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안녕? 아가, 안녕?
김새별 지음 / 현암주니어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제목이 <엄마, 안녕? 아가 안녕?>이다. 책 소개글을 읽을 때는 <엄마, 안녀?>, <아가, 안녕?> 이렇게 2권의 책인 줄 알았다.

   

무심코 <아가, 안녕?>을 중간 정도 읽다가 갑자기 책이 거꾸로 인쇄되어 있다. 이상해서 자세히 살펴 보니, 이 책은 <엄마, 안녕?>이라고 쓰여진 쪽에서 읽으면 아가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가, 안녕?>이라고 쓰여진 쪽에서 읽기 시작하면 엄마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결국에는 엄마와 아가의 이야기로 합쳐진다.

같은 상황을 아가는 이렇게 느꼈고, 엄마는 또 저렇게 느꼈고, 그것이 결국에 아가의 탄생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그러니까 엄마는 아가를 임신하고 있고, 아가는 엄마 뱃 속에서 엄마의 모든 행동에서 비롯된 현상을 뱃 속에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아가의 이야기부터 읽기 보다는 엄마의 이야기부터 읽으면 아가의 행동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거꾸로 읽는다면, 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인 김새별은 경영학을 전공했다. 광고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으며, 에세이 <엄마로 자란다>를 출간한 작가이다.

<엄마, 안녕? 아가, 안녕?>은 작가의 첫 그림책이다. 이야기 속의 엄마처럼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기에 책 속의 이야기는 곧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초음파 사진을 보고 있는 엄마와 아빠, 초음파 사진 속의 아주 작은 점. 그 순간 아가는 딱 세 발만 뛸 수 있는 작은 섬에 살고 있다가 한 발을 더 뛰어 본다.

아가가 뛰어 내린 곳은 바닷속. 퐁당 빠지는 그 순간 아가는 초음파 속의 한 점이 된다.

입덧이 심했던 엄마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그 순간 아가는 아이스크림 고래를 만나서 바닐라 맛을 한 입 먹고 발을 동동 굴렀다.

엄마는 힘든 날에 눈물이 뚝 떨어진다. 그러다가 아가를 생각하고 눈물을 멈춘다.

그 순간 아가는 빗방울을 맞게 된다. 그림 속의 눈물이 번진 듯한 빗방울이 바로 엄마의 눈물.

엄마가 눈물을 흘리면 아가는 비를 맞고,

엄마가 기운이 없으면 아가는 구름 위에 누워 있게 되고...

엄마가 웃으면 아가는 활짝 핀 꽃들과 어울려서 활짝 웃게 된다.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되는 엄마와 아가의 이야기.

아가는 엄마에게 데려다 준 바람 보다도 더  따뜻한 엄마의 품에 안긴다.

이 책은 1권의 책이지만 2권과 같은 효과를 가져다 준다. 엄마의 이야기가 큰 그림이라면 아가의 이야기는 작은 그림이면서 뱃 속의 아가의 활동을 상상하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책은 유아를 위한 그림책이기는 하지만 엄마에게도 뱃 속의 아가를 상상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기에 태교 동화로도 손색이 없다.

엄마의 눈물이 아가에게 미치는 영향, 아가를 즐겁게 하는 엄마의 행동, 태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해 준다.

그래서 아가와 엄마의 만남은 그 어떤 만남 보다도 고귀하고 행복한 만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