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가지고 있는 것이 한 사람의 행복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것이다. 이것이 대부분 아주 적기 때문에 빈곤과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 대부분이 여전히 빈곤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내면의 공허와 무미건조한 의식, 빈곤한 정신은 그들을 자신들과 같은 무리와 어울리게 만든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리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유흥과 오락거리를 찾아다니는데, 처음에는 감각적 쾌락을 좇다가 점점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종국에는 방탕해진다.

운명은 바뀔 수 있지만 우리의 본질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고상한 성격, 뛰어난 지능, 낙천적인 성격과 밝은 영혼, 조화롭고 건강한 신체 같은 주관적인 자산, 말하자면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유베날리스. <풍자시> 10편, 356) 우리의 행복에서 가장 우선적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이 모든 것 중에서 우리를 가장 직접적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밝은 영혼’이다. 이러한 좋은 특성은 곧바로 보답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거나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사물의 객관적이고 실제의 모습이 아니라 그 대상에 대한 우리의 생각인 것이고, 바로 그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거나 혹은 불행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에펙테토스가 말하는 것이다.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사물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다."

가장 좋고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각자가 자신을 위해 존재하고 또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더 많을수록, 그래서 그 결과로 기쁨의 근원을 자신의 내부에서 찾을수록 더욱더 행복한 존재가 될 것이다.
그렇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행복은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의 것이다."(<에우데모스의 윤리학> 7권 2장)

평범한 사람은 본인 인생의 기쁨을 인생 바깥에서, 즉 사회적 소유물이나 지위, 아내와 아이들, 친구, 주변 사회 등에 의지하고, 인생의 행복을 이러한 데서 느낀다. 그래서 그가 그러한 것들을 잃거나, 그것들에 기만을 당하면 행복이 무너져버린다. 이러한 관계를 표현하자면, 그 무게 중심이 인생 바깥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소망과 기분은 늘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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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문화/김춘수와 천상병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1922년~2009년)가 쓴 <꽃>이라는 유명한 시의 일부다. <행복>으로 유명한 시인 유치환의 결혼식 시동이 <꽃>의 시인 김춘수였다. 그리고 마산중학교 교사였던 김춘수의 눈에 띄었던 학생이 바로 <귀천>의 시인 천상병이다. 김준수와 천상병은 중학교 사제 관계이자 문학적 사제 관계였는데 이 둘의 인생은 참으로 대조적이었다.

김춘수는 모든 면에서 성공한 삶을 살았다. 첫 시집 <구름과 장미>는 시인 유치환이 서문을 썼고, <늪>이라는 시집은 서정주가 서문을 썼다. 당대 최고의 시인들이 김춘수를 주목했고, 그는 시인이 누릴 수 있는 수많은 영광을 누린다. 시문집을 잇달아 발표하며 시인뿐 아니라 평론가의 지위도 누렸으며, 국문학 교수, 시인협회 중앙위원은 물론 국회의원과 KBS 이사까지 역임한다. 김춘수는 릴케의 영향을 깊이 받았으며 철학적 시 쓰기의 지평을 열었다.

천상병의 시는 세련되지 않고 담백하다. 또 가난이라는 삶의 무게가 곳곳에 배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상병의 시는 순수하며 사람의 마음을 그윽한 경지에 이끈다. 천상병의 시 중에는 <귀천>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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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유적•유물/소쇄원

소쇄원은 전라남도 담양에 위치한 사대부가 만든 개인 정원이다. 한·중·일은 각각 독특한 정원 문화가 발전했다. 일본은 인위적인 조경 작업을 통해 삼라만상의 이치를 정원에 드러내고자 했다. 중국과 조선은 엄밀히 말해 정원보다 원림이라는표현을 사용한다. 인위적으로 자연물을 가공하기보다 자연 그 자체의 흐름을 중시하고 자연에 순응할 것을 강조한다.

소쇄원은 조선을 대표하는 원림이다. 기묘사화 때 조광조 일파가 처단을 당하자 조광조의 제자였던 양산보가 은둔을 결심하고 소쇄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계곡의 물길 위에 소박한 건물을 지었고 아래로는 대나무 숲이 그득하다. 광풍각과 제월당은 건축미가 소박하며 독창적이다. 깊은 지식이 없어도 이곳을 거닐다보면 풍요로운 마음을 얻을 수밖에 없다. 건너야 하거나 올라야 할 곳이 많고 건물이 빈약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자리 잡아야 한다. 마루에 앉으면 하늘과 숲이 보이고, 창과문 사이로 다시 자연과 마주한다. 시선을 아래로 돌리면 절개를 상징하는 푸른대나무 숲이 가득하고 물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자연과 벗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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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장소/창원

