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뉘앙스 사전 - 유래를 알면 헷갈리지 않는
박영수 지음 / 북로드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  말의 결을 살필 수 있는 우리말 뉘앙스 사전!


   말을 잘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말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 말이 없는 사람도 아니다. 때와 상황에 맞게 적절한 어휘를 적확하게 잘 사용하는 이가 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사전을 잘 찾아보고, 신문과 책, 신문 등 다양한 활자와 일상생활에서 어떤 쓰임이 쓰이는지, 말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첫 걸음이라면, 그 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유래를 살피는 일은 말의 결을 다듬는 중급과정이라 할까? 외국인이 한국어로 표현하는 의미 전달의 목적을 넘어서 세련된 말씨와 분위기까지 흡수하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우리 말과 친해져야 한다.

  비슷하지만 세세히 살피면 다른, 우리 말을 두개 이상씩 묶어 설명하는 우리말 뉘앙스 사전을 만났다. 사전의 형식을 본따 ㄱ 부터 ㅎ 까지 키워드로 접근할 수 있는 400개의 단어들이 책에 담겨있다. 말의 기본 뜻과 유래, 그리고 예문까지, 센스 넘치는 말의 실력을 높이고 싶은 이게게 권하고 싶다.
 

# 단어의 유래와 의미를 살피며, 조금 더 세련된 표현이 가능해진다.


  '꼭두새벽'과 '이른 아침'이라는 단어의 유래와 용례를 알게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새벽이나 '한 밤이 지난 후', '동이 트기 전' 표현을 골랐겠지만, 어둠이 걷히며 해가 뜨기 바로 직전이 새벽의 의미라는 걸, 아침은 해가 뜬 이후의 시간이란 걸 알게 되고, '꼭두'라는 단어가 첫 머리, 가장 머리 윗 부분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꼭두새벽'이 가장 이른 새벽(오전 1시 전후)을 나타낸다는 것, '아직'이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까지 시간이 더 지나야 함을 나타낸다는 걸 알게되며 '일어나기에 아직 이른 해 뜰 무렵의 시간'을 나타내며, 계절에 따라 변화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냥 어두운 밤, 해 뜨기 전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보다 정확한 시간으로 의미가 분화되었다. 

  '인력시장은 꼭두새벽부터 일자리를 얻으려는 일용근로자들로 넘쳐난다', '이른 아침 눈뜨자마자 올라가본 저수지의 모습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등의 예문을 보며, 나라면 어떤 표현일 때 이 단어를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았다.  '꼭두새벽부터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달아나 버렸다', '청과물 공판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입찰을 받으려는 차들로 붐빈다' 등의 표현들이 떠올랐다. 단어의 의미를 살피며 보다 더 많은 단어를 생각하고 고민해 된다고 할까, 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들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단어들과 친해지는 느낌이 좋았다.

  조금은 낯선 사자성어, 외국에서 들어온 고사성어, 그리고 옛 말, 속담 등 다양한 유래를 가진 단어들의 유래가 400개의 단어로 정리되어 책에 담겨있다. 마지노선으로 알고 있던 단어가 '마지노라인'으로 표현된 점도 독특했고, 그와 비슷한 한자어로 최후의 보루, 마지막 보루로 쓰이는 '보루'라는 단어에 요새라는 의미를 넘어 적이 들어오지 못하는 시설 모두를 나타낸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제껏 알고 있는 상식과 책이 알려준 이야기를 통해 조금 더 단어에 대해 깊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 한 번에 읽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들여다 봐야 할 책

   사전은 매우 유익하지만, 지루함에 오래 보지 못한다. 효과는 좋지만 매우 쓴 감기약을 먹는 느낌이라고 할까? 감기를 낳는것도 중요하지만, 약을 먹을 때의 기분 역시 무시 할 수 없다. 한 번에 완독하기 보다는, 말의 의미가 모호 할때마다 자주 들여다보며 자신의 말결을 살펴보는 지침서로 하기 좋은 책이다. 400단어로 일상에 쓰는 말이 앞으로 표현해야 할 단어생활을 다 해결해 주진 않는다. '천리길로 한 걸음처럼'이라는 말처럼, 앞으로의 단어생활의 벗으로 삼아, 차근차근 익혀간다면 더 없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하루에 두 시간씩 10년을 투자하면 된다고 한다. 사람들과 대화하고 글로 생각을 표현하는 일은 숨을 멈출때까지 계속 해야만 하는 일이다. 하루 더 빨리 시작하면, 더 오래 잘 표현할 수 있다.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 조금씩 자신의 말의 자산을 쌓아가는 일은 경제적 부자가 되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라 믿는다. 경제적 부에 관한 열망만큼 내가 표현하는 언어의 자산을 넉넉하게 만들고 싶다. 

  도화지에 속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다양한 뉘앙스를 안다는 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색의 물감을 가지는 일이라 생각한다.  짧은 단어로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수묵화처럼 간명하게 표현하는 것도 멋진 일이다. 하지만, 다양한 자산속에 쌓이는 다양한 색의 수채화물감은 보다 더 강렬하게 자신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멋진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물감부터 확보해야 한다 

  다양한 단어를 획득했다면 적절하게 그리는 일만 남은 셈이다. 어떻게 붓을 놀려 표현하기 이전에 내 곁에 다양한 색의 많은 물감을 확보해야 함을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조금씩 천천히 잊지않고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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