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수업 - 이별이 가르쳐주는 삶의 의미
폴라 다시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 삶의 힘겨운 여정을 이겨내는 힘. 사랑..


  타인과 관계를 맺는데 서툴고, 폭력으로 자신의 의사표현을 했던 아버지와의 불편한 관계를 가졌던 심리치료사 폴라 다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아이를 첫 아이를 낳고 행복한 생활을 하였지만, 둘째 아이의 임신을 알고 여행을 다녀 오다가 음주운전사로 인해 자신의 남편과 딸을 잃게 된다. 임신중이였던 둘째가 열살이었던 때 재혼을 결심하였지만, 5년만에 다시 결심해야 하는 이혼의 상황. 삶의 절박하고 힘겨운 여정에서 자신을 잃어가기 힘든 상황에 내면의 힘을 발견하고, 사랑하는 이에게 도움을 구하면서 어려움을 하나씩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 가는 과정이 책에 담겨있다.



#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맺어준 인연.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로 유명한 모리 교수가 죽음을 앞두고 매주 금요일에 자신의 치료와 관계없이 인간대 인간의 만남으로 선택했던 폴라 디시. 모리 교수가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계기와 폴라 디시 역시 모리와의 만남으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알 수 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만나기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저자인 폴라 디시가 자신의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과 재소자 교화시절에 다니면서 자신과 재소인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기술하면서 책은 시작된다. 바쁜 스케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내키지 않았던 일에서, 마음을 열어가며 그들에게서 지금의 삶의 소중함을 배워가는 과정은, 그녀의 마음이 깨어있는 사랑이 넘치는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과 부딪치면서 많은 관계를 맺어가지만, 어떤 눈길과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개인의 삶과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오만하고 자신감이 넘쳤던 모리교수와의 첫 만남과 그를 한 번 더 만나기 위해 1.5Km의 거리를 왕복해야 하는 수고와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을 버리면서 그 와의 만남을 선택하기로 결심하게 된 스콧과의 만남과 그와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그들은 다가오는 죽음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영성지도자로서의 저자의 경험을 차지하고라도, 모리 교수와 폴라 다시의 두 사람이 서로의 만남을 통해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마음이 뭉클했던 일이었다.
 

# 이별과 눈물이 주는 힘..

 
  종교에 대한 견해도, 삶을 살아온 방식도 달랐지만, 아픔을 감싸안고 소중한 순간들을 감사해하며, 하나씩 자신의 오감이 주었던 소중한 추억들을 고마워하고 떠나보내는 시간, 그러면서 이별을 맞이하는 과정에 마음이 움직였다. 오래전 기억하던 유안진 님의 글이 생각났다.
 

  눈물을 흘려본 이는 인생을 아는 사람입니다.
  살아가는 길의 험준하고 뜻있고 갋진 피땀의 노력을 아는 사람입니다.
  고독한 영혼을 아는 사람이며 이웃의 따사로운 손길을 아는 사람이며
  가녀린 사람끼리 기대고 의지하고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귀하게 평가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눈물로 마음을 씻어낸 사람에게는 사랑이 그의 무기가 됩니다.
  용서와 자비를 무기로 사랑할 줄 압니다.
  눈물로 씻어낸 눈에는 신의 존재가 어리비치움니다.
  강팍하고 오만하고 교만스러운 눈에는 신의 모습이 비쳐질 수 없지만
  길고 오랜 울음을 거두고 모든 존재의 가치를 아는 눈에는
  모든 목숨이 고귀하게 보이고
  모든 생명을 고귀하게 볼 줄 아는 눈은 이미 신의 눈이기 때문입니다.
 

  출전 : 유안진의 <그대 빈 손에 이 작은 풀꽃을> 중에서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사랑.


  신의 존재를 부정했던 모리 교수가 '사랑'에 대해 신에 대해 관대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저자의 영적 체험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사랑'의 소중함을 인정하게 된 가장 큰 연유는 매주 먼 길을 그를 위해 다녀주었던 수고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음에 동의한다. 신의 언어를 믿지 않지만, 신의 가르침을 따르는 그의 모습에서, 다른 종교와 함께 어울리는 그녀의 행동을 보며 사랑의 힘과 신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주는 과정을 책으로 지켜보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사랑임을 알 수 있었다.

  '비전'을 믿고 영적체험을 하는 그녀의 에피소드는 '영적 신앙'을 가진 이에게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신'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내게는, 신의 뜻을 '사랑'으로 실천하는 그녀의 모습이 좋아보였다. 그와 모리와의 만남이 있었기에 많은 이 책을 읽을 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랑만 하기에도 짧은 인생, "사랑할 수 있는데도 사랑하지 않는 쪽을 택하는" 일이 많지 않았는지 내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지금 내게 주어진 조건을 감사하고 고마워 할 줄 아는 일, 내 자신안에 모든 해답이 있고, 살아갈 힘이 있다는 믿음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내면의 힘'과 저자와 모리교수의 아름다운 만남을 볼 수 있어 기뻤다. 따스한 마음을 가진 이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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