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사랑 - 개정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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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희랍어 시간 l 문학동네 ㅣ 2011>을 읽은 후에 작가의 작품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출간된 책들을 찾아서 읽기도 했다. 소설, 에세이, 동화까지, 그 중의 산문집인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ㅣ 비채 ㅣ 2007>은 작가의 삶의 모습을 엿 볼 수 있는 책이다.

   

200페이지가 채 안 되는 얇은 책인데, 노래 CD가 수록되어 있다. 한강 작사, 작곡, 보컬이라고  씌

여져 있다.  

작가는 " 소설을 쓰기 전에 시를 썼고, 시는 원래 노래에서 나왔으니까."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p.6)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냥 마음만 소박하게 담자고....

이 책 속에는 흘러간 추억 속의 노래들이 많이 소개된다. 그 노래에 얽힌 오래되어서 빛바랜 추억담까지.

그녀는 글쓰기 뿐만아니라, 음악에도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날 꿈 속에서 선명한 피리 소리를 듣고, 꿈에서 깨어나 그 노래의 소절을 적을 수 있으니.

어느날은 가사없이 피아노와 첼로, 목관악기의 합주를 꿈 속에서 듣고 오선지에 그려 넣을 수 있었으니.

노래에 얽힌 사연도 다양하여, 가곡, 소리, 가요, 팝송 등의 이야기가 정겹게 펼쳐진다.

아버지의 노래인 <황성옛터>, 그리고 어머니의 노래인 <짝사랑>

한강의 글이 다소곳한 듯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조용히 울려 퍼지는 듯한 느낌을 주듯이, 한강이 직접 작사, 작곡하고 부른 10곡의 노래도 그녀를 닮아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한강의 잔잔하면서도 서정적인 동화를 읽었기에 한강의 작품의 특색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채식주의자>, <흰>, <소년이 온다>등을 읽으면서 작품을 해석하기에 쉽지 않고 깊이가 느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에 읽게 된 <여수의 사랑>은 한강이 1994년, 1995년에 문예지 등에 게재한 단편소설 6편을 첫 창작집으로 출간한 책이다.

당시에는 한강이 신예 작가였다. 1993년에 계간 <문학과 사회>에 시를 발표했고, 1994년에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소설집인 <여수의 사랑>은 1995년에 출간됐고, 2012년에 개정판이 나온다.

<여수의 사랑>이 출간됐던 당시의 책 소개글은 다음과 같다.

" 젊은 날의 상실과 방황을 진지하고 단정한 문체로 그려보이는 신예 작가의 첫 소설집. 작가는 세속적 희망을 버리는 대신,삶의 근원성으로서의 외로움과 고단함을 이끌어내고,운명과 죽음에 대한 어두운 갈망과 그것들과의 때 이른 친화감을 키워낸다. " <1995년 여수의 사랑 책 소개글 중에서>

한강의 작품에 대한 문학성은 이미 '황순원 문학상', '만해 문학상', '동리 문학상', '이상 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 한국소설 문학상'을 받으면서 입증이 됐다.

2016년에는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있어서 수상을 하게 된다.

<여수의 사랑>에 수록된 작품은.

<여수의 사랑> : <리뷰> 1994년

<질주> : <한국문학 > 1994년

<어둠의 사육제 > : <동서문학> 1995

<야간열차> : <문예중앙> 1994

<진달래 능선> : <샘이 깊은 물> 1994

<붉은 닻> : <서울신문> 1994

이 중에 <붉은 닻>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품이다.

<여수의 사랑>에 대한 출판사 책소개글을 보면,

" <여수의 사랑』이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스물일곱번째로 출간되었다. 저자 한강은 삶의 치욕들을 헤집어 작가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버리고 지운 기억을 되살리는 지난한 시간을 겪게 한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인간’이라는 상처를 안고 살아온 아픈 시간을 깨우는 뼈아픈 각성의 시간이며, 그때의 기억은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자가 동력을 가동하게 한다.
한강이 자신의 작품에서 그리려고 하는 것은 존재의 피로감, 희망 없음이 주는 좌절감 같은 근원적인 정서적 상황이다. 한강의 인물들은 떠나고, 버리고, 방황하고, 추락하고, 죽음 가까이에서 이 세상에 없는 것들을 그리워한다. 그러면서 존재의 ‘살아 있음’을 일깨운다. 그녀는 삶의 근원성으로의 외로움과 고단함, 운명과 죽음에 대한 갈망 속에서 그것들과의 친화감을 키워낸다. 그녀가 껴안는 인간의 근원적인 슬픔과 외로움은 우리가 어떤 욕망에 사로잡혀 바쁘게 살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를 끈덕지게 사로잡고 있다.

(...) ( 문학과 지성 소설 명작선 27 여수의 사랑 / 문학과지성사 ㅣ 2012, 책소개글 중에서)

<여수의 사랑>에 실린 6편의 단편소설들은 하나같이 세상에서 소외된 외로운 인생들의 고단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성장기에 겪어야 했던 가족의 붕괴, 청춘들이 보여주는 아픈 가족사.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운명을 따라 흘러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을 하게 해준다.

한강의 작품은 한 권씩 찾아서 읽는 재미가 있다. 이번에 읽은 <여수의 사랑>은 우연히 인터넷 서점 중고사이트에서 보게 됐다. 내가 읽은 책은 2012년에 출간된 특별판이다.

한강 소설집 <여수의 사랑>이란 책이 있기에 구입하게 됐는데, 한강의 초기 작품이지만 요즘 발표하는 작품에 뒤지지 않는 문학성이 돋보이는 소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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