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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 친구가 좋다 - 한 발 다가서면 한 발 물러서는 일본 사람 엿보기
박종현 지음 / 시공사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 에피소드로 이해하는 일본 친구들 엿보기.
문화라고 말하면, 거창하게 들리지만, 일본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문화를 알아야 한다 생각한다. 일상적으로 그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행동들의 원류를 찾다보면, 한국의 문화와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알 수 있게 되고, 더 깊이 일본인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일본에서 20년 넘게 체류하고 있는 저자가 경험을 통해 접하면서 지켜본 일본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일본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친절하게 소개해 주고 있다. 저자의 경험과 주변의 이야기가 들어있기에 귀에 쏙쏙들어오고, 쉽게 행동을 비교할 수 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타인에게 미움받지 않으려는 그들의 문화는 침대도 부부라도 침대를 트윈으로 쓰고, 친구의 누나와 연락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혼자서 밥 먹고, 노는 것도 잘 한다고 한다.
개인의 생활을 존중하는 것도 좋지만, 그게 심해지면, 친밀해지기 힘들다고 할까? 친구사이에는 허물도 없고, 비밀도 털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 문화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관계 사이에 지켜야 할 규약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이야기, 딱딱 정해진 규칙이 생활하기에는 편하지만,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커서 자살률 1위라는 큰 부담을 갖는다는 이야기에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 평범하고 일상적인 행동에서 큰 차이를 찾다
명품을 좋아하는 일본인, 안내하는 스티커가 매우 많은 일본사회, 이벤트에 열광하고, 야구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일본인, 화장품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이 다른 부분 등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작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본인과 한국인의 의식구조의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내 준다. 패션감각, 불륜, 성, 연애, 접대문화, 드라마, 만화, 맥주, 디저트, 책방 등 일본인 특유의 문화가 한국과 일본에서 20년 이상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있다.
매우 비싼 명품이 인기있으면서도, 브랜드 없는 값싼 제품 역시 동시에 팔리는 일본시장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일본인들만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문화에 대해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멋진 관광지와 풍경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인에 대한 이런 이야기들을 접하고 이해하고 일본을 떠난다면 더욱 즐거운 일본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도쿄의 일상을 스케치하다.
일본인에 대한 에피소드를 통한 이해와 더불어, 도쿄에 가볼만한 음식점과 레스토랑 인터리어 숍 등 도쿄의 풍경을 담은 장소가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예쁜데다 맛있는 음식과 자기만의 패션감각을 살린 상점들은 일본에 체류한다면, 꼭 들려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지와 여행기의 이야기는 전혀 없지만, 일본을 한 바퀴 살펴보고 돌아온 느낌이다.
도쿄 사람과 오사카 사람들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에 강한 지역에 대한 자존심이 서려있다는 점, 그것이 프로그램화 된다는 점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강한 지역적 기반을 통해 자신들의 지역문화를 잘 살리려 노력하는 그들의 사고방식을 본받아야 할 점도 있었고, 경계해야 할 점도 많았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가 아닌, 나와 다른 사람들의 방식을 이해하는 일, 세계인을 꿈꾸지 않더라도, 타인의 모습을 통해 내 자신을 더 잘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국인의 모습이 더 선명해졌다. 일본인과 한국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