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 조금씩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딸 모나미(정신은 아내 나오코).
   현실을 인정할수록 드는 서글픔.


   딸의 몸을 지닌 채, 신체적인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겪는 아내 나오코. 자신을 조금씩 멀리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헤이스케의 마음은 복잡하다. 의과대학을 목표로 남녀공학인 학교를 지망하고, 테니스부서 활동을 하는 나오코. 정신적으로는 아버지, 신체적으로는 외할아버지의 메밀국수 이벤트를 겪으며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게 된다.   딸과 아내에게 사고를 안겨준 트럭운전사가 무리해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던, 진상을 알기 위해, 헤이스케는 전처 네기시 노리코를 만나려 하고, 그의 아들에게 어느날 편지 한 통만 남기고 이혼을 통고했다는 사연을 듣게 된다.

 

  자신이 퇴근해서 돌아오고 욕실에 들어가는 시간에, 나오코가 선배와 통화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헤이스케. 미묘한 질투의 감정과 숨기려는 나오코의 모습에 전화를 도청하는 욕심을 저버리지 못하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둘이 만나기로 한 약속을 알게된다. 그리고 둘이 만나려는 순간, 둘이 만나는 자리에서 둘이 만나는 것을 부정하게 만듬으로서, 감정적으로 악화의 길을 걷게 된다.  

 

  네기시 노리코의 어머님을 만남으로써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헤이스케. 조금씩 모나미로 돌아오는 시간이 늘어나며, 딸의 돌아옴을 환영하는 헤이스케. 한편으로 나오코의 사라짐이 안타깝다. 이별의식을 통해 나오코를 보내고, 모나미의 정신으로 돌아온 모나미. 몇 년 후, 노리코의 아들 후미야와 결혼을 결정하게 되고, 결혼식을 앞두고 밝혀지는 또 다른 비밀이 밝혀진다.

 

# 헤이스케의 마음에 공감하다. 사랑은 무엇일까 다시 고민해 보게 한다. 


  헤이스케의 입장에서 몸은 딸, 정신은 아내와의 동거생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사건들이 섬세하게 잘 드러나 있다. 조금씩 자신과 멀어지는 헤이스케가 느끼는 불안과 질투의 마음이 나빠 보이지 않았다. 슬픈 경향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헤이스케의 모습에 공감이 간다고 할까.   1편에서 등장하는 의문의 사건들이 하나씩 진실을 드러낸다. 짐작을 뛰어넘는 진실은 헤이스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모습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사건과 주변인물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트럭운전사가 사고를 발생하게 된 슬픈 사연과 그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통해, 진실로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는 헤이스케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늘 옆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버리고, 다른 이에게 아내를 보내야 하는 헤이스케의 입장에서, 사랑하는 이가 택해야 할 선택에 대해 조금 더 깊이있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사랑하기에 보내줄 수 있을까?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보내야 하는 마음이라 할까. 비밀을 알고 나서도, 현명하게 선택하는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


# 반전의 묘미를 잘 살리는 히라시노 게이고의 작품.

 
  캐릭터의 특성이 독특하고 반전이 빼어나기 때문일까? 히라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영화와 드라마로도 많이 제작이 되었다. 영화로 만들어진 비밀, 역시 많은 인기를 받았다고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작품을 쓸 때 마지막 반전을 먼저 쓰고, 나머지를 구성한다고 한다. 반전의 충격이 크다고 할까. 결론을 알게 되면, 내용을 다 짐작하게 되는 추리소설과 달리, 처음과 끝의 내용이 전혀 다르기에, 끝까지 내용을 잘 읽어야 한다. 앞에서 언급되는 내용들이 잘 연결되어 결론에도 이어지는, 복선을 잘 구성하는 히가시노의 작품은 완성도가 높기에 더욱 끌린다.

  공들인 작품은 읽을 때 느낌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은 독자의 기쁨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작품을 먼저 읽은 후, 영화를 보는 것이 좋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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