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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너를 선택했는가 - 낭만적 사랑에 빠진 남녀의 뒤로 숨긴 속마음을 분석한, 우리가 미쳐 몰랐던 짝짓기의 심리학
볼프강 한텔-크비트만 지음,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Brian Hyland의 'Sealed with a Kiss'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가사를 들으며 사랑을 생각한다. 따스한 온기로 감싸오는 목소리 톤과 시적인 멜로디를 생각하며 연인에게 바라는 건 따스한 이해와 나를 사랑해주는 마음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차피 인생이란 머나먼 길을 걸어야 한다면, 혼자 걷는 것보다 함께 걷는 것이 더욱 좋다 생각한다. 상대를 내가 걷는데 도움을 주는 도우미라 생각하고, 난 늘 이해받아야 하고, 내 맘을 다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성으로는 그렇지 말아야 하면서도, 늘 현실에서는 부딪치고, 속상해하며 살아가는 게 연인의 현주소라 생각한다.
세상의 많은 커플들과 연애와 사랑의 관계에 관한 지식들을 통해, 책의 저자는 독자에게 바른 짝을 찾는 비법이 책에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연애에 관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진화 생물학으로 본 연인 선택의 법칙, 과거의 사랑이 현재의 사랑을 부른다, 새로운 사람에게 눈길이 가는 이유 등 흥미로운 목차에서 책을 읽고 나면, 더 좋은 연인을 선택하고, 연인이 되는 비법을 알게 될 거란 생각도 들었다. 연애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나는 왜 너를 선택하는가!!!!!
# 연애에 관한 상식과 실제 사례들과 정신치료의 만남.
연애에 관한 상식의 파괴로 책은 시작된다. 결혼한 커플 90퍼센트는 30Km 이내에서 자신들의 짝을 찾고, 중매결혼이 대부분인 인도의 경우, 5년 이내의 부부에서는 연애결혼한 커플의 만족도가 높았고, 5년 이후의 커플에서는 중매결혼 커플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이야기한다. 공작의 꼬리깃은 자기 유전자 존속을 위한 구애의 도구이며, 보노보의 구애 행위, 언어를 통한 인간의 파트너 선택의 과정과 함께, 뇌의 크기가 커지면서 여성은 일정기간 자신의 생존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남성을 찾게 되고, 장기적 파트너를 선택한다는 사실들은 미처 모르고 있던 사실들을 알려주게 되어 흥미로웠다.
책의 가장 인상깊은 점은 주장과 함께 실제 커플들의 사례로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점이다. 마음의 고통을 치유해 줄 짝을 찾는 경우와 부모의 그늘에서 독립하고 싶은 심리, 상처를 주는 사람을 선택하는 이유 등의 장에서 실제 그런 고통을 겪는 커플의 사례를 들고, 그들을 치료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 내면의 상처와 해결과정을 보여준다. 마음속 트라우마가 매개가 되어 그들의 가치관에 영향을 끼치고, 부모의 그늘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저자의 주장은 인상적이었다.
실제 사례를 통해 더 생생하게 커플의 선택에서 당사자의 인격이나 자질의 문제보다 '나' 자신이 이상적인 파트너를 생각하고, 성장과정의 환경과 부모와의 관계, 살아왔던 방식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적절한 영화와 소설 속의 등장인물의 분석을 통해, 이야기에 더욱 흥미를 갖게 만드는 방식 또한 책에 몰입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었다.
# 결국 좋은 짝을 찾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
거울 신경을 통해, 타인의 입장에서 마음을 공감하고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은 시선의 교환을 통해 내적 모방과정을 거쳐 서로의 행동을 내면에서 따라하고 마음을 살피게 된다. 표정에서 생각을 읽어내는 감성적 전염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사랑의 감정에 어느 정도 친숙해 지게 된다. 친숙한 감정이라 생각하는 느낌은 이전에 경험했던 감정에서 전이되게 되고, 저자는 선망하는 부모와의 관계에 투사해서 관계를 맺는다고 주장한다. 관계가 좋은 아버지와 비슷한 분위기의 남자를 만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를 이상적인 파트너로 생각한다고 할까. 그런 감정의 유대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아버지의 부정적인 면은 미리 제거하려고 노력하거나 비난하기에 감정의 악화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모와의 관계의 연장에서 커플과의 관계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점이 이 책의 장점이자 한계라 생각한다.
커플간의 대화와 정서적 접촉의 중요성과 함께, 저자는 나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 주장한다. 마지막 장에 소개된 자신을 찾는 방법은 자신에 알 수 있는 다양한 질문들이 제시되어 있다. 어떤 사람이 이상적인 사람인가에 대해 논하지 않고, 먼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좋은 커플은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부단한 노력과 끊임없는 충돌의 과정속에서 완성된다 생각한다. 끊임없는 의견조율과 서로의 이해과정으로 만들어진 오랜 세월 한 길을 걸어온 장인의 손길에서 나온 공예품이라 할까.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의 공동의 작품이기에,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자신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점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좋은 이상형을 만나기 위해서는 좋은 짝을 찾기 보다 내가 멋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부정적 자아상으로 자신을 못났다고 여기거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서툰 이들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고 믿는다. 스스로에게 관대하지 않는 사람도 존재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자신을 믿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생각한다. 자만과 자책 사이에게 균형을 잘 잡는 일, 현대인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라 생각한다.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은 책이 안겨준 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