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동물원 - 국어 선생님의 논리로 읽고 상상으로 풀어 쓴 유쾌한 과학 지식의 놀이터 1
김보일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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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을 쉽게 이야기하다

 

 

  읽기 쉬운 글은 마술과 닮았다. 비법을 알기도 어렵지만, 알았더라도 실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쉽게 읽히는 글 뒤에 쌓인 저자의 내공은, 직접 관련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한 시간만 투자해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과학책처럼 다른 이에게 소개하기 힘든 책이 없다. 문학작품은 스토리와 캐릭터의 매력으로 권한다. 예술작품의 미적 감각으로, 스포츠에 관한 책은 취미로 소개한다. 과학적 사실을 다룬 책은 실제 생활에 크게 다가오지 않기에, 과학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 권하기가 어렵다.

 

  저자의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다윈과 동물원이라는 과학에 관련된 키워드를 다루지만, 그 내용이 인간의 삶에 닿아 있다는 점이다. 쉽게 읽게 되고, 지금 내 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눈이 손가락에 달려있지 않는 이유는 부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고, 도도새의 멸종을 통해 안락함에 빠진 인간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과학책이면 떠오르는 딱딱한 느낌이 없다.

 

 

# 다양한 과학책을 만나다.

 

 

  고래이야기가 소개된 『거인을 바라보다』, 진드기의 이야기가 소개된『떡갈나무 바라보기』등 30권이 넘는 책들을 저자는 읽었다. 풍부한 독서의 힘으로 쓴 글이기에 글의 내공이 단단하다.

 

  책을 읽으며,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공학도 발달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만든 발명품들은 자연계의 동물과 신체기관을 모방해서 만든 것들이 많다. 카메라를 비롯해서 동물과 자연과학에 대한 연구가 탄탄해야 인간을 위한 공학도 발달하고 그 혜택을 인류가 다시 돌려받는다는 생각을 했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는 하지 않고, 단기성과를 내는 공학에만 투자하는 한국의 현실을 보며, 장기적인 미래를 보는 눈이 없다는 현실을 확인했다.

 

 

# 인문학적 통찰로 인간사회를 바라보다.

 

 

  개체가 많아지면 강으로 뛰어드는 레밍은 집단 자살로 유명하다. 책을 통해, 레밍이 먹이로 하는 사초과의 식물이 소화를 억제하는 중화액의 생산을 조절해서, 레밍을 소화부족 상태로 만들어, 개체가 많아지면 눈에 보이는 것이 없어 강으로 뛰어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연계에서는 한 종이 독식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데, 인간만이 그 견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이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는 사실을 통해, 과밀집된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분노의 행동을 생각하고, 키스할 때 고개를 돌리는 방향으로 어머니와의 유대감을 확인할 수 있는 사실들이 책에 가득하다. 유대인을 차별했던 히틀러가 동물보호법을 만들어 실험과 생체해부를 금지했다는 사실을 통해, 동물과 인간을 대하는 묘한 이중성을 곱씹어 보기도 했다.

 

  신을 깊이 믿었던 꼼꼼했던 다윈은 어쩔 수 없이 진화론을 이야기했고, 그 이후 과학의 발달을 통해, 자연이 신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가설을 깨졌다. 진화론과 창조론이 경쟁하고 있지만, 신의 있고 없음을 존재하는 일은 모두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하나의 개체들이 발달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인간이 문화인으로 생활한 지 만년이 채 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때로 동물보다 더 잔인한 행동을 하는 모습들이 조금은 이해되기도 한다.

 

  글 뒤에 붙은 댓글은 생각의 폭을 넓힌다. 127p에 혐오감에 관한 댓글이 있다. 구더기, 썩은 시체등을 바라봤을 때 느끼는 혐오감은 질병을 옮기는 매개물에서 몸을 지켜준다. 저자는 아이들이 아무거나 입에 넣는 사례를 예로들며, 혐오감이 생물학적 주장에 중요하기보다 사회적이고 문화적인라고 생각한다. 혐오의 감정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댓글에는 혐오감이 실제로 나타나는 상황이 선거라고 말하며, 누굴 좋아서 선택하기 보다 혐오스런 존재가 낙선하길 바란다는 글이 있다. 이런 댓글과 소통을 통해 우리의 생각은 더 깊어지고, 다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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