현재 창원시는 마산, 진해, 창원이 합쳐진 대한민국 통합 도시 1호다. 마산, 진해, 창원 일대는 지리적 중요성으로 인해 일찍부터 경상도 물자 운송의 중심지였고, 특히 고려, 조선 시대 때는 ‘조운 제도‘의 중심지였다. 세금을 쌀과 특산물로 거두었기 때문에 이를 해안가에 옮겨와서 서울까지 배로 옮겼는데, 창원은 경상도의 조창이집결한 지역이다. 창원 일대는 합포라고 불렀는데, 이곳은 고려 후기 몽골의 일본 원정 전진 기지 역할을 했다. 1차 원정 당시 큰 전함 300척, 작은 배 600척 등 900척이 건조됐고, 2차 원정 때는 전함 900척을 만들었다. 창원 일대의 주민들이 모든고생을 감당했다.
지금도 자산동에 ‘몽고정‘이라는 우물이 있는데, 몽골 군사와 말이 우물물을 먹있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우물물 맛이 좋아 장을 담구는 데 활용됐는데, 일제 강점기 때 ‘몽고간장‘이라는 상표가 나온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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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신이 믿는 것과 타인이 믿는 것을 세심하게 분리해내라고,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경청하라고 강조한다. 그래야 무엇이 진정한 자기 자신이고 아닌지 알아내기 수월하고, 상황이 모호하거나 순응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을 때 그 갈등 속에서 자신이 어떤 입장인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타인에게 집중하느라 정작 자신에 관한 지식 쌓기를 거부하거나, 자신의 욕구를 지켜내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은 모순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친구들이 세금 납부나 돈 관련 일을 공포심에 미룬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금만 그러했을까. 살림, 일터에서의 예의, 관계의 변화 등 많은 것들이 버거웠었다. 잘 지내는 척했지만 뭘 잘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했고, 잘하고 있을 때조차 ‘이게 전부일까?’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미지 속을 걷고 또 걸으며 불안을 잊고자 참 많은 사람들과 그룹에 ‘속해 있었다’. 속해 있다고 착각하기도 하며.

어른의 무게가
보이지 않는 중력처럼 무겁게 느껴질 때

그 마음, 잘 안다. 미묘한 회의감부터 사그라지지 않는 두려움까지,10대 후반,20대,30대 사이에는 부정할 수 없는 고통이 퍼져 있다. 심각한 불안과 우울, 고통, 방황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자살률뿐만 아니라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률도 이루 말할 수 없이 높다.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하는 것은 고통의 원인이 단순히 정신과 질환이라고 진단하고 손쉬운 해결책을 제시해 오히려 혼란과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현실이다. 마치 이 시기가 복병처럼 개인과 보건 시스템을 공격하고 있다는 태도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정신 질환이 아니다. 더욱 본질적인 문제는 지금 우리가 이 시기에 일어나는 일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청소년기 다음에 이어지는20여 년의 기간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정확하게 합의된 용어조차 없는 형편이다.
나는 이 시기를 "쿼터라이프Quarterlife"라고 부른다.

쿼터라이프는 단순한 여정이 아니다. 이 시기에는경험을 쌓아야 한다. 새롭고 혼란스러운 체험이 필요하다. 복잡한 관계와 실패, 위험, 갈망, 모험을 직접 겪어보지 않고 완전한 심리적 발달을 이뤄내기란 불가능하다. 현실 세계에서는 지저분하고 혼란스러운 것을 어떻게든 없애버리려고 애쓰지만, 쿼터라이프의 심리적 발달은 계획대로 깔끔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험은 자기만의 삶을 향한 탐색의 기반이다. 삶이란 원래 전적으로 고유한 것이기에 미리 작성된 지도나 말끔하게 닦인 길이 존재할 수 없다.

쿼터라이프라는 시기를 이해하는 첫 발걸음은 두 종류의 쿼터라이퍼와 각각의 목표, 그리고 내가 ‘성장의 네 기둥’이라 정의하는 발달 작업을 알아보는 것이다. 일단 그레이스와 대니의 이야기로 의미형 쿼터라이퍼와 안정을 향한 그들의 여정을 소개한 후, 미라와 코너의 이야기를 통해 안정형 쿼터라이퍼와 의미를 향한 그들의 여정을 소개할 계획이다. 의미를 먼저 구하는 사람이든 안정을 먼저 구하는 사람이든, 궁극적인 목표는 같다. 둘 다 거머쥐는 것, 즉 자기 삶에서 온전함과 평온을 경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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