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사용법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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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흘러 넘쳐도 좋아요>는 작가 백영옥이 방대한 독서를 통해 수집한 인생의 문장들 중 정수를 담은 에세이다. 매일매일 일상 곳곳에서 밑줄을 수집해, 아픔을 토로하는 사람에게 약 대신 처방할 수 있는 문장을 쓴다. 상처의 시간을 겪은 사람들에게 잠이 오지 않을 때 마시는 따뜻한 차 한잔과 같은 문장으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작가의 오랜 기쁨이다. (작가 소개글 중에서)

제가 그어온 책 속 밑줄 중 단 하나라도

당신의 상처에 가닿아 연고처럼 스민다면

그것으로 저는 정말 기쁩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백영옥은 필력이 뛰어난 작가이기에 그가 쓴 소설들도 좋아하지만, 요즘에는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글들이 담겨 있는 에세이를 주로 읽게 된다.  

특히,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은 모두의 추억 속의 동화인 <빨강머리 앤>을 통해서 마음에 담을 수 있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그의 꿈은 소설가였지만, 소설을 쓰기 보다는 온라인 서점에서 소설리뷰를 쓰기도 했고, 소설가와 친분을 나누기 보다는  소설가를 인터뷰하는 일을 했고, 광고회사에서는 카피라이터로 카피를 써야 했다.

소설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13년간 신춘문예에 낙방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신춘문예에 떨어지는 글들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서 일까, 아니면 분석력이 뛰어나서 일까. 작가의 글 속에는 우리의 삶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다양하게 해석하여 독자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는 힘이 있다.

그건 어쩌면 독서력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됐다. 백영옥 작가는 1년에 500여 권의 책을 읽는다. 그리고 그 책들에서 마음에 담아 놓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글들에 밑줄을 친다.

그 밑줄이 쌓이고 쌓여서 '인생의 문장'이 된다.

작가가 책 속에 그은 밑줄들은 그의 삶과 독서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 중의 많은 밑줄들은 다시 독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로 전달된다.

<그냥 흘러 넘쳐도 좋아요>의 내용을 보니, 작가이기에 주로 문학작품만을 읽을 것이라는 생각은 나의 편견이었다. 독서 분야가 다양하다. 소설을 비롯한 문학작품은 물론, 자기계발서, 과학서적, 경제서적까지 읽는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아팠던 건, 샤이니 종현의 죽음에 관한 내용이다. '푸른밤 종현입니다'에서 라디오 디제이와 게스트로 만났던 인연이 있는데....

유독 글쓰기를 좋아했던 종현에게 백영옥 작가는 힘이 되어 줄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종현의 소설책 <산하엽>이 궁금해졌다.

나와 그의 관계가 아니라, 나와 그녀의 관계가 아니라, 나와 나의 관계를 규정하는 일이 가장 시급합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말이죠,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시켜주는 필요로 하게 되거든요. 자기 자신의 마음을들여다 보지 않기 때문에, 거울을 보듯 그의 웃는 얼굴을 봐야 안심할 수 있는 겁니다.

당신은 '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요? (p. 34)

갈등에는 많은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건,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다른 존재라는 걸 인정할 때, 나의 다름도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p.p. 112~113)

삶에 있어서 좋은 날만 있다면 과연 행복할까? 일곱 빛깔 고운 무지개은 비가 와야지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작가는 말한다. 울고 싶을 때는 울고, 기쁠 때는 기쁨을 즐기라고..... 그러다 가끔은 흘러 넘쳐도 좋다고.

매일이 아닌, 가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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