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식 자녀 교육법이 열풍처럼 다가왔다. <프랑스 아이처럼>, <프랑스 엄마 수업>, <프랑스 엄마처럼
똑똑하게 야단쳐라>, <프랑스 엄마의 행복 수업>....
프랑스 엄마들의 교육법이 소개된 책들이 이보다 더 많이 출간됐는데, 그렇다면 프랑스 엄마들이 자녀를 교육시키는 방법에는 특별함이 있을
것같다는 생각에 이 중의 몇 권을 읽었다.
프랑스식 육아는 프랑스의 기본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많은 사상가와 전문가들에 의해서 체계화된 교육철학이 있다.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행동하게 하는 자발성을 키워주는 것도 프랑스 육아방법 중의 하나다.
이런 책들은 서양인에 의해서 씌여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프랑스 부모는 아이에게 철학을 선물한다>는 일본 도쿄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유학을 했고 프랑스인과 결혼을
한 두 아이의 엄마이다.
저자인 '나카지마 사오리'는 일본에서 교육을 받았기에 우리나라의 교육방법과 같은 암기식과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저자의 관점에서
분석하게 되는 프랑스 교육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다.
앞에 소개된 프랑스 교육과 관련된 책이 가정을 중심으로 한 자녀 교육에 중점을 두었다면, <프랑스 부모는 아이에게 철학을
선물한다>는 프랑스의 학교 교육에 관한 책이다.
프랑스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우리와는 학제가 다르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교육을 받는지를 전반적으로 분석한다.

저자의 두 자녀가 학교를 다니면서 부모로서 느낀 경험담이 사례로 담겨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부모들은 프랑스 교육을 이해하기 쉽게 접할
수 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교육을 프랑스 학교 교육과 비교함으로써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 것인지를.
그리고 프랑스 교육의 특징과 거기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도 살펴볼 수 있다.
프랑스 교육의 3대 원칙은 의무성, 무상성, 비종교성이다. 공립학교에 다닐 경우에 유아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는 수업료가 전혀 없다.
종교적인 면에 있어서도 학교에서는 종교 대신 철학을 가르친다.

바로 프랑스 중등교욱의 특징은 철학이다. 철학을 배우면 좋은 점은 무엇일까?
철학 수업을 통해서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교육을 받는다.
또한 프랑스 교육의 장점은 무상교육 이외에도 평등교육을 들 수 있다. 모든 학생이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저자가 자녀의 학교 생활을 바탕으로 일본의 작문 숙제와 프랑스의 작문 숙제를 비교해 봤다. 일본의 경우에는 일기와 감상문 중심으로 작문
숙제가 이루어지지만 프랑스의 경우에는 국어교과라고 해도 타교과와 연동이 된다.
예를 들면 제 1차 세계 대전을 공부하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을까 상상해서 쓰는 작문이다. 창작적인 면과
사고하는 능력을 함께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학교는 입학식, 졸업식이 없다. 유급과 월반이 있다. 교실에서 술, 담배, 화장이 허용된다.
담배의 경우에는 중학교까지는 학교 밖에서 허용되지만 고등학교부터은 교내 흡연도 가능하다.
교사들이 파업을 할 수도 있다. 집단 따돌림도 있다.
프랑스 중학생은 고등학교 입시는 없으나 브르베라는 중학교 졸업자격 시험이 있다.
역사, 지리 과목의 경우에 프랑스에서는 중학교 최종학년에서 1년에 걸쳐서 20세기를 배운다. 저자의 경험에 의하면 일본에서의 역사교육은
근현대사는 수업 시간에 쫒겨서 그냥 지나치다시피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중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역사 교과서 끝부분에 해당하기에 어떤 경우에는 수박겉핥기식으로 지나가고, 그보다 더 심한 경우에는 학년말에
해당하는 시기라서 미처 배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 학교에서의 역사시험을 비롯한 대부분의 과목은 전부 논술식으로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다음 문제를 한 번 살펴보자. 어떤 답을 작성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이해하기 위해 갖고 있는 지식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까지 테스트하고 있" (p. 204)기 때문이다.
책의 구성 중 part
5는 " 바칼로레아를 준비하는 시간"이란 주제다.

바칼로레아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대학를 가지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험이다. 그래서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중등교육의 종착점이라 할 수
있다.
고등학교 수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칼로레아를 치르는 방법을 익힌다. 문제는 전부 논술식이거나 구술식이다. 책 속에는 바칼로레아 시험
문제를 제시해 놓았다. 한 번쯤 살펴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과연 이런 문제를 풀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우리의 교육과는 많이 다른 수업방식이 이런 문제도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적을 수 있는 학생들로 만들어 준다.
물론, 프랑스 학교 교육에도 문제점은 있다. 초등학교 교육에서 수학 낙오자가 생기거나 철자, 문법에 좌절하는 학생도 나온다.
중등교육의 경우에 공부를 못하는 학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그러나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는 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주는 특별한 배려도 있다.
이건 교육의 기회균등이라는 차원에서 우리의 교육에서도 본받을 점이다.
이 책은 5 part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part 가 끝나면 Special Page가 있어서 각 part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적어
놓았다.

암기식,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우리들, 발표하고 토론하는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우리들,
프랑스 교육은 창의성을 살펴주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며
지식이란 머리에 쌓아 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여야 하는 것 인가를 가르치는 교육.
프랑스 교육에서 본받을 점을 우리의 교육에서도 적용시켰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