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자서전
미셸 오바마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인종차별이 아직도 남아 있는 미국에서 '설마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까?' 하는 생각과는 달리 그는 미국의 제 4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2009년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8년간의 임기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는 장면은 2015년 7월에 있었던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인 피크니 목사의 추도식 장면이다.

총기사건의 희생자 추도식이라는 엄숙하고 비극적인 장례식장에서 오바마는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추모객들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합창했다.

이 장면이 오바마 대통령 집권시의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어떤 설정도, 가식도, 권위도 없는, 보여주기식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 나온 진정한 모습...

그 이전에도 오바마 대통령을 존경했지만, 이 순간을 본 이후에 오바마의 진심어린 행동에 찬사를 보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오바마의 행적을 지우려는 정책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는 미국의 존경받는 대통령 중의 한 사람이다.

오바마에게 따라 다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미셸 오바마에게 따라 다니는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

오바마에 관한 책은 몇 권을 읽었지만 미셸 오바마에 관해서는 오바마 집권 초기에 백안관에서  유기농 채소를 기르는 텃밭가꾸기에 관한 기사를 본 것 빼고는 특별히 생각나는 이야기가 없다.

그런데 이번 11월에 미셜 오바마의 첫 자서전이 출간됐다. 출간 전부터 트럼프와의 신경전도 있었다/

오바마를 좋아하기에 그를 내조한 미셸 오바마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씌여져 있을까?'

그런데 책의 몇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너무도 솔직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자서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카고의 변두리에서 태어나 여자 아이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오빠와의 이야기, 부모님과의 이야기...

평범하면서도 가식이 느껴지지 않는 소박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러나 어린시절에도 승부욕은 있었던 것 같다. 유치원생때에 색깔카드 읽기에서 막히자 다음 날, 선생님에게 시험을 다시 보겠다고 하는 의욕적인 모습.

" 야망이 있는 아이였지만, 정확히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는 아직 몰랐다. 이제 와서 돌아보면, 어른이 아이에게 뭘 물을 때 '크면 뭐가 되고 싶니?'만큼 쓸데 없는 질문이 없는 것 같다. 이 질문은 성장을 유한한 과정으로 여긴다. 우리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 무언가가 되면 그것으로 끝인 것처럼 여긴다. " (p.9)

결국 당당히 금박지 별을 다는 어린이는 결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미셸 오바마의 학창시절 이야기, 오바마와의 만남 그리고 사랑이야기, 결혼을 하게 된 이야기, 두 딸 말리아와 사샤의 엄마로서의 이야기....

그리고 대통령 선거전에서의 이야기, 백악관에 들어가게 된 날의 이야기, 그후 백악관 생활과 자녀의 교육에 관한 이야기...

미셸 오바마는 '흑인 퍼스트레이디가 어떠한 퍼스트레이디가 될까' 하는 사람들의 편견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미셸은 백악관에서의 삶에 대해서 특별한 즐거움과 함께 시련도 경험하게 된다. 퍼스트레이디라는 화려함 보다는 그 이면에 이야기에서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의 진솔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백악관에서의 8년의 삶을 마친 미셸은 공직 출마의 의향은 전혀 없다고 딱 잘라서 말한다.

트럼프 정부에 대한 생각도 담겨 있는데,

" (...) 버락이 물러난 뒤로, 나는 속이 뒤집히는 뉴스를 너무 많이 접했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떠올리면 분통이 터져서 밤에도 잠을 못 이루곤 한다. 현 대통령의 행동과 정치적 의제 때문에 많은 미국인이 자신을 의심하고 나아가 서로를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지켜보기가 너무 괴로웠다. 약자에 대한 배려를 담아 세심하게 설계된 정책들이 역행하는 모습, 미국이 가까운 우방들과 멀어지는 모습,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구성원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비인간적인 대접을 받는 모습, 그런 것을 지겨보기도 괴로웠다. 가끔은 대체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p. 555)

미셸 오바마의 이런 생각은 아마도 버락 오바마에게는 더 큰 고뇌가 되지 않을까....

미국인과 세계인들을 위해서 한 정책들이 하나씩 무너질 때에 느껴야 하는 정책을 실행했던 대통령의 마음이 이 글을 통해서 느껴진다.

<비커밍>은 역대 최고 730억 판권액, 예약 판매만으로도 아마존 1위에 등극한 지금 가장 핫한 화제작이다.

솔직함이 돋보이는 미국 퍼스트레이디의 자서전, 굴곡있는 인생이야기에서 많은 독자들은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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