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당신이 옳다"

책제목이 너무도 맘에 들었다.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빚을 때에 우린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가?

거의 대부분이 '나는 옳다, 당신이 틀리다'라고 생각한다.

아니, 틀리다는 표현이 잘못된 표현이지만, 나와 다르면 모두 틀리다는 생각을 갖고 내 생각만을 고집하게 되니, 인간관계가 꼬이고 힘들어 지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이와같은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내 자신의 언행이 반드시 옳다고 고집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그 상황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래서 '내가 옳다'고 생각되더라도 '당신이 옳다'라고 바꾸어 생각해 보니 살아가는게 훨씬 편안해 지는 걸 느끼게 된다.

제목이 맘에 들어서 읽게 된 <당신이 옳다>의 저자인 '정혜신'의 <홀가분>을 오래 전에 읽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느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정혜신'은 30여 년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적정 심리학이란 분야가 낯설기만 하다.

'적정 심리학'이란 새로운 그릇에, 손수 지어서 허기를 해결하는 집밥처럼 자신의 심리적 허기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의 근본 원리를 담았다.  '적정 심리학'은 그녀가 현장에서 실제로 수많은 사람을 살린 결정적 무기인 '공감과 경계'를 기본으로 한 실전 무술 같은 치유법이다. (저자 소개글 중에서)

'적정 심리학'이란 나와 내 옆 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소박한 심리학이다. 안정적인 일상을 위해서 꼭 필요한 집밥 같은 치유를 적정심리학이라 한다.

저자는 병원과 현장에서 쌓아 올린 30여 년의 치유 경험과 내공을 집대성하여 <당신이 옳다>를 펴냈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힘겨운 일이 있었지만 꿋꿋하게 잘 견디던 친구의 전화를 받게 됐다.

문득 생각해 보니 삶이 외롭다고 느꼈던 친구....

이 책의 내용 중에 " 누군가의 속마음을 들을 땐 충조평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글이 생각났다.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 놓고 이야기를 할 때에 충조평판은 절대 금지란다. 충조평판이란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말한다.

존재 자체와 존재의 느낌에만 집중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이 스스로 알아서 필요한 맞춤 처방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그동안 나는 주변 사람들의 속마음을 많이 들어 주는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서로 갈등을 빗대 있는 A와 B가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어떤 이는 나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결 방법을 찾게 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바로 적정 심리학에서 말하는 그런 치유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의 이런 경험들을 되짚어 보면서 책을 읽으니 많은 도움이 됐다.

감정도 그렇다. 슬픔이나 무기력, 외로움 같은 감정도 날씨와 비슷하다. 감정은 병의 증상이 아니라 내 삶이나 존재의 내면을 알려주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우울은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높고 단단한 벽 앞에 섰을 때 인간이 느끼는 감정 반응이다. 인간의 삶은 죽음이라는 벽 앞에 섰을 때 인간이 느끼는 감정 반응이다. 인간의 삶은 죽음이라는 벽, 하루는 24시간뿐이라는 시간의 절대적 한계라는 벽 앞에 있다. 인간의 삶은 벽 그 자체다. 그런 점에서 모든 인간은 본질적으로 우울한 존재다. 그러므로 우울은 질병이 아닌 삶의 보편적 바탕색이다. 병이 아니라 삶 그 자체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우울의 질곡에 빠지면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아 평생 우울의 감옥 안에 갇혀 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득하고 막막하다. 홀로 헤쳐 나가기 버거울 때도 많다.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다. 그럴 때 내게 필요한 도움은 일상에 밀착된 '도움이 되는 도움'이어야 한다. (p. p. 86~87)

우울증이란 일반인의 편견이자 현대 정신의학의 세뇌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를 잃은 슬픔, 질병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 은퇴 후의 무력감과 짜증, 피해의식 이런 것들은 흔하게 마주하는 삶의 일상적 숙제들이다. 우리가 서로 도우면서 넘어서야 하는 우리 삶의 고비들이다.

어떤 말이 아니라 내 고통에 공감하는 존재가 치유의 핵심이 된다.

내 고통에 진심으로 눈을 포개고 듣고 또 듣는 사람, 내 존재에 집중해서 묻고 또 물어주는 사람, 대답을 채근하지 않고 먹먹하게 기다려주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상관없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해 주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다. 그 '한 사람이 있으면 사람은 산다' (p, 109)

공감은,생각과 감정들이 실타래처럼 엉켜서 나도 어쩌지 못하고 있는 그 부위에 미사일처럼 정확하게 꽂히는 치유 나노 로봇이다. 이 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고 정교하며 부작용없은 치유제를 나는 아직 만난 적이 없다. (p. 138)

공감, 나와 당신을 살리는 심리적 CPR 이다.

마음에 작은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가족관계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