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가 사랑한 순간들 - 헤세가 본 삶, 사람 그리고 그가 스쳐 지나간 곳들
헤르만 헤세 지음, 배수아 엮음.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고등학교 시절에 단골 필독 도서에 올라 오는 책 중에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가 있다. 독후감 숙제이기도 했기에 읽었던 그 책들.

어른이 되어서 읽으니 학창시절에 읽었던 책과는 너무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책들이 왜 명작인지를 깨닫게 해줬다.

그런데,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만 알고 있던 '헤르만 헤세', 즉 작가에 대한 책을 몇 권 읽다 보니 '헤르만 헤세'에 대해서 재평가하게 된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배수아가 번역한 책인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헤르만 헤세 ㅣ 그책 ㅣ 2018>도 얼마 전에 읽으면서 또 한 권의 '헤르만 헤세'에 관한 책을 알게 됐다.

<헤세가 사랑한 순간들>이다. 이 책은 배수아가 엮고 옮긴 책이다. 지금까지는 헤세의 소설을 주로 읽었는데,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산문 선집이다.

" 소설가 배수아가 헤세의 산문 중 헤세적인 특성을 갖춘 작품들, 헤세의 독자적이고 고집스러운 정신세계를 잘 나타내는 내용을 담은 글들, 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글들, 작품 뒤 드러나지 않았던 헤세를 알 수 있는 글 등을 선별해 번역한 헤세 산문집이 을유문화사에서 나왔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헤세의 글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헤세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출판사 책소개글)

책소개글처럼 '헤르만 헤세'의 다양한 산문들을 모아 놓았다.

" 헤세가 본 삶, 사람 그리고 그가 스쳐 지나간 곳들" (책 겉표지글)

책의 구성은, 1. 헤세의 방랑

                  2. 헤세, 그리고 사랑

                  3. 헤세가 본 사람들

                  4. 헤세의 생각

헤세는 1933년 독일에서 히틀러가 제국 수상이 되자 <거부>라는 시를 썼는데, 그 내용은 파시스트가 되느니 파시스트에 맞아 죽고, 공산주의가 되느니 공산주의자에게 맞아 죽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1939년에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달갑지 않은 작가'로 분류되어 저작들이 압수당하고 출판이 금지되기도 했다.

그는 독일에서 출생했지만 스위스 남부 테신에서 살면서 그곳을 제2의 고향이라고 했다.

헤세는 평생 자연과 방랑을 사랑하여 여행을 많이 다녔다. 유럽은 물론이거니와 1911년에는 아시아여행을 3개월간 떠나기도 했다. 인도 여행중에는 종교적 영감을 받기도 하는데, 그것이 <싯다르타>라는 작품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는 인도의 정신문화는 경건하면서 풍부한 영혼을 담고 있으며 수준높은 철학이라고 쓰기도 했다.

또한 중국사상에서는 실제적인 삶의 지혜를 얻고 책 속의 산문에는 노자, 장자까지 거론한다. 1959년에 쓴 산문에는 중국인의 티베트 정복에 대하여 무자비한 민족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헤세의 인도인과 중국인에 대한 견해, 이들의 문화까지 자세하게 살펴보면서 이들의 문화는 유럽의 문화에 뒤지지 않는 내용과 아름다움이 있다고 산문 속에 담아 놓기도 했다.

헤세는 자신을 일컬어 방랑자, 수채화가라고 말한다. 책 속에는 그가 그린 수채화는 담겨 있지 않으나, 다른 책에서 본 적이 있는데 수준급이다.

헤세의 여행에 대한 견해는 남다르다.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현지인 속에 스며드는 방랑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아름다운 풍경에 감동하고 자연을 사랑한다.

그래서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하는 관광지에 몰두하는, 사진찍기에 급급한 관광여행을 혐오한다.

소박한 어떤의 자연에 푹빠져서 방랑자가 되는 것이 헤세의 여행이다.

헤세의 생각 중에는 <어느 공산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가 있는데, 그는 국가 사회주의를 대체할 만한 정치이념인 공산주의에 관삼을 가졌으나, 폭력에 대한 혐오와 서로 다른 문학관  때문에 그들과 같은 글을 갈 수 없다는 입장을 말하기도 한다.

<짧게 쓴 자서전>에는 헤세의 어린 시절과 청년시절의 에피소드, 사랑과 열정에 관한 내용이 있어서 독자들에게는 흥미롭게 읽힐 수 있는 산문이다.

작품 중의 일부가 소개되기도 하는데, <황야의 늑대>, <요양객>, <싯다르타> 중의 아주 짧은 부분이다.

지금까지 헤세의 소설들도 읽고, 다른 작가들에 의해서 씌여진 작가와 관련된 책도 읽었지만 그 책들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많은 부분을 헤세의 산문, 편지, 짧은 자서전 등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방랑자가 되어서 세상을 떠돌아 다니던 헤세가 만난 아름다운 곳들, 그의 사랑 이야기, 그가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 그의 생각들을 엿 볼 수 있었던 헤세와의 멋진 만남을 가졌던 시간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