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바이 베스파
박형동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  성장통, 어른이 되는 과정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혼란.      
   

 
       어른이 된다는 건, 싫어하는 일을 지속한다는 거야라는 말이 생각난다. 어린아이는 좋아하는 일만 하지만, 어른은 싫어하는 일도  한다는 말, 모 라디오 방송, 상담하는 프로에서 나온 말이였는데, 아직도 기억이 난다.
   
     꿈많고 뭐든지 될 수 있는 시기가 지나고 나면,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온다. 그리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성장통이 온다. 혼자서 잘 넘어가던지, 둘이 함께 넘어가던지, 성장통은 성숙한 어른이 되기 전에 한 번은 거쳐야 하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혼란이다. 너무 당연하기에 너무 뼈아픈, 그래서 시린.
 
     박형동의 베스파 만화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아프지 않게 지나갔던 성장통의 흔적들을 살펴보았다. 만화이기에 더 담백하게 과거의  흔적들을, 어쩌면 한 번 쯤 고민해 보았던 일들을 돌아보았다 생각한다.
 
 
#  힘겹지만, 돌아보면 아름다운 혼란의 순간들...
 
    
 
    모두 실패, 이별, 힘겨움, 우울, 어두움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어둡지 않고, 슬프지 않고, 가볍지 않게 성장통의 과정을 보여준다. 사랑인지, 사랑이 아닌지 그때는 몰랐지만, 그 흔적들이 떠오르는 날이면 미친듯이 그리워지는 제리의 모습, 버려야 하는 고양이를 끝내 버리지  못하고, 다시 꼭 안고 돌아오는 첫 눈 오는 날의 연인, 소녀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을, 잘 이겨낸 오래된 소녀 밍키, 따스한 할머니 품처럼 잊고  살던 유년시절의 따스한 품을 안겨준 그랜드마마까지... 하나의 베스파를 보며 떠올린 추억들은, 에피소드가 되어 유년시절의 풍경으로 돌아가게  한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그때의 추억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3년전에는 아, 참 좋았다라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지금은 아련한 그리움과 연민으로 책을 다시 바라본다. 작은 조각처럼, 추억의 소중함을 만화로 만나볼 여유가 있는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포근히 다가오는 책을 바라보며, 지금의 현실을 잠시 잊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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