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미술관 - 길 위에서 만난 여행 같은 그림들
박준 지음 / 어바웃어북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인지는 기억에 없는데, 여행 에세이를 많이 읽다보니 접하게 된 책 <온 더 로드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지금은 4개의 여권에 500개가 넘는 스탬프를 찍은 저자이지만 전세계를 여행하기 이전인 그당시에는 카오산 로드에서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가 활보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낯선 길 위에서 만난 여행자들을 통해 그들이 왜 여행을 떠나고, 그 속에서 어떤 즐거움을 느끼는가를 책 속에 흥미롭게 써 놓았다.

이 책은 여행 에세이로는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책이다.

무심코 책제목만 보고 고른 <여행자의 미술관>은 오랜만에 만나게 된 '박준'의 책으로 '길 위에서 만난 여행같은 그림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길 위를 떠돌면서 만난 그림 이야기 그리고 여행 이야기....

나 역시 여행을 떠나면 꼭 들리게 되는 곳이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다. 그곳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우리나라에서 기획전으로 열리는 어떤 전시회에서도 볼 수 없는 많은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어떤 작품 앞에서는 넋을 놓고 황홀한 기분에 들뜨게 되니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1994년부터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글을 써 왔다. 그는 " 그림을 보는 순간은 여행과 닮았다" (p. 5)라고 말한다.

저자는 오래 전에 난생 처음으로 뉴욕의 MoMA 에서 그림을 보던 옆 사람의 황홀한 표정을 이야기한다. 그런 황홀한 표정은 어떤 작품 앞에서 나도 느꼈었기에 이해가 간다.

흔히, 여행과 미술관를 소재로 한 책들은 어떤 한 나라의 미술관을 찾아 다니면서 미술관을 먼저 소개하고, 전시된 작품들을 몇 점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미술관 전체를 설명하기 보다는 어떤 미술관에 있는 작품을 한 작품 씩 소개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고흐의 작품 중 <낡은 구두>, <별이 빛나는 빔>

슈투트가르트 미술관의 <마르타의 초상화>

오버하우젠 가소메터의 <빅 에어 패키지>

이런 식으로 어떤 작품의 경우에는 작품명도 소개하지 않고 그냥 설명을 곁들이기도 한다.

책 속에 소개되는 미술관은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미술관' 아니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많은 미술관' 이 소개된다.

미술관에서, 작품 속에서 여행, 또는 여행자와의 연관성을 찾아 보기도 한다.

책의 목차는,

1장. 미술관에서 꾼 꿈

2장. 미술관에서 만난 사람

3장. 길 위의 미술관

미술관이 아니라도 찾아갈 수 있는 미술과 관련이 있는 곳들. 초상화를 많이 그린 모딜리아니, 그의 초상화 속의 여인들은 눈동자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가 모딜리아니를 만나기 위해서 간 곳은 미술관이 아닌 파리의 페르라세즈 묘지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기차역이 미술관으로 변신한 곳이 있다. 그 중의 한 곳인 함부르거 반호프 현대 미술관.

독일의 촐페라인의 루르 박물관은 이 지역이 탄광이 있던 곳이기에 수직 갱도 7번 석탄 세척장에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독일의 오버하우젠 가소메터는 가스탱크가 거대한 갤러리로 변신한 경우이다. 이곳에서 단 하나의 작품인 <빅 에어 패키지>를 보게 된다.

이런 변신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게 되는가?

저자는 미술관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곳만을 찾아 가는 것이 아니다. 섬마을의 작은 목욕탕, 파리의 작은 카페, 거리의 그래피티, 아이 러브 유 목욕탕, 요하네스버그의 거리....

이런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도 멋진 예술작품, 훌륭한 예술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길 위를 떠돌면서 만난 그림과 삶의 이야기는 어떤 미술관 이야기, 어떤 미술 이야기 보다도 멋진 여행자의 삶과 예술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