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간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 순간 머릿속 저 아주 깊은곳에서 뭔가가 딱 잡히는 듯한 감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곳은 손이 전혀 닿지 않을 만큼 깊었다.
"…………볼 수는 있는데 들어갈 수가 없어요."
"저세상은 죽은 자가 가는 곳이라고 해."
소타 씨는 그렇게 말하고 창밖을 봤다. 나도 그의 눈길을 좋았다. 새카만 바다 바로 앞에 별을 가득 뿌린 듯한 밤의 거리가 펼쳐져 있다. 한층 밝은 공장지대가 있고 빛의 탑 같은 빌딩가가 있고 서로 기대어 있는 듯한 주택가가 있다. 손을 뻗으면 저마다의 빛의 입자를 손에 담을 수 있을 듯 아주 가깝게 보였다.
"현세를 사는 우리는 들어갈 수 없는 곳, 가면 안 되는 곳이야.
그러니까 안가길 잘했어. 당연히 들어가서는 안 되지."
소타 씨는 어쩐지 조금 서글프게 들리는 목소리로 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살아야 하니까………."
거대한 금속이 삐걱대는 소리를 내며 관람차는 천천히 회전했고 야경은 아래로 조금씩 내려가 가까이 다가온 검은 나무들 뒤로 숨더니 나뭇잎 틈으로만 이따금 반짝였다. 그 빛의 마지막 입자가 사라질 때까지 우리는 가만히 창밖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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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데 나 혼자 있네. 외톨이처럼 우두커니 서 있어. 또 이렇게. 나는 생각한다. 누군가의 실수로 당연히 끝났어야 할 악몽을 여전히 꾸고 있는 듯한, 하릴없는 불안과 공포가 끓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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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우리 국민들로 이루어져 있듯이 이 세상은 서로 다른 여러 사연으로 이루어진 것 같아.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더 살맛나는 것일지도 모르고. 왜냐하면 누군가의 아픔이 있기에 기쁨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행복을 알기에 슬픔을 극복해나갈 지혜를 배울 수 있잖아. 만약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있다면 외로움을 모르니 눈물이 없지 않았을까? 그리고 친구도 몰라서 웃음도 몰랐을 거야. 그러니까 이 삶은 함께 있기에 두 손 맞잡고 나아가는 거야."
지금껏 들었던 친구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말이었다. 이 말을 떠올리며 나는 가슴을 치고 통곡한다. 어쩌면 그 친구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통해 자신의 불행을 알았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불행을 극복해 나갈 지혜로 친구를 선택했는데, 우리는 침묵한 것이 아닐까. 또한 친구는 정작 자신은 꿈이 없지만 삶의 원동력은 꿈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 점을 나도 깊게 공감했다.

바람에 흔들려도
꺾이지 않은 그대

내려앉지 못해 흩날리는
모든 것들에 대해
방황하는 그대일지라도

떨어지는 낙엽에
슬피 우는 저 새들보다
오늘의 태양을
밝히는 그대가 있어 참 좋다

삼천리 인생길
주마등 같이 스쳐 지나갈
그대와 나의 이야기

순간 속에 영원을 담고
끝내 피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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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사무치게 보고 싶지만 가슴으로만 삼켜야 하는 아련한 추억들보다 소중한 삶과 생명을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는 것이 가장 싫다며 봄과 가을이 좋다던 그녀의 말을 기억한다. 하늘나라는 언제나 따스한 봄날이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자살 예방책은 주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이다. 자살자는 대부분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고 대화하지 않으며 외로움을 겪는 듯하다. 따라서 주변 사람이 우울증의 증상이 있거나 어떤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자살을 한번이라도 생각했거나 자살 사별자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 문장을 되새기며 오늘과 다를 내일의 행복을 기대하며 용기 있게 살기를 바란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며, 지금 주변에는 나를 도와줄 수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기억하면서…….

우리는 혼자서는 살 수 없다. 함께 부딪치고 사랑하며 좋든 싫든 많은 관심 속에서 살아간다. 항상 남을 관심 있게 보고 있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가족만큼은 늘 관심 있게 지켜볼 수 있지 않을까? 다만 익숙함이라는 것에 그리고 개인주의적인 사회 풍토에 젖어들어 그조차 힘들 수 있지만, 최소한 가족의 변화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서로를 지키는 가족들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모르는 사람들에겐 우울증에 시달리던 학생의 자살은 좋은 가십거리였다. 사람들 입에서 입을 통해 살까지 붙어 아주 그럴 듯한 이야기로 재탄생되어 나돌았다. 이 소설 같은 이야기는 내귀에도 들려왔다.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이 사람들에게 한낱 이야깃거리로 전락한 것이 너무 슬펐다. 마지막 손을 잡아주지 못해 친구를 외롭게 떠나게 했다는 죄책감을 견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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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충고한 믿음을 기반으로 해야한다. 서로 믿지 못한다면 그 어떤 충고를 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 그다음 반드시 넘치도록 정성을 담아서 말해야 한다. 그래야 나의 진실한 마음이 상대에게 전해질 수 있다. 하지만 말은 최대한 아껴야 한다. 말로 전달할 수 있는 마음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진심은 말이 아닌 마음으로 전달된다.

털은 가죽이 없으면 자랄 수가 없다. 이미 가죽을 벗겨버렸다면 더 이상 털은 자랄 수 없고, 그곳에 털을 심을 수는 더더욱 없다. 이 말은 근본이 없으면 그 어떤 일도 도모하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또 인간관계도 이미 한 번 틀어졌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그 관계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공부도일도, 관계도 모두 기초가 튼튼해야 발전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겉보기에 강해 보인다고 진정으로 강한 것이 아니다. 부드럽고 약하게 보이는 것 속에 진정한 강함이 들어 있다. 거대한 나무는 폭풍에 꺾이지만 부드러운 갈대 나무는 흔들릴 뿐 꺾이지 않는다. 또한 생명이 없는 것은 딱딱하지만 생명이 있는 것은 부드럽다. 가장 부드러운 것이 가장 생명력이 왕성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진정 강한 사람은 외유내강의 모습을 지닌다. 스스로 낮은 곳에 처하는 겸손한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다.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사람됨의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는것이다. 세상에 해를 끼치는 능력자가 아니라, 세상에 유익이 되는 더 큰 인물이 되려면 더욱 그렇다. "먼저 사람이 되어라." 오히려 높은 학식과 지위의 사람에게 필요한 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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