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258호 2009.10.20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 현직 편집자가 가려뽑은, 편집자에게 권하는 책
 
 
  격주마다 출간되는 기획회의에서 눈여겨 보는 기사는 특집이다. 258호의 특집 주제는 편집자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현직 출판사의 편집에 몸담고 있는 17명의 편집자가 세 권씩 51권의 책을 권하였다. 편집이 기본이라 생각되는 교정과 관련된 한국어 관련 도서부터, 마케팅,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소개되었다. 50권이 넘는 책 중에서, 분야별로 인상적인 책을 골라보았다.
 
  가장 많이 추천된 책은 제임스 마치너의 『소설』이었다. 제임스 마치너가 쓰고,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이 책은, 작가와 편집자, 비평가, 독자, 책과 관련된 4명을 중심으로 책 만드는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흥미롭게 소개되어 있다고 한다. 수 많은 원고에서 주목받을 원고를 골라, 책을 만들어 내지만, 킹메이커처럼 자신은 드러나지 않는다. 편집자로써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추천의 글이 기억에 남는다.
 
  편집과 한국어와 관련된 책에서는 고종석씨의 『감영된 언어』가 눈에 띄었다. 누구보다 언어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한 흔적이 느껴지는 길이기에, 한국어의 위치와 책에 사용되는 언어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자신만의 사색의 꺼리를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이오덕님의 우리말 바로쓰기와 우리 문장쓰기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사용하는 자연스런 입말을 사용하자는 주장이 마음에 들었다. 가진자들이 타자와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의 벽이, 출판계에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에, 책은 지식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생각하기에, 책을 추천한 편집자의 생각이 마음에 들었다.
 
  편집과 디자인에 관련된 책에서는 궁리 출판사의 『세계만물그림사전』이 눈에 띄었다. 11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5개국어로 다양한 사물의 정확한 명침이 담겨있는 사전은, 편집자 뿐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가까이 해야 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편집과 관련해서는 마쓰오카 세이고의 『지의 편집공학』이 눈에 띄었다. 편집을 책을 넘어, 세상을 모든 것을 해석하고, 재조직하는 방향으로 관점의 틀을 키우는 그의 주장은 고민거리가 되어, 가슴에 남았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마케팅 전쟁』이, 디자인 분야에서는 프로파간다 편집부가 엮은『GRAPHIC』이 눈여겨 볼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고, 고뇌하는 편집자의 노고가 있기에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등장한다 생각한다. 이제까지 저자와 독자와의 만남으로 책을 생각했다면, 기획회의가 중간에 매개자가 되어, 편집자의 눈에서, 마케팅의 관점에서 책이 어떻게 독자에게 말을 걸고, 소통하는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다양한 유통과정과, 다양한 흐름들이 출판계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느껴진다.
 
 
#  편집자가 알아야 할 디자인의 재발견.
 
 
  아트북스 정민영 대표의 편집자가 알아야 할 북디자인 연재물이 다양한 좋은 연재물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이미지와 보여지는 모습이 중요한 시대이기에, 표지와 책 내의 디자인이 저자의 콘텐츠 못지않게 큰 영향력을 지니는 시대가 되었다 생각한다. 디자이너가 보는 책의 관점과 편집자가 보는 표지와 문안의 접근 방식의 차이가 인상적이었다. 한 권의 책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들, 그 모두를 조율해내는 일을 편집자가 해야 하기에, 편집자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디자인 쪽은 자꾸 주춤하게 되는데, 이번 연재 시리즈를 통해, 어색함을 친근함으로 바꿔보기로 마음먹기로 했다. 어려워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다고 생각하기에, 거기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자신이 보였다.
 
  책과 출판에 대해 이야기하는 매체가 드문 현실에서 258회까지 꾸준히 출간되는 기획회의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잡지가 세상의 흐름을 읽는 전부가 될 수 없지만, 잘 짜여진 책은, 사회의 흐름을 읽는 좋은 키워드가 된다고 믿는다. 포멧은 다양하게, 원칙은 꾸준하게 유지하는 기획회의가 되었으면 한다. 읽어보고 싶은 책의 목록이 또 늘어났다. 열심히 시간을 쪼개, 책을 읽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