크게는 마두바니 민화, 왈리 민화, 남부지방 민화로 나눈다. 이 책을 다 읽게 되면 민화를 보면서 그 특징에 따라서 어떤 민화에 속하는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색이 있다.

마두바니 민화는 특정한 문양이나 신의 형상에 대한 표현이 잘 나타나 있다.

왈리 민화 인도의 마하라 슈트라 중의 타네 지방에 사는 왈리 부족의 그림인데, 그들에게 그림은 유일한 장식품이자 세상을 보는 관점의 표현이다. 그래서 왈리 민화을 통해서는 왈리 부족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 마을풍경을 그린 그림에서는 가옥형태, 그들이 종사하는 일이 농업임을 알 수 있는 수확에 관한 그림, 축제, 결혼식 그림들이 주를 이룬다. 그림은 주로 소똥을 여러 번 발라서 바탕을 마련한 천이나 흙벽 위에 흰 쌀가루로 그린다.

왈리 민화는  검정색 바탕에 나무, 공작, 호랑이, 사슴, 공작, 쥐 등이 많이 등장한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그린 그림처럼 천진난만하다.

남부지방 민화 면직물이나 비단, 나뭇잎 위에 천연염료로 다양한 힌두교의 신화를 주제로 그린다. 인도의 남부는 천연자연이 풍부해서 천연염료로 채색을 한다. 그래서  회화의 재료와 기법이 다양하다.

인도신화는 크게 나누면 베다신화와 힌두교 신화다. 인도에는 많은 신들이 있지만 그들 중에서 삼신은 창조의 신인 브라마, 보호의 신인 비슈누, 파괴의 신인 시바가 있다. 브라마는 어둠 속에서 깨어나자 마자 우주 삼라만상을 창조했다. 비슈누는 창조자, 유지자, 파괴자로서 삼신일체이다.

인도민화를 감상하려면 그림과 관련이 있는 신화를 알아야  민화를 이해할 수 있다.

인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신화는 <라마야나 >이야기인데, 아요디아의 왕자 라마와 그의 아내 시타의 이야기인데, 이들을 도와주는 새들과 숲속의 동물들이 등장한다. 이 신화 속에는 효성과 복종, 용기와 힘, 인내와 희생, 단결과 충성 그리고 우애와 우정이 담겨 있다.

<라마야나>신화를 바탕으로 그린 민화가 책 속에는 여러 장이 소개된다. 모두 신화의 한 장면들이다.  그림의 바탕을 붉은 계열로, 사람얼굴과 동물얼굴은 검정이나 푸른색 그리고 주황색 등의 최소한의 색만을 사용한 민화가 있는데 바탕색이 붉은 색 계열로 아주 강렬한 느낌을 준다. 그런가 하면 <악마 왕 라비나와 싸우는 라마>의 그림은 다른 민화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민화다.

부와 명예의 신, 가네샤를 그린 민화는 비단에 석채와 금분으로 그려졌다. 검은 바탕에 형광빛이 도는 민트색이 색채의 조화를 이룬다. 세부장식들은 화려하다. 인도민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팔이 여럿 달린 그런 모습이다. 민화 속에는 코끼리가 등장하는데, 인도인에게 코끼리는 신성한 존재다.

힌두교의 삼신인 브라마, 시바, 비슈누와 만나 그 신들의 특성에 따른 여신이 탄생한다.

신화에 등장하는 자연 중에는 태양신인 수리야, 수리야는 태양신답게 황금색 눈, 황금색 손, 황금색 혀를 가지고 있다. 빛나는 흰색 말이 끄는 전차를 타고 하늘을 날아 다닌다.

 태양신에게서는 광선이 뿜어져 나온다. 태양신은 오곡을 풍성하게 수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풍요로움을 표현하기도 한다.

달의 여신 찬드라, 불의 신 아그니, 비의 신 인드라, 그리고 인도인들은 자연을 예찬한다. 그래서 민화 속에는 인도인이 사는 집 보다 자연환경인 나무, 꽃, 거북, 물고기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그들이 사는 집 보다는 동식물 등의 자연이 비중있게 그려진다.

인도인에게는 뱀도 신이다. 그래서 민화 속에 자주 등장한다. 힌두교에서 뱀은 비슈누 신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뱀은 귀엽고 친근감있게 표현된다.

인도 비하르주 미틸라 지역에서는 여성이 청혼 그림을 그려서 남성에게 구애를 한다. 구애를 위한 청혼 그림이니 정성이 가득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민화는 그 시대, 그 지역의 생활상, 풍습 등을 나타낸다. 그래서 우리는 인도민화를 통해서 인도 문화의 한 측면을 살펴 볼 수 있다.

인도신화의 내용은 우리나라의 전래 동화나 신화와 비슷한 이야기들이 다수 있다. 특히 왈리부족은 신화 속에 메시지를 담아 놓았는데, '신에게 봉헌하는 것을 아끼지 마라', ' 착한 이들은 항상 복을 받는다.', ' 은혜을 베풀면 복을 받는다.', '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 '가진 것을 나눠라' 등과 같은 교훈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인도신화는 신화대로, 인도민화는 민화대로 그 가치와 의미를 내표하고 있다. 신화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가 읽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내용이다.

인도민화도 강렬한 색채의 민화부터 잔잔한 분위기의 민화까지 다채롭게 소개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어떤 책에서도 읽고 볼 수 없었던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며,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인도인의 삶의 기록을 접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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