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별과 바람과 시 - 조광호 신부 그림 에세이
조광호 지음 / 샘터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 맑은 영혼의 따뜻한 소리에 마음이 흔들리다.

  순진한 동심이 좋다. 요새 애들이 아무리 영악하다고 하지만, 진심으로 대해주면 어른들보다
더 빨리 마음의 문을 연다. 어른이면서도 아이의 동심을 가진 사람을 더 좋아한다. 순진하기 때문이 아니라, 진흙탕 속의 연꽃처럼, 순수한 그들의 모습은 맑은 거울이 되어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피천득님과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좋아한다. 맑은 영혼의 따뜻한 울림은 내 마음을 순수함의 냇가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조광호 신부님을 보는 순간 두 분의 글이 떠올랐다. 신부이기 때문에 믿음의 마음이 가득 찬 그분의 글을 보며, 종교를 떠나 맑은 영혼을 만난다는 건 얼마나 귀한 것인가, 얼마나 힘든 일인가 하는 것을 느낀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물건들은 가격이 비싸다. 희소성이 물건의 가치를 좌우하는 시장경제의 사회에서, 만원짜리를 넘지 않는 귀한 물건을 만났다. 인세의 1퍼센트는 소년, 소녀의 가장의 주거비 지원을 위한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된다. 좋은 책이 좋은 마음을 담고, 좋은 독자를 찾아간다. 마음이 저절로 따뜻해지는 책을 만났다.


# 신부와 마음 따뜻한 효자로 바라본 삶의 아름다운 이야기들.

 

  
  신문에 게재한 칼럼의 모음이기 때문이었을까. 짧지만 마음 울리는 글들이 한아름 가득차 있다. 나와 멀지 않은 힘들고 괴롭고 어려운 삶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속에서 함께 아파하고 고뇌하며 괴로워하는 마음 따뜻한 신부님의 맑은 영혼의 시선에 담긴 글들은 좋은 것, 앞만 보며 달려가는 나에게 뒤돌아 울고 있는 사람들, 잊어버리기 쉬운 따뜻한 마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어머니의 따스한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는 부분을 읽을 때는 가슴이 울컥거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돌아가신 어머님에 대한 간절한 효심,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것, 모든 어머니의 숭고한 헌신에 다시 한 번 어머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말이 아닌 몸으로 실천하고 무한한 사랑으로 감싸는 나를 세상에 나오게 하시고, 나만을 생각해 주시는 그 끝없는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해 준 것 만으로도 내게 큰 의미를 준 책이었다.

 

  여러가지 일련의 마음 아픈 사건과 경험을 겪으면서 나오는 맑고 깨끗한 영혼의 준엄한 목소리는  내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불신의 시대와 여행자의 날카로움으로 두려움에 떠는 마음은 어린아이의 다윗의 마음 따뜻한 배려를 통해 불신의 마음이 얼마나 부끄럽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친구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소녀의 따뜻한 마음은 나만 먼저 생각하는 단단한 마음의 벽이 무너져 펑펑 울게 만들었다. 책을 읽고 운다는 건 별로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이 책을 읽고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서 내게 고마웠다. 아직 내 마음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할까. 눈물을 통해 삶을 좀 더 맑게 볼 수 있게 해 준 신부님의 따뜻한 글이 고마웠다.


# 화가로서의 작품 해설.. 그림 읽어주는 신부님과 미술관에 동행하다.


  뭉크, 고흐, 샤갈, 박보순, 요셉, 이영학, 마크 로스코 등의 화가들의 작품과 함께, 화가로서 작품활동을 하는 신부님의 그림 해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슈사쿠의 침묵을 통해서 하느님을 사랑을 느꼈다는 한국 모 작가의 글을 읽었던 기억과 함께, 신부님이 읽었던 침묵의 느낌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종교적 편견을 넘어 '침묵'을 읽어 보고 싶다고 할까. 종교인의 눈에 비친 예술작품의 이야기와 화가의 안목으로 바라본 섬세한 해설을 볼 수 있어서 더 즐거웠다.

 

  마음 맑은 이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종교를 떠나 순수한 영혼을 만나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읽을수록 마음이 맑아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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